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심의 재발견 - 1년 내내 계획만 세우는 당신을 위한 심리학 강의
피어스 스틸 지음, 구계원 옮김 / 민음사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어떤 책인지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1년 내내 계획만 세우는 당신을 위한 심리학 강의’라는 부제보다는 저자가 먼저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자신이 늑장을 많이 부렸고 그것 때문에 ‘늑장심리학’을 연구했으며 이제 세계적인 권위자가 되었다는 저자 피어스 스틸.

의 약력을 보면서 배알이 살살 꼬였던 기억이 난다.

처음엔 ‘늑장의 세계적인 권위자?’라는 표현이 앞뒤가 맞지 않는 말 같아서 반감이 들었고 그 다음에는 저자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가 더욱 궁금해졌다.

‘늑장’ 앞에서만큼은 손꼽히는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 그가 뭘 했을까를 기대하며 나는 책을 펼치게 되었다.

 

전두엽 피질과 변연계의 싸움

뇌 과학에서 밝혀놓은 늑장의 핵심은 ‘싸움’이다.

다시 말해 전두엽과 변연계의 싸움!

진화의 단계를 거치면서 먼저 발달하기 시작한 변연계는 ‘지금 이 순간’과 같은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 힘을 쓴다.

그리고 조금 늦게 진화한 전두엽 피질은 미래의 목표를 추구하는 등 전체를 총괄하는 사고나 추상적인 개념에 대해 가장 큰 힘을 발휘한다. 이 두 싸움은 낯설지 않다.

플라톤이 제시한 인간의 본성 내면의 두 가지의 갈등,

혹은 프로이트가 말한 욕망과 충동과도 상통하고,

문자 알림음을 들으면 일을 하다가도 달려와 폰을 만지작거리는 우리의 일상과 맞닿아 있다.

이 모든 것이 늑장을 만들어내는 원리(!)인 것이다.

 

인류의 오래된 습관, 늑장

농업이 시작되면서 늑장은 시작되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목이 마르면 물을 마시고 배가 고플 때 음식을 먹던 시기를 지나고 미래를 위한 준비와 계획을 세우기 시작하면서 기다림이 필요해졌다.

봄에 씨를 뿌리고 가을에 수확하는 것은 인류 최초의 인위적인 마감 기한(p.83)이라고 볼 수 있다.

사람들은 공공연하게 정해진 특정한 기한-수확시기까지 참거나 기다려야 했고

틈을 노리듯이 새로운 ‘하고 싶은 것들’이 우후죽순격으로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길고 긴 마감기한은 아주 잠깐씩 잊혀지기 시작했고 새로운 욕망은 사람들을 향해 유혹의 노래를 불렀다.

제때에 적절하게 해야하는 작은 농사일로부터 귀를 닫고 눈을 감기 시작한 사람들의 버릇은 늑장의 기원이 되었다.

이후로 전쟁과 정치, 종교 할 것 없이 늑장이 확장되기 시작했고

산업 혁명과 함께 늑장 역시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하면서 혁명을 겪기 시작했다.

과거와 현재할 것 없이, 사람들은 누구나 ‘현재’와 ‘미래’ 사이에서 여유를 부리는 늑장아닌 늑장을 즐기기 시작했던 것이다.

 

늑장이라는 유혹의 이면

그렇다면 늑장은 즐겁기만 한가. 늑장을 불러 일으키는 유혹은 거의 매력적인 것들이다.

재미있거나 흥미롭거나 힘들지 않은 일들이 그것에 해당할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그 ‘찰나의 유혹’은 유익했는가를 돌아보면 어떨까.

약간의 치통이 시작되었지만 치과에 들르는 것을 미루다가 결국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아플 때 치과에 가서 큰 돈을 날린 기억은 없는가.

시험공부를 하겠다고 책상에 앉자마자 지저분한 책상이 신경이 쓰여 청소부터 하는 늑장을 피워본 적은 없는가.

카드 결재일이 며칠 후인 것을 알면서도 은행잔고 확인을 미루는 통에 본의 아니게 신용불량에 한걸음 다가서고 있지는 않은가.

우리가 떠올릴 수 있는 이런 일들 말고도 늑장의 예는 많을 것이다.

저자는 여러 가지 자신의 연구 결과 수치를 보여준다.

그 중에서 가장 재미있던 결과는 -이익에 있어서만큼은 누구보다 계산이 빠른- 경영 대학원생들이 만들어줬다.

최대 300달러의 상금을 걸고 게임을 실시한 후, 우승자에게 선택의 기회를 준다.

지금 당장 수표로 받을지 2주 후에 조금 더 큰돈으로 받을지.

(물론 수표의 거래 방식이 우리나라와는 조금 달라서, 다른 기관에 가서 현금으로 바꾸어야 쓸 수 있다.)

대부분의 연구 대상자들은 '2주 후의 큰 돈' 대신 '지금 당장의 수표'를 선택했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들은 대부분 평균 4주가 지난 후에야 그 수표를 현금으로 바꿔서 썼다고 한다.

늑장의 힘이다. 참고 기다리면 2주 후면 더 큰 돈을 받을 수 있는데

지금 당장 쓸 수 있는 돈을 위해 선택을 하고는

4주 동안 그 수표도 조금 더 큰돈의 기회도 썩히는 셈이다.

 

늑장부리는 사람들의 세 가지 유형

책 속에는 p.36~37에 걸쳐 스물 네 가지의 테스트 항목이 있다.

그 결과에 따라 우리는 어떤 스타일의 늑장에 소질이 있는지 판단해 볼 수 있다.

일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서 늑장을 부리는지, 일에서 가치를 발견하지 못하는 건지,

기한 직전까지 동기를 부여하지 못해서 본의 아니게 늑장꾸러기 소리를 듣는지 자신을 돌아볼 수 있다.

그리고 7~9장에 걸쳐 각각의 요소에 맞게 늑장을 뜯어고치는 방법들을 제시하여 준다.

테스트 항목을 보면서 속는 셈치고 계산을 했고 그 뒤의 길잡이를 보면서 나는 얼마나 감탄을 했는지.

친절한 저자 덕분에 나는 각 장에서 제시한 항목에 따라 내게 필요한 장치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나는 다만 느릴 뿐이다’고?

이미 미루기에 중독되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위한 실천 과제: 만성적으로 늑장을 부리며 매 순간마다 변명거리를 찾아내 스스로를 속이며 계속 일을 미루고 있다면, 이것이 바로 여러분이 찾고 있던 방법일지도 모른다. 늑장은 이미 여러분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으므로 이를 몰아내려면 늑장에 중독되었다는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p.184)

늑장의 원리야 과학적인 근거와 연구 결과를 보여주지 않더라도 우리는 ‘늑장의 치명적 매력’을 체험하고 있다.

때문에 1부에 드러난 빼곡한 연구 결과들은 저자가 ‘늑장의 권위자’가 될만 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책의 가치는 2부(7~9장)에서 빛이 난다.

하지만 자기계발서를 자주 읽어본 사람이라면 책속에 실린 ‘늑장을 이기는 기술’들은

여느 자기 계발서에서 한두번 쯤은 마주친 적 있다고 할지 모른다.

우리의 반응을 미리 예측했는지 저자는 말한다, 늑장은 다양한 분야에 걸쳐 보편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발 더 나아가 ‘여기서 설명한 방법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늑장 방정식‘도 별 볼 일 없는 책일 뿐이다(p.253)’라고 능숙하게 지도편달(!)하기도 한다. 책을 처음에서부터 차근히 읽은 나는 배짱두둑한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뒤이어 등장하는 에디와 밸러리의 일상이나 톰의 직장 성공기를 보면서

살짝 낯간지러워 하면서도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결과군!’하는 생각을 하고 말았다면

나는 저자에게 매료된 것이 확실하겠지?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은 한 마디로 ‘늑장방정식’이다.

(책의 원제가 The Procrastination Equation, 늑장방정식이다.)

기대치와 가치가 커질수록 충동성과 지연이 적어질수록 의욕이 발휘되고

이것은 늑장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준다.

이 흔한 원리를 효율적으로 실행할 수 있다면 당신은 이책이 필요하지 않겠지.

하지만 실행할 자신이 없다면 이 책을 권한다.

어떨 때 어떤 방식으로 늑장을 제어할지 당신의 눈을 뜨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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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중독 - 나는 왜 아무리 먹어도 배고픈가
케이 쉐퍼드 지음, 김지선 옮김 / 사이몬북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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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르네고시니의 <꼬마 니꼴라>라는 책을 아는가. ‘니꼴라’라는 소년이 바라보는 일상의 이야기 등이 실린 책인데 천연덕스러운 아이의 일이 어른들의 심사를 뒤틀리게 만드는 웃지 못할 일들로 변하곤 한다. (삽화가 장 자끄 상뻬의 그림과 함께 출간되어 여러 나라에서 유명한 책이다.) 난 초등학교 시절에 그 책들을(시리즈로 나와 있다) 무척 즐겨 읽었는데 이상하게 니꼴라하면 니꼴라와 그 친구들이 떠오르고 그 중에서도 먹보 알세스트는 ‘크로와상’을 들고 있거나 먹고 있는 모습으로 연상된다. 크로와상이 어떤 빵인지도 알지 못하던 나에게 책속에서 알세스트가 탐닉하던 그 빵은 일종의 경외감 같은 것이 일었다, ‘얼마나 맛있는 빵이기에 알세스트가 거의 항상 그 빵을 즐길까’ 하고.

도서 『음식중독』을 읽고 보니 알세스트가 다시 떠올랐다. 어쩌면 그 아이 ‘음식중독’의 상태가 아니었을까, 잼 바른 빵을 떨어뜨리게 만든 선생님에게 공격적인 말을 내뱉었던, 그래서 정학의 위기에까지 몰렸던 그 아이. 어쩌면 케이 쉐퍼드가 말한 어린 나이에서부터 탄수화물에 중독된 대표적인 사례라는 생각이 든다.

 

무엇이 음식중독인가?

음식중독자라는 제목은 자못 자극적이기까지 하다. ‘나는 음식중독자인가’에 관한 20가지의 자가 진단 체크리스트(p.014~015)에 실려 있고, ‘음식중독 진단기준’이라고 <국제 음식섭취장애 전문지>에서 사용된 음식섭취 장애에 대한 진단 기준(p.237~238)이 제시되어 있기도 하지만 난 해당사항이 적었다. 그래서 더욱 제목이 자극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음식물 중독으로 인해 치료받을 사람이 어떠한 증상을 보일지를 상상하며 읽다보니 저자의 절실한 외침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음식중독자들은 의지가 약하거나 부도덕한 사람들이 아니고, 버릇이 나쁘게 들었거나 행동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도 아니다. 신진대사나 생화학적 균형에 문제가 있어서 특정한 중독증상에 취약한 사람일 뿐이다. 음식중독자들은 음식에 집착하며, 체중과 외모에 대한 생각에 몰두하고, 가면 갈수록 자신이 먹는 음식의 양을 통제하지 못하게 된다.(p.024)

다른 음식과 달리 ‘중독’을 부르는 음식은 따로 있었다. 다름 아닌 ‘정제된 탄수화물’!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일회용 커피가 너무 좋아서 골다공증에 치명적이라고 아무리 경고를 했어도 끊지 못하시는 엄마’나 ‘라면이나 과자에 탐닉하다시피 했던 나의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음식중독자의 경우가 어떠할지 유추해 볼 수 있다. 특히 몇 년 전까지도 나는 과자를 먹을 때엔 음식중독 초기의 증상처럼, 몰래 먹기도 하고 남들이 그만 먹을 때도 계속 먹을 때도 있었다. 중기의 증상 중의 하나인 ‘변명거리가 많아진다’처럼 아주 별거 아닌 사건들을 들추어 가면서 과식의 이유로 삼기도 했다. 가령 내가 이렇게 저렇게 ‘힘들었기 때문에’ 과자라도 먹는 거라고, 아니면 ‘일종의 선물’이라고. 그때의 상태는 어땠냐고? 그때의 나는 고된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할인을 위해 묶음으로 판매되는 과자를 일주일치의 양이라고 샀다. 그리고 앉은 자리에서 -많게는 서너봉지까지- 다 먹어버리고 말았다. 이상하게 멈출 수 없었다.

 

왜 ‘중독’인가?

저자는 왜 굳이 ‘중독’이라는 치명적인 표현을 써가면서 책을 써야 했을까. 책 속의 내용을 있는 그대로 인용해본다.

음식중독자들의 경우, 음식 섭취가 늘수록 폭식에 대한 내성이 높아진다. 신체는 정제 탄수화물에 의존하고, 점점 더 많은 양을 필요로 하게 된다. 시간이 갈수록 같은 효과를 내는 데 더 많은 양이 필요해진다. (p.032)

이 부분을 읽을 때엔 영화 ‘길버트 그레이프’에 나오던 주인공의 엄마를 떠올려야 했다. 그 정도로 비대하고 먹성좋은 사람들이 음식중독자가 아닐까 생각했다. 폭식이 선택이 아니라 필요가 되는 상태, 저자가 목소리를 높여 경고하고 싶은 음식중독자의 진짜 모습이 아닐까. 음식을 손에서 놓고 싶지만 놓을 수 없고 주변에서 말리면 화가 나는 사람들, 모든 일에 무관심해져서 공황상태를 겪거나 주변 사람과도 정상적으로 소통하지 못하는 사람들. 저자가 기어코 책을 쓰도록 만든 사람들은 바로 그런, 진짜 중독자가 아닐까 싶다.

 

얼마나 위험한가?

“헤로인이 화학물질인건 다 아시죠? 양귀비에서 즙을 내어 그 즙을 정제해 아편을 만들고, 그것을 다시 정제해 모르핀을 만들고, 마지막이 헤로인이죠. 오해하시는 분이 있는데, 설탕 또한 그저 화학물질일 뿐입니다. 사탕수수나 사탕무우로 낸 즙을 정제해 당밀을 만들고, 그것을 다시 정제해 흑설탕을 만들고 나서 마지막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바로 그 기묘한 백색 결정이죠.”(p.087~088)

요즘에 한창 영양학적으로 접근하는 책이나 정보를 많이 읽고 모으고 있는데 하나같이 ‘오백(五白)’식품을 멀리하라고 조언한다. 오백식품이란 다섯가지 백색 음식인데 흰쌀, 흰밀가루, 흰설탕, 정제한 흰소금, 흰조미료를 의미한다. 모두 정제과정을 많이 거쳐 영양학적가치가 떨어진다. 아니나 다를까, 이 책 속에도 화학물질에 가까운 ‘기묘한 백색결정’으로 설탕을 비유했다. 꼭 멀리해야만 할 것 같은 비유다.

정제 탄수화물은 “도파민과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의 전달 증가를 촉진한다. 신경 접합부에 이런 신경 전달 물질들이 풍부하면 희열감이 촉발되고, 그것은 더 많은 정제 탄수화물에 대한 욕망이 강해지도록 자극한다.”

“사람이 설탕과 밀가루를 비롯한 정제 탄수화물에 중독증세를 보이는 것은 가능한 일인데, 정제 탄수화물은 혈관과 시상하부에서 알코올과 같은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p.088)

 

어떻게 해야 하나?

음식중독자가 음식중독이라는 병에 대해 올바른 정보를 제공받을 때, 희망이 태어난다. 음식중독이 우리의 의지력 부족 때문에 생기는 것도 아니고 정신적 문제 때문에 생기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나면 위안이 된다. 그것은 오히려 다른 병을 유발하는 근원과도 같은 질병이다. 그 병이 정신적이고 정서적이고 행동적인 문제들을 낳는 것이지 마음 때문에 그 병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중독이 이 여적인 병을 낳는 것이지, 병의 원인이 영적인 것이 아니다. (p.204)

저자는 한결같이 주장한다. 첫째, 모든 형태의 당을 절대적으로 피한다. 둘째, 녹말을 비롯해 정제 공정을 거친 모든 곡물의 가루를 멀리한다. 셋째, 식품에 들어 있는 가루-밀과 녹말을 조심한다. 넷째, 알코올 음료는 당분이 높고 곡물이 들어 있을뿐더러 알코올 자체가 탄수화물을 고도 정제해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멀리해야 한다. 한 마디로 저자의 주장을 정리하자면 ‘정제되지 않은 음식을 먹어라‘일 것이다.

다이어트를 하겠다며 억지스러운 식단을 아주 잠시 시행하지 말고, 근본이 되는 식습관을 바꾸라고 조언하는 것이다. 저자는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우물을 청소하는 것과 비교했다. 매일 우물에서 낙엽과 나뭇가지를 부지런히 치우고 청소를 하면서 주변을 정리하면서 아주 가끔씩 청소를 마치고 생선뼈를 버린다면 우물이 깨끗해지겠냐고. 어떤 특별한 원칙을 습관으로 하나 더 만드는 것 보다 잘못된 습관 하나를 없애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고 곧 ‘정제된 탄수화물’을 식단에서 빼는 것을 의미한다. 무작정 이유없이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면 설득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설명과 비유, 그리고 극한의 인용구들이 많이 실어 놓았다. (책 속의 “”에 실린 특정학자의 주장들을 보면 경고에 가까운 어조이다.)

저자의 경험에 따르면, 훌륭한 식습관을 꾸준히 유지하는 좋은 습관을 들인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라며 초콜렛 혹은 빵 한조각을 먹는 순간, 당신은 다시 ‘중독자’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탄수화물은 병이고, 그것은 중독이기 때문에.

어쩌면 5월부터 과자를 끊기로 한(!) 나의 결심과 일맥상통하는 주장이다.

당신의 과자 사랑이, 빵 사랑이 조금 끈질기지만 애교로 볼 수 있는 정도라고 가벼이 넘기지 말자. 중독을 부르는 위험한 물질이 무엇인지 그것이 당신을 어떻게 적응시킬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엄연히 다르니까.

그대, 중독 초기는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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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헐적 단식, 몸찬패스트처럼
조경국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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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내 남자친구는 근력 운동엔 도가 텄다.

헬스장에 가면 트레이너 대신 내 자세며 운동 프로그램을 짜주곤 한다.

그럼 몸짱이냐고? 아니, 뱃살을 걱정하는 보통의 성인 남성이다.

체지방량을 측정해주는 기계를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그가 나보다 더 ‘체지방’에 예민한 것을 난 안다.

운동에 대해서나 칼로리에 대해서는 남부러울 것 없는 지식을 가진 그가 왜 체지방량 때문에 전전긍긍하는지 사실 나도 의문이다.

아마도 <간헐적 단식, 몸찬 패스트처럼>의 저자 조경국 씨는 그 이유를 알지도 모른다.

저자가 얘기하는 ‘다이어트 이력’들을 보니 누군가와 쏙 닮은 느낌이 들 정도니까.

 

 

저자는 호주에서 엔지니어로 긴 시간을 일했다.

활동량이 적은데다 나잇살 때문에 몸이 흐트러지는 것을 발견한 그는 몸관리를 위해, 유행하는 온갖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섭렵했다. 그리고 깨닫는다.

프로그래밍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환경과 상황에 맞춰 활용할 수 있는 여러 패턴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여러 가지 방법의 다이어트를 시행한 결과, 마침내 몸이 꽉찬 단식=몸찬 단식=몸찬 패스트(fast)을 발견해 냈다.

성향은 버리지 못해서 일까, 책 속에는 다양한 방법들을 비교 분석하면서 시행착오를 겪어왔던 과정이 과학적이고 분석적으로 서술되어 있다.

예를 들면, 간헐적 단식법, 격일제 절식법/격일제 변형 단식법, 잇 스톱 잇(Eat Stop Eat), 워리어 다이어트(Warrior Diet), 린-게인즈(Leangains) 등등의 방법을 겪으면서 느꼈던 단점과 장점을 적어놓았고 이렇게 다양한 방법들의 장점을 두루 겪었음에도 새로운 방법을 도입할 수 있었던 이론적 근거들을 또한 제시해 놓았다.

 

짧은 시간 동안 단식을 한다는 기본 원칙은 지키되, 편안하고 융통성 있게 생활화하고 건강한 식습관과 효율적인 운동법을 병행하도록 함으로써 체중 관리와 동시에 건강 증진 효과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그리고 주간 몸찬패스트와 일간 몸찬패스트, 두 가지 방식을 설계했는데, 개인의 필요에 따라 적절한 방식을 선택하고 응용할 수 있도록 하는 편이 보다 지속가능한 방법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p.35)

 

사실 나는 남자친구보다 다이어트에 대한 상식이나 칼로리에 대한 상식이 부족하다.

아니, 건강과 관련된 기초 상식은 중고등학교 체육과목의 필기시험을 위해 달달 외웠던 젖당과 포도당의 생성 과정과 고등학교 생물시간에 배운 신체의 기능들이 전부다.

이런 내가 남자친구에게 ‘이렇게 이렇게 하면 살이 빠지지 않아?’라고 하는 건 이제 막 세발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꼬마가 두발 자전거를 타려는 형에게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치는 격 아닌가.

하지만 책 속을 보라. 지방질이 많은 음식을 섭취할 때만 체지방이 생기는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하지만 지방뿐만 아니라 탄수화물 역시 신체가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기 때문에 많이 섭취하는 경우 체내에 지방으로 저장될 수 있다. 특히 현대사회에서는 탄수화물의 과다 섭취로 인해 체지방이 축적되는 경우가 많다.(p.45~46)

그런데 적은 양의 음식을 여러 번 나누어 먹으면 혈당치는 일정하게 유지할 수는 있지만 건강 증진 효과를 극대화할 만큼 낮추기는 어렵다. 혈당이 지속적으로 공급되어 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체지방의 분해와 연소가 활발히 일어나지 않고, 인슐린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므로 지방 분해 촉진 호르몬의 분비도 별로 증가하지 않기 때문이다.(p.47)

이렇게 확실한 근거들을 보여준다.

(더욱이 249페이지부터 263페이지까지 책의 가장 마지막에는 참고문헌의 출처를 밝혀놓았다. 확실한 것을 좋아하는 내 남자친구는, 그 중의 하나라도 직접 찾아보았을지 모를 일.^^;;)

무턱대고 ‘몸찬패스트 어떻게 하지?’하고 3장부터 펼친 사람들보다 더 완벽하게 이 책의 진가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몸찬패스트의 필요를 그리고 그 원리를, 이 방법이 한국인의 몸에 맞게 어떻게 개발되었는지를 머리에서부터 체험할 수 있는 것이다.

 

지방 분해를 촉진하는 호르몬에는 글루카곤, 성장호르몬, 아드레날린, 노르아드레날린, 테스토스테론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일단 이런 호르몬의 작용으로 인해 지방 분해 효소가 활성화되면 지방세포에 저장된 중성지방이 지방산과 글리세롤로 분해된다. 이렇게 분해된 지방산은 혈류를 통해서 근육세포와 같이 당장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다른 세포들에 도달하게 된다. 그리고 이렇게 세포에 유입된 지방산이 세포 내 에너지 생성 기관인 미토콘드리아에서 연소되면 마침내 체지방이 사라지게 된다. (p.49)

 

몸찬 패스트는 각 개인의 융통성을 허락한다.

융통성 있게 단식하는 예도 제시하여서 ‘다이어트’가 갖는 특유의 갑갑함도 내려놓았다.

주1회 18시간 단식도 되고 주1회 20시간 단식도 가능하다.

혹은 16~18시간 단식을 1주일에 5,6회도 가능하다. 그 이상의 여러 가지가 모두 가능하다.

다만 이 책에서 제시하는 기본 원칙을 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우리가 알아야 할 몸찬패스트의 기초 원리를 거스르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하는 것이 효과를 볼 수 있다.

운동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은, 책을 통해 ‘성장호르몬’의 역할을 알아챈 독자라면 당연한 것이라고 수긍할 것이다.

 

 

그에게 책을 내밀었다, 선물인양.

요즘에 ‘간헐적 단식’이 유행이라는 것 같던데, 읽어나 보라며 슬쩍 내밀고 왔다.

물론 포스트잇으로 중요 페이지라 생각되는 곳을 열군데 남짓 표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평소엔 책을 잘 읽지 않던 그를 위해 완벽한 선물이 될 수 있게.

어느 날 그가 말했다. “나도 할래, 간헐적 단식.” 어려운 것이 아니라서 가능할 것 같단다.

주간 몸찬패스트로 가볍게 시작하면 되겠노라고,

자신이 가진 패턴이랑 가장 비슷하니까 몇 시간만 더 늘리면 될 것 같다며 기뻐하고 있었다.

 

나의 백마디 말은 간섭이자 잔소리처럼 들렸겠지만, 조경국씨의 몇 마디 말은 응원이 되었겠지.

난 그냥 웃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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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에 좋은 야채와 과일즙
노먼 워커 지음, 김태수 옮김 / 새로운사람들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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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정말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된 책.

채소즙이나 과일즙을 생활화하시던 어떤 분의 추천 도서 리스트에서 발견한 책인데 많은 책들 중에서 이 책을 최초로 발견하게 된 것도 행운이라 생각한다.

 

처음으로 ‘생즙’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섬유질의 역할 또한 알았다. (영양은 없되 내장 기관의 빗자루로서의 효용성)

화장품 이름에서나 본 적이 있었던 엔자임-효소가 사실은 ‘우리들에게 영양을 주고 살아가게 하는 물질(p.25)'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음식물을 소화시켜서 결과적으로 피에 흡수되도록 하는 물질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적당한 건강의 균형을 얻고 유지하려면 우리들이 먹는 대부분의 음식은 살아 있는, 생명력이 있는 유기적인 원소들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원소들은 신선한 생야채, 과일, 견과류와 씨앗에 있다. (p.28~29)

 

다수의 페이지가 각종 채소즙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페이지 구분 없이 특정 채소에 등장하는 개념이 있으면 그 페이지에서 모두 설명해 놓고 혹여 뒤에서 비슷한 기능을 하는 채소가 등장하면 앞의 **채소를 보라며 한 줄만 적혀 있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투박하고 복잡한 구성이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보았을 때, 하나 하나의 즙에 대해 설명을 잘 해놓았기 때문에

치료의 목적으로 생즙을 택한 사람들에게는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 생각된다.

책갈피를 필요한 부분 혹은 중요한 부분에 끼워 넣어서 언제든 꺼내 볼 수 있게 하면 좋겠다.

 

신선한 야채즙과 과일즙의 원리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들은 이런 질문을 할 수가 있다.

야채나 과일을 그대로 통째로 먹지 않고 왜 즙으로 짜서 섬유질을 버리고 먹는가라고.

그에 대한 대답은 간단하다. 고체 상태의 식품이 인체의 세포나 조직에 영양을 공급하기까지는 소화를 시켜야 하는 등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고체 상태에 있는 섬유질은 영양상의 가치는 없으나 장이 운동을 하는 동안에 장을 청소하는 빗자루 역할을 한다. 그래서 생즙을 먹으면서도 따로 섬유질을 먹을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섬유질을 제거하고 생즙을 만들어 마시면 대단히 빨리 소화, 동화가 되는데 어떤 때에는 수분 내에 큰 노력 없이 소화기관에 동화되기도 한다.(p.31)

 

책의 중후반부 대부분을 어떤 조합의 생즙을 이용하라는 ‘안내 레시피’에 할애해놓았다.

전반부의 약 50페이지 가량에 걸쳐 생즙 자체애 대한 개념 안내 및 세부 원리 설명, 의미 설명을 실어 놓았는데 이론들이 간결하고 단정적이기까지 하다.

 

출간된지 꽤 된 책이라는 점이나 조금은 두서없고 ‘덜 체계적으로 보인다’는 것은 약간의 단점.

그러나 생즙(과일즙/채소즙) 생활화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추천 1순위로 뽑힐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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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이 된 그림 - 우리를 매혹시키는 관능과 환상의 이야기 ART & ESSAY 1
이연식 지음 / 은행나무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상한 것 이상이 되면 괴물이 된다. 상상을 벗어나 있기 때문에 강력하고 때로는 사람들의 두려움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형체도 정의도 개념도 아무 것도 종잡을 수가 없는 이 존재는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하다. 우리는 매일같이 놀라운 기록을 만들어내고 있는 ‘괴물 투수’를 보기도 하고, 강가에서 서식한다는 ‘괴물쥐’의 소문을 듣기도 하며, 하늘 사진 속에 희미하게 찍힌 미확인 물체로부터 ‘괴생명체’의 존재를 의심하기도 한다. 어떠한 것이 되건 의심이 되거나 상상할 수 없었던 것이 등장하면 ‘괴물’이라는 범주 안으로 집어 넣으면 된다.

괴물 (怪物) : 1)괴상하게 생긴 물체, 2)괴상한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무언가를 굉장히 잘 하는 사람, 혹은 그런 사람을 질투심에 의해 비하하는 말

 

 

상상력이 풍부한 죄로 나는 한동안 ‘괴물’이라는 단어가 버젓이 자리잡고 있는 책 『괴물이 된 그림』을 감히 펼치지도 못했다. 그림이 담긴 책을 좋아하고 그 시대의 사상이나 배경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그림의 해설 또한 좋아하지만, 강렬한 핑크빛 표지에 날카롭게 그려진 어떤 ‘괴물’의 낯선 형체에 겁을 집어 먹은 것이다. 그러나 막상 책을 펼치자 괴상한 그림보다 ‘이야기’가 먼저 보였다.

 

책은 총 여덟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매혹적인 괴물, 용과 기사, 악마의 형상, 떠오르는 형상, 나를 찾아온 죽음, 잃어버린 형상, 변신, 그리고 그림 밖으로 나오는 괴물 이렇게 테마를 꼽아가면서 우리가 괴물을 어떻게 창조했고 그려냈는지 그림과 함께 간단하고도 세련된 구성으로 담아냈다. (세련되었다고 말하는 것은 이 그림에서 다음 그림으로 넘어가는 방식이 하나의 흐름에 근거하여서 군더더기가 없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 2장 <용과 기사>는 동양과 서양의 생각을 비교하면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이끌어낸다. 우리에게 신령스러운 존재이자 신비한 힘의 상징이기도 한 용(龍), 사실 많은 그림에서 그려지는 용은 일관성이 없다. 어떤 곳에선 아홉 가지의 동물을 합쳐서 만들어 내기도 하고, 1000년 묵은 뱀이 변한 형상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동양에서-특히 우리 나라에서 상상할 수 있는 범주를 넘어서는 존재로서 용은 신비로운 ‘괴물’이다. 죽어서 나라를 지키는 ‘용’이 된 문무왕이나, 임금님의 얼굴을 뜻하는 ‘용안’ 속에 용은 살아 있다. 강력한 지배자로서, 신비롭고 때로는 의롭게 느껴지기까지 하는 용이 언제부터, 왜 ‘괴물’로 둔갑하여 많은 기사들의 창과 활에 공격을 당하게 되었을까. 공주를 구하러 오던 왕자들을 가로막던 용이 불을 내뿜게 되면서 부터였을까. ‘잠자는 숲 속의 공주’ 이야기의 유래가 될 법한 ‘바실레의 《펜타메론》속〈해,달,탈리아〉’의 용조차도 왕자를 공격하는 괴물로서의 이미지가 아니라 공주를 ‘지키는 존재’였을 뿐인데.

미술사에 등장하는 ‘용’은 사실 기독교 문화와 대립하는 토속 신앙의 의미였다고 한다. 토속신앙이 기독교에 의해 자연스럽게 물러나게 되면서 용은 이교도, 악덕, 이단의 오명을 덮어쓰게 되었고 이것은 그림 속에서 ‘자연의 힘, 질서 없던 세계의 혼돈, 내면의 폭력과 어둠’이기 때문에 용맹스러운 기사나 자애로운 천사에 의해 죽임을 당해야 했던 것이다. 문화적 다양성을 꺾어가면서 자신들의 신념을 널리 알려야 했던 종교계의 부득이한 선택도 이해가 되지만 괴물로 전락해 버린 용의 신세를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늘 즐겁게만 흥얼거렸던 ‘puff the magic dragon’이란 동요 속에서 문득 홀로 남겨진 퍼프가 보였다. 저자는 내 마음을 아는 듯 ‘용은 변하지 않았다, 인간이 변했을 뿐’이라 읊조린다. 사람들의 목적에 의해 괴물로 변해버린 용은 이제 사각 캔버스 속에서 ‘괴물이 된 그림‘으로 남게 되었다.

 

 

꼬마 아이였을 때 나는 사람들이 ‘도깨비’가 아닐까 생각한 적이 있다. 모두들 내 앞에서만 사람의 형상이었다가 내 눈을 벗어나면 소리만 남은 채 이상한 형상으로 바뀌곤 하는. 나이가 들어 내 꼬마 시절의 ‘도깨비설’의 근원을 추측해보니 그 뿌리에는 TV드라마 ‘전설의 고향’이 있었다. 어설픈 분장에 약간은 푸른 빛이 도는 조명, 그리고 ‘전해오는 이야기’라는 삼박자가 쿵짝을 맞추며, 무서운 귀신들과 낯선 이야기들을 보여줬고 그 존재들은 어린 아이의 머릿 속을 '두려움'으로 가득 채웠다. TV가 미처 담아내지 못한 더 ‘괴상한 일’이 있을 법도 하다는 그럴싸한 생각이, 방 밖으로 나가버린 사람들을 문틈 사이로 몰래 훔쳐보던 꼬마를 만들었다. 확인해볼 수 없던 존재들을 죄다 도깨비로 만들어 버린 것처럼, 괴물은 사람들의 머릿 속에서 등장했던 것이 아닐까. 아니, 필요에 의해 만들어졌던 것이 아닐까. 때로는 경험해 본 적 없는 기쁨을 의미하기 위해서(4장) 혹은 신화 속의 절대자의 힘을 보여주기 위해서(7장) 때론 사람들의 경각심을 일러주기 위해서(3장, 5장).

 

존재해서는 안될 것 같은 존재가 이야기 속에 살아 있고,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이 하나 둘 그림이란 형체로 살아나게 되면서 우리는 ‘괴물’을 더 완전히 인정하면서 살게 되어 버렸다. 그대가 괴물을 필요로 하면 괴물은 태어날 것이고 괴물을 원하지 않으면 괴물은 사라지고 만다. 모든 것은 그대 마음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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