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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기님도 많이 신경쓰고, 여러모로 알아볼거라고 생각합니다. 알라딘측의 입장도 이해되고, 참세상에 글을 쓴 김종호님의 입장도 이해가 됩니다. 다른 알라디너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전 이번 일이 알라딘측의 기업 이미지와 많은 연관을 맺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인터넷 서점이 아니라 알라딘을 이용하는건 이곳의 서비스가 편해서이기도 하지만 기업 이미지도 중요한 요인을 제공할거라고 봅니다.
 다시는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어떻게 하겠다란 것 말고, 내부적으로 어떻게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알라딘에서 많은 책을 사는건 아니지만 이 공간을 정말 좋아합니다. 그래서 알라딘측에서 이번 일을 유야무야 넘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거창한 이미지가 아니더라도 ''역시 알라딘이야.'' 정도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성수기에 단기 인력을 채용하는게 알라딘만의 일은 아니란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욕심일지 모르겠지만 어쩔 수 없다고 하는 것보다 내외부적으로 중지를 모아 일하는 사람이 소외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럼, 답변 부탁드릴게요.


 알라딘 고객팀장을 맡고 있는 표종한입니다.
 이토록 무거운 마음으로 인사드려야 하는 상황이 안타깝고 힘이 듭니다. 고객님들이 알라딘에 기대하시는 수준의 높이를 잘 알고 있습니다. 본 사안에 관련된 우려와 실망의 깊이도 감히 가늠해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희의 솔직한 실정은 치열한 경쟁구도 속에서 다른 기업들 보다 이제 겨우 한뼘 정도 밖에 앞서 있지 못함을 부끄러운 마음으로 고백합니다.
지금 당장 비정규직을 없애겠다는 자신있는 목소리로 말씀드리지 못하는 점, 용서를 빕니다. 하지만 고객님들이 기대하시는 수준의 턱밑까지는 쫓아가보고 싶습니다. 알라딘에 주신 지난 애정과 기대를, 결코 저버리지 않을 것입니다 .
다만, 이후로도 동일 방식의 고용형태를 일정 비율 유지하는 점은 불가피한 실정이며, 이 문제에 대한 재발방지 차원에서 전적으로 업체 직권의 고용관리 방식으로의 변경, 계약 기간에 대한 보다 명확한 공유를 담보하는 안으로 내부 진행중임을 말씀드립니다. 더 이상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시키지 않도록 명확히 할 예정입니다.
원하시는 수위의 답변을 드리지 못하는 점 다시 한번 정중히 양해를 구합니다. 고객님께 자랑스런 알라딘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매서운 눈으로 지켜봐주십시오.
감사합니다. 

 만족스러운 답변은 아니지만, 알라딘이 조금씩 변하는 모습을 지켜볼 생각이다.  개인적인 차원에서 김종호씨의 복직이 가능하고, 억울하게 해고를 당한 분들이 다시 일할 수 있으면 좋겠다. 내가 미리 선수쳐서 이건 어쩔 수 없는 구조의 문제라고 못박은 뒤에 불매운동-알라딘 매출에 내가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은 별로 없겠지만-이나 서재 폐쇄를 할 생각이 없는걸 우회적으로 전하는건 아닐까란 의심이 든다. 차라리 이 사태를 모른척 했으면 좋았겠단 생각도. 그동안 연대라는 거창한 얘기를 퍽 많이 한 것 같은데 내가 가진 작은 것조차 내놓을 수 없는 연대란건 어떤건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됐다. 누가, 강제로, '너 이래도 계속 서재할래'라고 협박하는 것도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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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전에 택배회사 파업과 관련해 개인적인 차원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얘기가 있었다. 그때 웬디양님이 '조금 늦게 와도 돼요'란 버튼을 만들어서 그렇게 급한 책이 아니면 천천히 받을 수 있게 하자는 내용의 글을 쓴적이 있다. 그 당시에 문의했을 때는 10월 경에 가능하다고 했는데 다시 문의하니 12월 경에 가능하다고 한다.

 현재 배송현황중 <조금 늦게 와도 돼요>버튼과 같은 맥락으로 안내해드린 출고예상일 보다 늦게 받아도 괜찮으니 <분리발송원치않음>을 함께 개발 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혹, 불편하시어 추가로 보완해야 할 사항이 있으시거나, 건의해 주실 사항 있으셔서 회신 주시면 담당부서에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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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11-07 1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알라딘의 고충도 개선하려는 의지도 인정하고 싶군요. 불매운동에 동참하겠다 선언은 안했지만 주문하는 게 왠지 꺼림칙해서 아직 담아두고만 있습니다. 나와 같은 기분을 느끼실 분도 있응거라 생각래요.
'역시 알라딘이야'라는 말을 하고 싶어요.

Arch 2009-11-07 23:43   좋아요 0 | URL
일반적인 소비 행위와 도덕적인 기업을 통한 소비 행위는 어떤 차이가 있고, 그게 또 구분될 수 있는건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 내용'에 대해 알고 있는 많은 알라디너들은 순오기님과 같은 생각을 할 것 같아요. 저 역시 마찬가지구요. 이런 생각이 알라딘 판매율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더라도 기존에 알라딘이 상징적으로 갖고 있는 이미지는 타격을 받겠죠. 그저 제가 할 수 있는건 이렇게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 뿐이에요.

지니락 2009-11-24 2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합니다. 그리고 알라딘 실망입니다. 저희 소비주권을 찾기 위해서라도 진지하게 집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Arch 2009-11-25 11:07   좋아요 0 | URL
그렇죠?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가 알고 있는건 너무 적다란 생각도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