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찌가 오늘 밥을 먹다가 민이가 막무가내로 자기가 먼저 물을 먹겠다고 하자, '야, 너 까불지마. 넌 네살이고 누난 여섯살이지. 그럼 함부로 까불면 혼나는거야.' 옥찌! 정~ 말 그렇게 생각하는거야? 그러면서 오른손을 꽉 쥐고 때리겠다는 포즈를 취하는데 웃겨서 원. 까불지말란 소린 한 적이 없지만. 저 포즈는 내 눈이 광기로 휩싸일 때 배운 것 같은데... 참으로 조마조마한 거울 되시겠다. 옥찌들이 아침에 요즘 식사대신 먹는다는 발아 콩 두부를 먹으면서 '맛있다, 맛있다'를 연발하는데 귀여워서 혼났다. 특히 민군은 어깨를 좌우로 흔들면서 웃어대는데, 둘째표 애교는 정신없는 아침 시간에도 먹히는구나싶어 실실대고, 내가 첫째라 애교가 없구나란 자위도 해보고...

 

  • 지금은 수업 중. 10시 몇분엔가 하는 수영을 꼭 보셔야겠다며 평소 얌전하던 반장 언니가 큰소리로 선생님을 윽박지르는 중. 어제 엄마가 펜싱을 보시면서 방안에 있는 나를 굳이 끌어다가 대체 어디를 찔러야 점수가 나냐고 밝히라고 하는데 까막눈인건 나도 마찬가지. 그냥 빨간불이 들어오면 점수 올라가는거라고 말했더니 혀를 쯧, 대학교 나왔는데 그것도 모른다고 구박이 말이 아니셨다.

 

  • 선생님이 수영 보기 전까지는 수업을 잘 받으라며 한바퀴 도시는데 내 뒷자리에 앉은 개진상군(이름이 비슷해서 내가 친히 별명을 지어줬다.)이 퍼자고 있는걸 보고 왜 그렇게 자냐고 물으셨다. 평소에 수업 안 듣고 영화 보길래 야동 본다고 놀린 이력이 있던 난 대뜸, 밤에 야동 봐서요. 라고 말했고, 짝꿍 언닌 평소 개진상군의 쪼잔한 행태를 아는지라 야동 결제하느라 맨날 쪼들린다고 눙을 치고. 개진상을 깨운다며 선생님이 어깨를 주물거리는데 얘 입에서 나오는 소리가 가히 야동스럽고. 이제 굳히기만 남은거야.

 

  • 점이 있는 곳에 흰털이 났다. 어제 언니들이 호들갑스럽게 흰머리 났다고 했을땐 호기롭게 난 나중에 흰머리 나면 반절은 검은색으로 염색해서 수전 손택처럼 하고 다니겠다고 했는데 막상 흰털이 나니까 이거 벌써 늙은건가 싶기도 하고, 지금도 노안인데 완전 나이를 앞서는 스타일을 선보이겠구나 싶어졌다. 그럼 뭐, 갈색으로 염색하고 다니지 싶다가도 우선은 지금처럼 머리카락이 빠지는 속도로 볼땐 흰머리는 커녕 민머리에 대비해야할 것 같기도 하고. 하악하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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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8-08-12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시니에님도 맏이셨어요? 두배로 반갑네요 ^^

Arch 2008-08-13 08:46   좋아요 0 | URL
어쩐지...서로 괜히 반가웠던게 아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