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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우리와 어울리지 않아 - 개정판 ㅣ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선집 2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민승남 옮김 / 민음사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요즘에 꽂힌 패트리샤 하이스미스. 대표작인 '재주꾼 리플리'는 아직 못봤다. 대신 민음사에서 출간된 단편전집 네 권을 읽고 있다. 냉소적이며 풍자적인 단편들이 딱 맘에 든다. 여성이면서 동시에 지독한 여성혐오자였다는 그녀의 단편들은 섬뜩하고 예리하다.
특히 중산층의 허위를 낱낱이 폭로하는 단편들은 수작. '당신은 우리와 어울리지 않아'는 단지 싫다는 이유로 한 사람을 따돌려 죽음에까지 이르게 하는 패거리가 등장한다. 별 이유도 없이 친구를 매도하고 아내와 직업을 잃게 한 그들은 모두 우아한 공범.
'노인입양' 기분전환과 가족 코스프레를 위해 양로원에서 노부부를 데려온 부부. 노인들은 집에 도착하자 적대적인 악마로 변한다. 돌려보내려 해도 양로원은 이미 포화 상태다. 위선의 대가를 톡톡히 치르던 그들은 비극을 외면하며 안락한 삶으로 복귀한다.
'로마에서 생긴 일' 미모, 권력, 부, 명예를 가진 부부가 권태로움에 지쳐 서로를 미워하고 평생 원수로 남는 이야기. 평온하고 행복해보이는 남들의 삶에 온갖 추하고 더러운 음모들이 가득하다는 것. 그들의 몸값은 생각보다 비싸지 않다.
'검은 집' 전통과 추억 속에 있는 과거의 집. 모두가 하나씩은 기억들을 가지고 있지만 진실은 어둠에 가려진 집. 무모한 젊은이가 그 집의 비밀을 밝혀내려고 시도하지만, 그 대가는 쓰다. 과거 조심. 함부로 들어가지 마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