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와 그 불만 - 前세계은행 부총재 스티글리츠의 세계화 비판
조지프 스티글리츠 지음, 송철복 옮김 / 세종연구원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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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스티글리츠는 현재 컬럼비아 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세계은행 부총재 겸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역임했으며 클린턴 대통령의 경제자문역을 맡기도 했다. 그런 주류 경제학자가 세계화에 대해 꺼내는 이야기는 무엇일까.

 

이 책은 IMF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담고 있다.

케인즈는 시장이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자본주의에는 언제든 불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유효수효를 인위적으로 창출하는 방식으로 이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공황과 2차대전을 경험한 미국과 유럽은 그의 지적을 받아들였고, 재정적으로 유효수효 창출에 어려움을 겪는 국가를 구제하기 위하여 IMF를 탄생시킨다. IMF의 빠른 조치를 통해 불황이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였다.

 

IMF는 시장이 불완전하다는 전제 하에 탄생하였다.

하지만 반 세기가 지난 지금, IMF는 언제나 시장주의만을 외친다. 우리 나라 역시 고금리와 정리해고, 민영화를 강요받았고, 우리 사회는 급격한 변화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과연 피할 수 없는 조치였을까.

 

저자는 IMF의 조치들은 시장이 스스로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것이라는 -말하자면 IMF 설립의 전제와 모순되는- 케케묵은 가설 하에 이루어진 것들이었다고 비판한다. IMF의 구조조정 정책은 많은 국가들에서 상황을 악화시킬 위험이 있는 것이었고, 그 위험은 수없이 현실화되었다. 러시아에서, 아프리카에서, 아시아에서, 그 실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상황을 개선시키는데) 약간의 고통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내가 판단하기로, IMF와 국제경제기구들에 의해 인도되는 가운데 세계화와 개발의 과정에서 개발도상국들 국민들이 겪은 고통의 정도는 필요 이상으로 엄청나게 컸다.'

 

저자는 여러 가지 근거를 들고 있다.

일단 IMF는 현지의 사정을 도외시한다. 급격한 고금리는 오히려 기업의 연쇄부도를 불러와 경제사정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고, 그 가운데 유효수효를 창출할 기회가 소멸된다.

 

사회보장제도가 갖춰지지 않은 곳에서 급격히 이루어진 구조조정은 사람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은 물론이고 사라진 일자리들은 곧바로 유효수효 소멸로 이어져 장기적 불황을 불러올 수도 있다. IMF는 언제나 긴축재정과 고금리(좋게 말하면 균형예산)을 강조하지만, 불황속으로 진입중인 경제가 균형예산을 유지해야 한다고 가르치는 경제학책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민영화의 성공에는 여러 가지 전제가 따르지만, IMF는 이를 무시한다.  경쟁이 없는 분야에서의 민영화는 곧바로 독점으로 이어질 뿐이며 더구나 민영화와 부패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IMF는 일단 사유화가 확립되면 다른 모든 것들은 저절로 해결되어 상황이 개선되기 마련이라고 믿지만, 그게 사실이라면 소유권이 가장 확실히 보호되는 미국에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반독점법을 시행하고 있을 이유가 없을 것이다.

 

IMF의 주요 관심사는 월 스트리트의 채권회수일 뿐, 채무국가의 재건이 아니라는 저자의 비판은 신랄하다. 일단 경제를 성장시키면 성장의 이득이 자연스럽게 가난한 사람들에게 흘러간다는 통화침투 경제학은 환상에 불과하다는 비판은 IMF를 성공적으로 졸업했다고 자부하는 우리 나라가 어째서 양극화에 허덕이며 사람들이 점점 경제가 어렵다고 이야기하는지 그 이유를 가르쳐준다.

 

책을 읽다보면 우리의 현실이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신자유주의의 폐해는 도외시한 채, 무조건 민영화와 자유화만을 외쳐대는 주류언론의 행태도, 그 나라에서조차 의문시되는 정책들을 아무런 설득과정 없이 그저 따라해야한다고만 주장하는 고외관료들의 모습도, 아무 것도 모른 채 그저 언론에서 이야기하는 일방적 주장만을 앵무새처럼 반복해대는 우리의 중산층들의 소시민성도,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 책의 내용이 전부 옳다고 주장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그저 우리가 그렇게 신성시하는 세계은행과 IMF가 무조건 진리가 아니라는 것과 그 조직 내부에서조차 의문이 제기되는 정책들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문제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을 뿐이다. 

 

 

언제나 그렇지만,

어디서나 진리인 명제는 없다는 것.

가치판단은 언제나 깊은 고민 후에 내려져야 한다는 것.

그렇지만 우리는 언제나 생존의 위기만을 강조하는 사회 속에서 무뇌아로 살도록 사육되어 간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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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에 관한 10가지 신화 - 한울아카데미 537 한울아카데미 537
해럴드 페핀스키 지음, 이태원 옮김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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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첫 문장은 다음과 같다.

 

"형사사법은 국가의 보호를 받고 있는 사기행각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빨리 인식할 필요가 있다"

 

도발적인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현대의 형사사법정책과 관행들이 오랜 기간 아무런 의심없이 확산되어온 잘못된 가정 위에 수립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그것이 바로 범죄에 관한 10가지 신화다.

 

1. 범죄는 증가하고 있다.

2. 대부분의 범죄는 가난한 사람들이 저지른다.

3. 어떤 집단은 다른 집단보다 법을 잘 지킨다.

4. 화이트칼라 범죄는 비폭력적이다.

5. 규제기관들은 화이트칼라 범죄를 예방한다.

6. 부자와 가난한 사람은 법 앞에 평등하다.

7. 경찰의 노력은 약물사용을 종식시킬 수 있다.

8. 지역사회 교정은 훌륭한 대안이다.

9. 처벌은 범죄에 상응하게 결정된다.

10. 사람들은 법에 따라 행동한다.

 

 

어떤가.

이런 명제들이 모두 거짓이라고 한다면?

 

실제로 범죄는 증가하고 있지 않다. 우리가 일상 속에서 흉악한 범죄를 더 자주 목격하고 있다면, 단지 그것은 그러한 범죄들이 과거보다 좀 더 쉽게 우리에게 알려지고 있기 때문일 뿐이다. 범죄통계는 수사기관에 의해 (의도적이든 아니든) 조작될 수 있으며, 실제로 수사기관은 얼마든지 그럴 능력이 있다.

 

일반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이 범죄를 더 많이 저지른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 그것은 형사사법의 구조 자체가 그런 사람들이 더 쉽게 처벌받을 수밖에 없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일 뿐이다. 수사기관은 화이트칼라 범죄보다는 절도나 강도에 역량을 집중하고, 절도나 강도와 달리 사기나 횡령, 전문직들의 전문적인 법위반은 밝혀내기도 어렵거니와 밝혀낸다해도 그들은 충분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훌륭한 변호를 받는다. 남의 집에 들어가서 10만원 씩 10번을 훔치면 상습절도로 실형을 받지만, 한 번에 몇 백억 씩 횡령을 한 대기업 총수는 실형을 면한다. (그 횡령 사건이 밝혀진 것도 형제들끼리의 다툼 덕분이었다) 경찰은 밤마다 거리를 순찰하지만, 기업의 분식회계를 감시하지는 못한다. 

 

남의 집에 들어가서 물건을 훔치는 것이 한 가족의 삶을 순식간에 파산지경으로 몰아넣는 불법해고보다 더 악한 짓일까. 마약투약자를 처벌하는 것이 사회보호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일까. 처벌의 수위를 정하는 것이 오직 불법성의 정도 뿐일까. 변호사들이 피고인을 대신해서 법정에서 궁색하게 이야기하는 소위 '정상관계'는 어떤 의미일까. 질문은 이어진다.

 

사람들이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은 형사사법이 아닌 보다 근본적인 힘이라는 저자의 주장에 공감한다. 저자는 결국 문제는 '정의'가 아니라 '정치와 구조'라고 이야기한다. 세상에 '정의와 도덕'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정치와 구조'가 있다. 언제나 정의를 이야기하는 형사사법이 어쩌면 정치와 구조에 좌우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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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균 쇠 (무선 제작) - 무기.병균.금속은 인류의 운명을 어떻게 바꿨는가, 개정증보판
제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사상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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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여러 형태로 살아가는 이유는 어떤 인종이 다른 인종보다 열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인간들이 있다. 사실 나 스스로도 어렸을 때부터 무의식중에 주입받은 그러한 생각들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인디언들이 유럽인들에게 정복당한 것이 그들이 열등했기 때문이라거나, 백인들은 흑인들보다 우월하다거나 하는 그런 생각들. 불과 100년전만 해도 흑인을 과연 인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백인들이 많았다. 죽을때까지 골상학을 연구하며 백인은 태어나기를 우월하게 태어났다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노력했던 학자들의 열정은 우습고 또 슬프게도, 진심이었다. 

 

제러드 다이아몬드는 인류가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게 된 것, 이를 테면 왜 유럽인들은 아메리카 대륙을 그렇게 쉽게 정복했는지, 왜 아프리카의 과학기술 수준이 유럽에 현저하게 뒤떨어지게 되었는지를 환경의 입장에서 설명해준다. 결국, 그것은 인종의 문제가 아니라 환경의 문제였을 뿐이라고 말이다.

 

식량의 생산이 가능한 곳에서 인구밀도는 높아지고, 높은 인구밀도는 무기와 병균, 금속을 만들어낸다. 농업의 발생(발달이 아니라 발생자체부터 문제다)에 주요한 역할을 하는 작물화와 가축화가 가능한 야생동식물들의 분포는 대륙에 따라 매우 불균등했으며 그러한 동식물들이 분포된 곳에서 최초의 식량생산이 이뤄졌고, 그들의 언어와 유전자가 현대를 지배하고 있다.  

 

사람들은 환경결정론을 인간의 자유의사와 능력을 무시하는 이론이라고 공박하지만 그것은 적어도 문명이라는 문제에서만큼은 타당하지 못한 것 같다. 한 개인의 생애가 아니라 몇 천년의 세월을 놓고 생각한다면 결국 경향성이라는 측면에서 문명이란 결국 환경에 영향을 받아 태동한 것이라는 점이 쉽게 이해된다. 다만, 같은 조건을 지니고 있었음에도 중국과 유럽이 달라지게 된 것은 결국 사회적인 조건이 달랐기 때문이라고 보아야 할 것 같다. 물론 이 역시도 인종적인 측면이 아니라 정치적 상황과 지리적 조건이 달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 (저자 역시 증보판 후기에 이 부분을 언급하고 있다)

 

결국 이 책의 내용을 요약하면,

 

"인종적, 민족적 차이를 다룬 이론에 대한 완벽한 방어이론이다. 지리학, 식물학, 고고학, 역사학에 두루 접근한 다이아몬드 교수는 인류의 다양성은 역사적 과정의 결과이지 지력(知力)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는 것이다.

 

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탁월한 통찰력, 뛰어난 논리에 감탄을 거듭했다. 학자라면 이런 책(영역의 문제가 아닌 관점과 방식, 수준의 문제)을 써야하고, 학생이라면 이런 책을 읽어봐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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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테라
박민규 지음 / 문학동네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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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규의 장편소설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읽을 무렵은 내겐 일종의 전환기였다. 오류와 실수가 반복되어도 아직은 어리다니는 이유로 스스로를 용서할 수 있는 '학생'이라는 특권을 버리고, 뒤쳐짐과 수치가 동의어로 쓰이는 삶이라는 전장으로 나서던 그 무렵.

 

사람들은 세상을 향해 막 한 발을 내디디려는 내게 이야기했다.

"뒤쳐지는 것은 수치야. 결국은, '프로'만이 살아남는다"

 

정말일까.

세상은 프로들만이 살아남는 비정한 곳일까.

프로가 되지 못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걸까.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고, 그것은 이번 소설집 '카스테라'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프로가 아니라도 삶은 계속되고, 프로에게만 행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며, 행복은 결국 우리 안에 있다고. 진부할 수 있는 이 이야기를 그는 기발한 상징과 독특한 문체로 우리에게 이야기해준다.

 

세상은 언제나 팍팍하게 돌아간다. 우리에게는 그 소용돌이를 멈출 힘이 없고, 어쩔 수 없이 그 속에서 비틀거리며 살아간다. 일흔 세 장의 이력서에도 세상은 묵묵부답이고(아, 하세요 펠리컨), 월급이라고는 말 못하겠고 그저 왔다갔다 차비 수준만 받는 인턴 8명 중의 한 명이 될 수도 있다(고마워 과연 너구리야). 결국은 자신만의 산수를 발견해야 하며, 대개의 경우 그것은 수학이 아닌 산수 수준에서 끝난다. 균등하고 소소한 돈을 가까스로 더하고 빼다보면 어느새 삶은 저물게 마련이고, 그래서 디 엔드.(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

 

그렇지만 그는 냉소하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세상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우리 평범한 사람들에게 따뜻한 한 마디를 건낸다. 너구리에게 등을 맡기고 울컥 하며 고맙다는 말을 건낼 뿐이고(고마워 과연 너구리야), 놀랍도록 거대한 KS에 말라비틀어져 가는 선배를 속수무책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지만(코리안 스텐더즈) 그래도 우리 모두 자기 몫의 카스테라를 만들 수 있고, 그 카스테라는 따뜻하고 부드러울 것이라고 이야기해준다(카스테라)

 

그의 재치 넘치는 상징물들-이를테면 너구리, 개복치, 대왕오징어, 헤드록 등-에 대해서 미학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소재라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문학의 힘은 창조에 있고, 창조의 원천은 참신함과 독창성이다. 소재의 비문학성을 꾸짖기 전에 아름답지 않은 소재들로부터 일상적이면서도 기발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갈 수 있는 이야기꾼으로서의 박민규의 재주를 먼저 평가해주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의 글은 일단, 재밌고, 그의 문체는 우선, 참신하니까(콤마를 찍는 방법까지도)

 

어떤 사람들은 그에게 몽상가라는 딱지를 붙인다. 그리고 묻는다.

"그런 삶이 대안이 될 수 있나? 너무 황당한 것 아닌가?"

 

대안?

세상 어디에도 대안은 없다. 운명이 있을 뿐이다. 이렇게 살아가야 하는 운명이 있을 뿐이고, 우리는 위로 받고 싶을 뿐이다. 세상은 그렇게 팍팍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그 말 한마디를 듣고 싶은 것이다. 그 위로가 조금 황당하면 어떤가. 그것이 개복치면 어떻고 너구리면 어떤가. 그저 그가 우리를 위해 열심히 만든 한 조각의 카스테라를 즐겁게 음미하는 것, 그것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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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명의 연인과 그 옆 사람
윤대녕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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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산문집을 냈다.
우연한 기회에 읽게 됐는데,
여전했다.
유려한 문장과 단편에서 발휘되는 그의 뛰어난 소설미학.

그의 책은 언제나 베스트셀러다.
신간소개란에서도 빠지지 않고.
그것 역시 여전하다.
그것이 그를 과대평가된 작가로 만든 것인지에 대해서는 평가보류.

서사에서 은유로,
그가 우리문학사에서 가졌던 시대적소명은 이제 왠지 극복해야할 상질이 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것이 그의 아우라다.
그것 역시도 여전하다.


그의 소설을 읽던 중앙도서관 서고 5층 구석진 자리가 생각난다.
그때도 겨울이었고,
창밖에는 관악산과 캠퍼스가 비현실적으로 아름답게 펼쳐져 있었다.
그의 소설은 그런 비현실적 풍경과 함께 기억되어 있다.

 
윤대녕이 말하듯,
소설을 쓰는 것이 세상에 대한 턱걸이를 하는 것이라면,
나는 어디서 무엇을 위해 턱걸이를 하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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