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비가 이렇게 가만히 줄기차게 내리는 날도 드문 것 같다. 가회동에서 강의를 듣고 밥을 먹고 조금 걸었다. 이 맘 때 쯤이면 한 번은 북촌 길을 걷게 되는데, 오늘은 가고 싶었던 커피집이 자리가 없어서 정처 없이 이동을 하다 우연히 들어 선 길이 그 곳이었다. 이끄는대로 들어갔더니 창 하나가 전부인 작은 가게였다. 눈 둘 데가 한 곳 밖에 없는 작은 공간. 비와 단풍이 고스란히 다 내 품안으로 들어오는 느낌이었다. 의도하지 않았으나, 이 맘 때 가장 예쁜 곳에, 있고 싶은 자리에 있어진 것이다. 일행들을 먼저 보내고 혼자 좀 더 앉았다가 어두워진 북촌길을 걸어 내려왔다. 불빛들은 따듯하고 조용했고 골목골목 이야기가 그득했다.
2015.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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