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는 작은 방에 홀로 앉아 노래를 불렀지

아무도 듣고 있지 않는 나만을 위한 노래

딱히 어떤 이야길 하려 했던 것은 아니야

그래도 괜찮아 노래는 흘러가

노래는 서성이다가 노래는 길가에 꽃을 보았지

노래는 할 말을 잃었어

노래는 꽃처럼 피어나고 싶었지

 

 

 

 

 

 

 

 

 

 

 

 

 

 

그 때 당신이 내 작은 방에 들러주었지

그리고 물끄러미 나의노래 지쳐봐 주었지

아마 당신은 딴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도 몰라

그래도 괜찮아 노래는 흘러가

노래는 망설이다가 노래는 들려주고 싶어져

노래는 너에게 말했지 잠시 너의 마음을 내게 내어주겠니

 

노래는 이유가 없었고 노래는 방법도 몰랐지

노래는 아무렴 어떠냐며 그제서야 마음껏 지금을 노래했지

부끄럼 없이 두려움 없이 겁이 날 것도 없이

불러보는 노래는 뒤뚱거리다 흔들리거다 마침내 날아 올라 멀리 흘러갔지

랄라 랄라 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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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이 지나가고 있다. 주제 읽기로 집에 있는 건축책들을 읽어야지 했는데, 뒤적거려 보다가만 말았다. 11월엔 책을 너무 못 읽은 것 같아 리스트를 정리하고 복기한 후 다시 12월 계획을 잘 짜야겠다.


17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아주 사적인 독서- 욕망에 솔직해지는 고전읽기
이현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2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2014년 11월 30일에 저장
품절

아주 사적인 독서를 읽기 전의 나와 이후의 나. 이제까지의 독서는 독서가 아니었음을 깨닫게 해 준 책.
삶은 다른 곳에
밀란 쿤데라 지음, 방미경 옮김 / 민음사 / 2011년 11월
16,000원 → 14,400원(10%할인) / 마일리지 800원(5% 적립)
2014년 11월 30일에 저장
품절
쿤데라에 동일시 되어 책 바깥에서 책을 들여다 본 책. 너무 시원하고 통쾌해서 충족감을 준 책 그리고 강의.
희망이 외롭다
김승희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12월
10,000원 → 9,000원(10%할인) / 마일리지 5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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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30일에 저장

김승희는 내 청춘의 시인. 시인의 건재함이 반갑다. 종란의 선물.
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
김경주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2년 11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2014년 11월 30일에 저장

한 번 만에 확 반했던 김경주의 시. 시집은 없었는데, 은수가 영월에서 선물해줬다. 역시 선물은 시집만한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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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사적인 독서 - 욕망에 솔직해지는 고전읽기
이현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2월
평점 :
품절


고3들에게 자유가 도래했다. 성적이 발표나기 전 얼마간의 유예이고, 단지 몇 퍼센트의 수능생들에게만 허용된 자유일까 생각하면 씁쓸하기 그지 없지만. 나는 그동안 책을 읽고 싶어도 못 읽었던 고3들이 분명히 있었다고 믿는다. (그래도 그렇지, 고3필독서라니..제목을 넘 선정적으로 뽑았나...)

 

이제 방금 <아주 사적인 독서>의 [주홍글자]편을 읽었는데, 바로 고3들이 떠올랐다. 이 책은 일곱 권의 고전을 다루고 있다. [마담 보바리],[채털리 부인의 연인][햄릿][돈키호테][파우스트][석상손님]. 이 중 내가 읽은 작품은 그나마 너댓편 정도인데, 옛날 옛적의 일이라 안 읽은바나 진배없다. 배경지식이 완전히 없는 지경..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독서가이드로 몹시 훌륭하다.  야할 것 같아서 멀리 한 책 두 권도 아주 훌륭한 책이라는 것을 이제야 알았으니 책을 펼칠까 덮을까 고민스럽기도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독서하거나 독서하지 않거나 둘 중 하나일텐데, 않으면 않아서 하면 해서, 두 경우 모두 의미 있는 길잡이가 되리라 믿는다.

 

[주홍글씨]를 읽는 동안 머릿 속으로 '고리와 독법'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좋은 책의 좋은 점은 좋은 책을 안내해 준다는 것이다. [주홍글씨]를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리나>와 토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 로렌스의 <채털리 부인의 연인>에 견주어 설명하니 무슨 말인지 이해가 확 되었다. 책을 읽어내는 방법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냥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할 뿐인데 자연스레 책을 읽어내는 방법이 체화되는 느낌이었다.

 

[마담 보바리]나, [채털리부인의 연인]은 작가나, 문학사적으로나 작품 자체로나 왜 이렇게 몰랐던 것 투성인지 무식을 다시 한 번 절감했고, 고3인 딸에게도 이 책을 권한다. 딸은 고교시절 도서부를 해서 비교적 책과 가까이한 편이었지만, 학교에서 읽는 책들도 고전은 드물었다. 고전 읽기에 관심이 없는 아이들이라 할지라도 책 속에 있는 제목, 주인공들의 이름이라도 읽고, 언제 어느 순간에 본서를 접할 기회가 온다면, 보다 더 수용적인 태도를 가지게 되지 않을까 한다. 또는 어차피 20대 초반에 읽어도 이해 안 될 고전을 이정도 맛보기만 보고 지나도 훌륭할 듯 하다.

 

만약 집안에 꽂혀있기만 하는 세계문학전집이 있다면, '책 좀 읽어라'고 해놓고 보태어 줄 뒷말이 생각나지 않는 부모라면,  <아주 사적인 독서>를 아이 손에 쥐어주면 될 것 같다. 본서를 읽지 않고서라도 어디가서 아는 척 하기도 적당하다. 심지어 문학을 이야기하는 너무나 문학적인 화법은 사람을 감동시키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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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남들의 세계사 - 2014년 제47회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 죄 3부작
이기호 지음 / 민음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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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부조리한 세상에 살면서도 그것을 깨닫지 못하거나, 깨달았다 하더라도 달리 표현할 수 없거나, 어쩌지 못해 외면하고 살아간다. 하지만 당장 그 부조리함이 나에게 닥친다면, 그래도 어떤 방법으로든 살아 나갈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해보는 적이 있다. 나에겐 그런 의지가 있을까. 묻기도 전에 아니, 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그래서 가능하면 되도록 법원이나 병원 기타 공공기관에 안가고도 살 수 있게 해달라고 바란다. 그리고 나의 이 비겁함과 죄스러움을 들키지 않으려 가만가만 살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나약한 인간도 존재의 근원 같은 것을 따져 보기도 하고, 모순이나 삶과 사회의 부조리함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차남들의 세계사> 같은 소설을 읽으면 통쾌하다. 내가 가늠하지 못했던 '세상'을 읽어주고, 그 운명과 우연과 거짓과 패악들을 적절한 방식으로 내가 이해 가능한 문투로 드러내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장 '사소한' 인간이 비틀리며 세상에 존재하는 참상을 목도할 수 있기 때문에, 어쩌지 못하고 가슴 갑갑하게 가지고만 있었던 그런 느낌들을 현실들을 객관화해서 본 것만으로도 카타르시스가 느껴진다. 그래서 이런 소설은 손에 들면 놓을 수가 없다.

 

<김박사는 누구인가>도 읽지 못했는데, 어쩌다 보니 <차남들의 세계사>를 먼저 손에 쥐게 되었다.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던 이기호 작가. 역시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있었다. 그리고 알아졌다. 나는 이런 류의 소설을 좋아하는 구나. 뭔가 좀 걸쭉한 문체들이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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