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언니를 기다리는 나물이 천지에요, 따러 오세요~‘
하던 후배와 동강에 함께 갔다가 우리집 주차장에 세워 둔
후배차에 실려서 나물밭이 있는
후배네로 바로 이동했다.
후배네는 우리 집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반,
멀리서 아침 닭 우는 소리만 간간히 들리는 고요하고 한적한 곳이다.
후배집 텃밭엔 부지깽이, 방풍, 머위, 시금치, 쪽파, 마늘이 봄볕을 받아
파릇하게 자라고 있었다. 부지깽이는 처음 들어보는 나물이름인데 찾아보니 섬쑥부쟁이(울릉도 취나물)였다. 울릉도 취나물은 이른 봄에 마트에서 산더미같이 쌓아놓고 파는 걸 본 적은 있지만 익숙한 나물이 아니어서 사서 먹은 적은 없었다. 리틀 포레스트에 나오는 머위된장의 머위와 부지깽이를 채취하는 재미를 느낄만큼 많이 따서 끓는 물에 데쳤다.
나물은 기호에 따라 어떤 양념으로 무쳐도 맛있지만 나는 데쳐서
쌈장에 쌈을 싸먹는 것을 좋아한다. 이렇게 먹으면 정말 소처럼
많이 먹게 된다는 함정이 있지만...
호떡을 사러 들린 장에는 실상 호떡집은 문이 닫혀 있었고
실치, 주꾸미, 소굴, 꼴뚜기등
제철 해산물이 즐비했다. 실치는 어린 뱅어의 지방어이다.
바닷마을 다이어리에 나오는 잔멸치 덮밥의 잔멸치이기도 해서
급 반짝반짝 호기심이 생겼다. 조금만 사서 맛을 보기로 하고
집에와서 회로도 먹고 쪄먹기도 했다.
레몬을 뿌리고 야채와 함께 먹으니 제대로 봄맛이었다.
머위와 부지깽이는 데쳐서 쌈장에 곁들였다.
실치는 회로 먹으니 오징어 맛이 나고
익혀먹으니 갈치맛이 났다. 부지깽이는 취나물향이 났는데
참취보다는 약하고 더 부드러운 맛이었다.
후배네 근처에 수선화를 많이 심어 둔 곳이 있다고 해서
이른 아침에 가보았다. 유기방 가옥 뒷 편으로 솔 숲 안까지 넓은 공간에 수선화가 심겨져 있었다. 전체 면적의 절반 정도만 개화한 상태인데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이 많았다. 앞으로 한 달 동안은 축제기간이고 입장료를 받는다고 한다. 가옥 뒷편으로 크게 산길을 걸을 수도 있어서 나들이 장소로
추천하고 싶은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