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보내면서 이렇게 불안 초조하긴 처음?이다. 체력관리를 위하여 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몸을 너무 사렸고,
모임과 음주를 자제하다보니
정신건강에 무리가 온 듯하다.
눈이 너무 많이 와 고립된 산골 오두막에서
일주일만 갇혀 있고 싶다. 뒹굴뒹굴 책이나 읽으며.
누가 끓여주는 감자스프에 호밀빵이나 찍어 먹으며
짜고 단 것을 멀리하고 싶다.
스키도 넘 타고 싶은데 스키장의 번잡스러움이 싫고
산정호수라도 가서 얼음이라도 지치고 싶은데
너무 멀어 요원하다. 아직도 이런 게 하고 싶은 내가 너무 싫다(좋다). 싫은 것과 좋은 것은 한 끗 차이고
결혼 하는 것과 안하는 것도 결국은 다 같은 것.
해도 되고 안해도 되고 큰 차이가 없다는 생각을 요즘 계속 하게 된다.
지금 좋은 마음이 바로 다음 순간 싫어질 수도 있으니 너무 좋다 좋다 표현하는 것은 대상에 대한 예의가 아니고 떠날 것을 염려하여 미리 조심하는 것은 나에 대한 예의가 아니니 적절히 조화롭게 마음을 주고 받으며 살 일이다. 다만 주고 받는 것은 혼자의 일이 아니라 적절함을 가늠하여 행하기 힘이 들고, 속세의 마음이란 것이 얼마나 속된지 품위를 유지하기란 더더욱 힘든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