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이

흩어짐을 부르다.

 

굉장히

극적이고

품위 있는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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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여기에 있다. 하지만 이곳의 모든게 나와는 상관이 없어.
이제 깨달았지. 이 거리에서 내 몫은 조금도 없다는것을.
어떻게 그렇게 소중했던 것이 이렇게 버려질 수 있나.
누군가에게 내 맘을 털어놔도 답답한 기분이 가시질 않네.

시들어 가고 있다.
숨소리조차 먼지가 되어가고 있다.

난 더는 여기에 있을 수가 없어. 어디든지 뛰쳐가야만 했지.
누군가와 만나 밤을 지새워도 초라한 기분이 가시질 않네.

알 수 없는 세상이 나에게 너는 아무도 아니라고.
믿을 수 없는 말을 나에게 해봐도
난 절대로 믿을 수 없어. 인정할 수가 없네.

나는 미로 속을 겁도 없이 혼자 걷고 있다.
마치 유령 처럼.

알 수 없어 왜 너는 나에게 이제 아무도 아니라고
믿을 수 없는 말이 나에게 사무쳐 오네

여기에 있다. 여기에 있어. 너는 볼 수 없겠지만
잊을 수 없다. 잊을 수 없어. 그 말 하던 날의 너를

아름다운 세상이 나에게
너는 아무도 아니라고
믿을 수 없는 말이 나에게 사무쳐 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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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산한 금요일 저녁이 오고 있다. 여행가서 읽을 책을 골랐다. 책이 짐이 된다고 가져 가지 말라는 지청구를 들었지만, 여행지에서 책을 읽어야 비로소 여행 기분이 완성되는 걸 어떡하랴. 딱히 염두에 둔 책은 없었는데, 새로 들어 온 책 코너에 플레너리 오코너의 <좋은사람은 찾기 힘들다>가 보여서 빌려왔다. 단편집이라 끊어 읽기 좋겠다. 그리고 최하림 시집 <때로는 네가 보이지 않는다>, <사랑도감> 씁쓸하고 향기로운 야생초의 유혹-이라는 부제를 보고 대충 훑어 봤더니 소제목들이 모두 내가 좋아하는 풀들이라 일단 빌려왔다.산문집인줄 알았더니 소설이다. 닭오줌넝쿨, 머위 꽃송이, 머위, 뱀밥, 달래와 갓, 민들레, 개갓냉이 속속이풀, 바위취와 물냉이, 고사리와 호장근 이런 제목으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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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인생 - 어느 뉴요커의 음식 예찬
루시 나이슬리 지음, 최세희 옮김, 박찬일 감수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쉐프와 미식가를 부모로 둔 덕에 남보다 일찍 맛의 세계에 빠진 저자는 자신의 개인사와 맛 좋은 음식들의 만화경이 한데 어우러진, 다양한 요리와 함께 음식을 나눠먹는 행복에 관한 만화를 그렸다.'

 

어릴 적 트라우마 때문인지 나는 아직도 만화를 잘 읽지 못한다. 안 읽힌다. 그런데 만화 좋아하는 남편이 이거 당신 좋아할 것 같아서 라며 빌려다 줘서..흠.. 맛있는 인생. 아..읽을 수 있을까 하며 첫 장을 넘겼다 앉은 자리에서 끝까지 다 읽어 버렸다. 저자의 음식에 관한 추억과 레시피.

 

며칠 전 유치원 다니는 외동딸을 키우는 동생한테서 문자가 왔다. ...언니 참고 참다가 오늘 아침 드디어 지우한테 소리 지르고 신경질 부렸어.. 동생의 딸 그러니까 내 조카는 어린 것이 자아가 무척 강하다. 우리 둘째가 조카 만 했을 때의 에피소드들을 다시 듣는 것 같다.

 

유치원 발표회를 하는데 남들이 나를 구경하는 것이 싫다며 율동을 안하는 것이라든지. 엄마에게 쿠키를 만들어 달라고 졸라서, 놀이터 앞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고 쿠키를 판다던지..아이는 그게 놀이라고 한 것인데, 외동이 키우는 부모는 아이의 동무가 되어 주어야 한다는 애로사항이 있다. 너무 저렴하게 팔아서 불티가 났다는 후문. 암튼 이 책을 읽는데 동생 생각이 자꾸 났다. 이 정도 레시피는 동생에게 도움이 될 거 같고, 이야기들이 넘 웃기고 따듯해서 동생이 좋아할 것 같았다.

 

언젠가 티비에서 보았던 바질 페스토 스파게티도 나왔는데, 티비 요리 프로그램이 아닌 여행 프로그램에서 이태리 첸꿰데레 마을 민박집 할머니가 해주는 스파게티를 본 것이었다. 그 때 너무 인상 깊어서 만드는 순서와 재료들을 머릿 속에 꼭 꼭 넣어 두었었다. 그런데 바질 페스토를 스파케티소스로 먹는 것만이 아닌 다양한 활용의 예를 볼 수 있어 눈이 번쩍 띄었다.

 

이 책은 [어느 뉴요커의 음식 예찬]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데, 이 뉴요커의 부모는 뉴요커적인 음식으로 아이를 키우지 않았다는 것. 저자가 엄마와의 시골생활을 추억하는 부분은 정말 부러웠다. 나도 아이를 그렇게 키우고 싶었건만. 그렇게 컸어도 마음이 따듯한 멋진 만화가가 되지 않았는가. 저자의 추억 안에는 엄마의 세계요리가 다 담겨 있고, 특히 10대에 한 여행 멕시코와 일본의 추억은 어찌나 생생하고 흥미진진한지 청소년들이 읽기에도 그만이겠다. 기본적으로 음식에 대한 추억담이지만 이혼한 부부와 외동이 자녀의 좌충우돌 에피소드들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부모 자식간의 이야기는 똑 같구나 하는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충분했다. 온 가족용 도서라 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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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푀유 정통 프랑스 파티세리 시리즈 3
Catherine Kluger 지음, 차은화 옮김 / 그린쿡 / 2014년 9월
평점 :
품절


무엇이든 쌓아 올리면 밀푀유가 된다

<밀푀유>의 첫 문장이다. 밀푀유? 하며 책장을 열었더니 명쾌한 해답이 있어 기분이 좋아진다.  밀푀유는 [천개의 잎사귀]라는 뜻을 가진 프랑스식 디저트로 3개의 퍼프 페이스트리 사이에 여러 가지 속재료를 넣어서 만든다. <양과자점 코엔도르>랑 같이 보려고 빌렸는데, 책이 썩 마음에 든다. 변호사 출신 저자는 프랑스 파리에서 타르트 전문점을 한다고 한다니 그야말로 프랑스식 디저트 책인 셈이다. 요즘 제과책들은 다 이렇게 잘 나오나 싶게 독자의 마음을 읽어 주 듯 페이지들이 잘 구성되어 있다. 첫장엔 복잡한 조리 용어들의 해설이 나와 있다. 그리고 간단한 작은 사진들로 차례를 대신했고, 한 면은 완성작, 한 면은 레시피 페이지인데 가독성이 뛰어나다.

 

달디 단 디저트는 우리 식습관과 무관할 수 있지만, 그냥 그림책처럼 보기에도 좋다. 요즘은 디저트 문화가 발달해서 그냥 이름 정도 알고 사진 정도 보는 것도 상식이 될 듯하다. 크게 두 가지 밀푀유, 그러니까 달콤한 것과 짭짤한 것을 나누어 일별했다. 재료들이야 프랑스산이나 이태리산등 유럽지역 것들이지만, 우리 식으로도 얼마든지 응용 가능하겠다. 책을 보고 있으니 아이의 간식 만들기 아이디어가 퐁퐁 샘솟는다. 와인 안주로도 훌륭하겠고. 밀푀유. 색다른 단어나 사물을 만나는 것은 일상에 활력을 준다. 단 것을 좋아하진 않지만 색다르고 예쁜 것이 주는 위안은 언제나 땡큐다.

 

달콤한 밀푀유 간단한 레시피

다양한 재료들을 쌓아올리면 무엇이든 밀푀유가 된다. 여기서는 간단한 재료로 쉽게 금방 만들 수 있는 밀푀유를 소개한다. 비스킷과 크림, 조각 케이크, 잼 등을 쌓아 올리면 바삭하고 달콤한 밀푀유 완성. p.12

 

짭짤한 밀푀유 간단 레시피

식전에 식욕을 돋우기 위해 먹는 아페리티프나 앙트레로 내놓는 밀푀유. 입맛에 따라 짭조름한 튀일이나 비스킷, 치즈, 허브, 채소, 크림치즈, 생선통조림 등으로 만든다.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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