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디로 눈을 돌려도 도심 곳곳이 축제 분위기다. 화려한 알록달록함이 아니라 색과 색 사이가 번지는 듯한 그라데이션의 감흥이 축복처럼 여겨진다. 대학교 4학년 11월에 처음 가을을 인지한 이후로 가을이 참 좋다. 더 좋은 건 겨울이지만 가을도 못지 않게 좋다.
이 좋은 가을에 읽을 책이 밀려 있다는 게 가장 큰 축복이다. 언니 옆에 딱 붙어서 공부할 수 있음에도 감사한다.
읽지 못할 책을 빌려 제목만 읽어도 배가 부른 데
삼시세끼 그득그득 밥을 먹고 다니니 관절과 허리가 싫어라한다 ㅋ 오늘 삼시세끼 하는 날. 늘 바다에서 날 것을 잡아 익혀서(대체 왜 시간들여 공들여 익히는지 알수가 없다. 익히는 장면을 볼 때마다 괴롭) 그 좋은 안주를 술 없이 먹는 장면들은 내게 고문이지만 삼시세끼를 틀어놓고 뭔가를 먹을 때 정말 행복하다.
바다낚시가 꿈이어 그런가 그런 장면을 보는 것도 힐링이 된다.
할 일이 태산인데 그냥 술라가 읽고싶어 읽는다. 오늘까지만 농땡이 치고 낼부턴 열공해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