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예전에 회사다닐 때.

 점심 먹을 때면 여자가 많은 곳이면 으례 빠지지 않는 남자친구 얘기가 한창이었다.

 여자1 -음, 우리 오빠가 출장이 많거든. 출장 갔다오면 무슨 선물을 사줄까, 다음에 같이 가자 이러면서 좀 귀찮게해.

 그러니까 여자1은 지금 사귀는 오빠 자랑질 중이었던 것이다. 얘기를 듣던 사람들은 왜 자기 남자친구는 출장이란게 없는지, 대체 무슨 선물을 사다주는지 나름대로 눈치껏 상상의 나래를 피고 있는데, 평소 굳이 안 그래도 되는데 개념을 팍팍 집어삼키시는 개념녀께서 한마디 던져주셨다.

개념녀- 어머, 너네 오빠 열쇠 수리공이야? 왜그렇게 출장을 많이 다녀?

다들- 야야 (만류하지만 은근 즐기는 분위기)

개념녀- 아니 그렇잖아. 출장도 많고. 니네 모르나본데 문따주는게 돈 많이 번다고. 아니면 에어콘 놔주고 다니는 사람?

 여자1은 돌씹듯이 꾸역꾸역 밥을 먹었고, 다들 좀 고소하단 분위기였다. 물론 개념녀의 말이 열쇠수리공 총각 이하 아저씨들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절대 아니었음을 밝히는바다.

 

#2

 어제, 같이 공부하는 언니 중 한분이 아구탕 얘기를 해서 우리 아구탕 언제 먹으러갈까, 아구찜이 낫지 않겠어에서 누가 뭘 준비하냐 어쩌냐 쿵짝이 맞아서 맘이 콩밭에 가 있는데

 메아리란 별명을 갖고 있는 김언니가 한마디 거들었다.

-나도 아구탕 좋아하는데.

 그러자 맥을 잘 짚어내는 M이 바로 맞받아쳤다.

-여기, 언니가 아구탕 좋아하는거 궁금해하는 사람 없는데.

 다들 웃고, 메아리 언니도 어설프게 호응을 하는데 정말 웃는게 웃는게 아닌 표정이 되어버렸다.

 tip. 메아리 언니가 메아리 언니인 이유 : 수업 시간마다 누가 대답하거나 선생님이 학생들한테 물은 후 아무 대답도 없어서 알아서 대답을 하면 그걸 꼭 따라해서 붙여질 별명. 주위 사람은 시끄럽다고, 본인 자신은 수업에 집중 한다고 뿌듯해해서  상당한 괴리감을 불러일으키지만 모두들 다 아는데 본인만 전혀 눈치를 못채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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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07-09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씩 저리 콱콱 쏴주는 사람이 있어야 가심에 응어리 진것도 풀리고 그러거든여~~ㅋㅋ
(이름하여 사무실 소방수)

Arch 2008-07-09 20:56   좋아요 0 | URL
소방수 물발이 너무 센건 아니구요? 보는 나야 즐겁지만 당하는 사람은 보통 정신으론 버티기 힘들거 같단 생각이. 공공의 적이라면 또 모르겠으나.

hnine 2008-07-09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이~ 메아리 언니 무안했겠네요.
여자1에 대한 응수에 대해서는 뭐 의의 없습니다만.

Arch 2008-07-09 20:58   좋아요 0 | URL
메아리 언니는 가끔 눈치를 밥말아 드셔서 잘 모르세요. 열쇠 수리공은 괜찮았단 말이군요. 흠. 센게 먹혀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