해피 붓다
이응준 지음 / 은행나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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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나는 대학가 곱창집에 있었고 선배는 나에게 사상을 이야기 했었던가.

그때 나는 곱창전골이란 음식이 처음이었고 애국, 통일, 자주 이런 단어가 학교, 학과와 결합되어 불려지는 걸 신기해하는 순진한 아이에 불과했다. 시간날때마다 단대 앞 잔디밭에서 기타를 두드리며 민중가요를 부르던 그 사람들은 지금은 어디에서 무얼 하고 있을까.

 

해피붓다를 읽으면서 내 머릿속에는 '목로주점'을 멋들어지게 불러제끼던 연극부 친구가 떠올랐다. 나에겐 한발짝 떨어진 동경의 대상이었던 그 아이의 당당함.

 

엣쎄이소설 이라는 별칭이 붙어있는 걸보면 이 책의 내용은 작가의 현실이며 망상일까?

 

 

"세상과 인간은 지옥같은 여름이고

혁명은 상하기 쉬운 생선이니까 "- p24

 

[몽유병의 여인]주점에서 오지않는 '정한심'양을 기다리는 작가의 모습은 "고도를 기다리며"를 연상케 한다.

이 사회를 지키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불의와 모순을 혁명하는 슈퍼맨을 기다리다 지친 그는 돈키호테처럼 사회라는 풍차괴물을 향해 스스로 불길이 되어 달려가고 싶은 것인지도 모른다. 

자유를 사랑하던 밴드동아리 선배의 반지처럼 세상에는 드럼스틱에 맞아 찌그러져도 반짝이는 무엇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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