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령산에 다녀왔어요. 처음부터 계획한 것은 아니고요, 그냥 집에 있는 것 보단 어디든 나
가자 그러고 나갔다가 거기까지 가게 되었어요. 비온 뒤에 축축한 숲의 냄새가 마음 속 저편까지 차분하게 어루만져 주더군요..계곡물소리에 간혹 후드득 빗방울까지요.

여러 갈래 등산로가 있었는데 제가 간 수리바위 쪽은 잣나무가 주종을 이루고 있었어요..태어나서 처음으로 솔방울이 아닌 잣방울?을 보았습니다. 그 안에 촘촘히 박힌 잣을 보면서 신이 아니면 이렇게 태어나게는 못 할 거이다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 거미 다리가 참 기인...독특한 녀석이었어요. 그리고 이 나무는..

나무껍질이 참 폭폭하고 느낌이 좋던데 이파리 모양으로는 후박나무 같았어요. 대여섯 그루씩 무리지어 있던데 도시에서 보던 후박나무와는 다른 신선함이 있었어요.

얘는 등산로에서 만난 꽃인데, 처음 보는..

꽃이 떨어지고 난 후 씨앗 같은데 여기 저기 흔하게 보이더군요..

얘는 여뀌 종류인 줄 알았는데 가까이서 보니 그렇진 않고...나름대로 청초함을 자랑..

지인들과 와서 하룻 밤 숙하면서 놀면 정말 좋겠더라구요

비록 군락은 아니었지만 길가에 핀 꽃무릇도 무려 세 송이나 보았구요,

역시 가을 대표 미인 쑥부쟁이..

돌아오는 길에 빠질 수 없는 것,. 허기를 달래야 겠죠

밤을 갈아서 만들었대요. 밤 빈대떡

저는 비지찌게라고 하는데 거기선 콩탕이라고 하더군요.

하루종일 흐렸다 개었다 하더니..돌아오는 길의 하늘 표정입니다.

평일에 남편하고 둘이서 어디 가는 것..결혼하고 처음 있는 일이었어요. 하늘 보면서 남편도 멋있다고 하대요.

하루종일 어수선하게 웃고 떠들다 왔습니다. 도시는 도시 나름의 운치가 있는 것 같아요, 특히 해질 녘 한강의 모습...여기서부터 졸리다고 하는 남편...지금 뻗어서^^ 자고 있습니다. 오늘 작전 성공한 거 같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