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끝의 검은덩이
이주숙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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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여자들의 이야기다. 아니면 사회나 인간에 대한 이야기 일수도 있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선한 존재일까 악한 존재일까 하는 의문은 누구나 가져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작가는 첫머리에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우주의 신비한 힘에 의해 태어난다”라고 썼다. 그런데도 거짓되고 악한 본능이 발현되었다면 사람은 원래 악한 존재라서 일까?
소설은 어딘지 모르게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여교사 김영신으로부터 시작된다. 이야기를 따라가며 우리는 명석했으나 가난에 시달리다가 잘못된 길에 빠져버린 여자아이를 보게 된다. 그 아이의 절망과 욕망을 공감해 버렸기에 안타깝게도 우린 여자아이를 크게 비난하진 못하게 된다.
그런데 이야기는 갑자기 다른 여자 이선희에게로 흐른다. 그리고 또 다른 여자 이창순.
이야기는 이제 개인의 욕망에서 야합으로 흘러간다. 각자가 자신의 욕망을 위해 악행의 굴레에 묶여버리는 것이다.
10년의 기다림 끝에 드디어 굴레를 벗어났다고 생각했지만 최영이라는 아이가 나타나면서 또 다른 시작을 예고한다. 이 최영이라는 아이가 나오는 이야기가 바로 작가의 전작에 나오는 ‘바이올린 켜는 소녀’가 아닐까 생각된다. 거기에선 어떤 이야기들이 또 펼쳐지게 될까?
사람은 누구나 욕망을 가지고 있다. 바로 그 욕망에서 악이 탄생하는 것이다. 욕망만을 쫓다보면 악의 수렁에 깊이 빠져도 인식하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그 자신이 바로 악이 되어 간다는 사실도.
이 소설은 얼핏보면 운명론을 말하고 있는 것 같지만 귀 기울이면 약한 외침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은 나의 선택에 달린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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