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북한산
아이들과 북한산을 다녀왔다. 차가 가는 길 끝까지 올라가 원효봉 보면서 자리 펴고 놀다 올 예정이었다. 그런데 매표소 입구에서 좌절, 도로공사 중이어서 차가 올라갈 수 없다고 한다. 할 수 없이 비포장인 계곡길을 휠체어가 갈 수 있는 만큼만 갔다가 키다리 화덕피자에서 피자를 먹고 돌아왔다. 가는 길과 계곡 길의 단풍이 어찌나 예쁜지 속이 좀 울렁거렸다. 마음도 아프고..요즈음의 시간이 어찌나 지루하면서도 빨리 흘러가는지 단풍이 뭔지 가을이 뭔지 그런 생각 따위 하나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보았다.
아, 11월이구나하면서 산의 정기를 맘껏 받아들였다. 출근길 가로수들을 보며 충분히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산의 나무들은 또 많이 달랐다.
예쁜 건 예쁜 거고 정신이 없는 건 없는 거여서 아이들과 외출했다 돌아오면 정신이 쑥 빠져 버린다. 무사히 다 하교 시키고 일주일이 안전하게 지나갔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푸근하다. 다음 주는 아이들과 가을 그림책들을 읽어봐야지 생각한다. 모처럼 한가한 금요일 저녁시간. 일 잔 생각이 스물스물 올라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