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에 걸쳐 영화 컨택트를 보고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읽었다. 처분 한 줄 알았던 그 옛날의 책이 눈에 잘 띄는 책꽂이에 꽂혀 있길래 어, 무심히 펴들었는데 2004년판 1쇄다. 심지어 책 전체에 열심히 읽은 흔적이 있다. 가만히 2004년의 나를 떠올려봤다. 정신없이 대책없이 열심히 강의를 듣던 때였다. 이 때라면 완전히 잊혀질 수도 있는 때이구나. 그래도 그렇지 정말 이렇게 아무런 기억이 없을 수가 있나.
책을 읽는데 딱 한 단락에서 기시감이 느껴졌다.
그나마 다행인건가.
후배가 링크해 준 영화평론가 강유정씨의 영화평을 읽고 강의도 들었으니 책과 영화가 뭔가 강제로 내 몸 안으로 짓이겨져 들어온 느낌이다.
비가 쏟아진다. 얼마나 기다렸던 음향인지.
음성과 음향과 의미와 기호들이 새롭게 다가오네ㅎ
스님이 로스팅한 에티오피아를 내려서 금강경 강의를 들으러 간다. 금강경 사경노트를 선물 받았다.
붓에 먹물을 찍어 뭔가를 늘 쓰고 싶었던 마음이
헵타포드의 문자 이미지로 중첩된다.
그래. 내 마음은 내가 디자인 하는 거지.
시간에 매이지 않고
삶 너머로
고하시비가 끊어진 그 자리를
찾아가는 아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