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창비에서 주관한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강의를 들었다. 총3강 중 두번째 시간. 토욜이라 전철로 이동하려다 오후에 친구 문병 다녀 올 생각에 차를 가지고 나섰다. 합정에서 강의를 듣고 일산으로 향했는데 자유로에 개나리가 한창이었다.
어제 양재천 꽃들이 져버린 것에 아쉬움을 느낀 터에 일산 주변 벚꽃들이 이제 막 흐드러진 것을 보니 공간 이동의 느낌이 확실히 나면서, 기분이 묘했다. 먼지 탓에 하늘은 어둑하고 공기는 선득했는데 벚나무들만 화사하게 빛나는 이상한 느낌.
글을 쓰고 싶다면서 글쓰기책만 냅다 읽는다는 그 친구가 드디어 한 달 병가를 냈다. 3주 입원해서 허리 통증을 집중 치료 받을 예정이고 오늘이 그 첫 날.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할 상황이라는건 안타까운 일이지만, 출근하지 않고 쉬면서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건 살짝 축하해야 할 일이라 둘이서 좀 히히거렸다.
천천히 걷고 있을 때가 그나마 통증이 덜하다고 해서 병원 복도를 계속 돌다가 밤이 이윽해서 집으로 돌아왔다. 고통을 나눠가질 순 없지만 얼굴이라도 보고 오니 마음이 훨 낫다. 친구야 두고 온 시집 한 권과 노트 한 권이 고단함의 벗이 될 수 있기를. 굿나잇!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