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라리 엄마도 밤잠을 설친 아침. 아이를 시험장소에 데려다 주고, 차가 필요치 않을 것 같아 집에 주차를 하고 전철로 학교에 왔다.

 전철 안에서 <서촌 오후 4시>를 읽느라  한 시간이 어찌 흘렀는지, 내리는 역을 놓칠 뻔했다. 가만가만한 생활글들. 생각이나 글솜씨 모두 어찌나 시원시원한지 속이 다 후련했다. 사고방식나 생활 태도 모두 결단력 있고 줏대가 있어 어찌 살아도 참 타의 모범이 될 분이구나 생각했다.

 

나도 어릴 때 부터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 늘 그리고 싶다라는 생각을 품곤 하였는데, 평생 그리지 않고 살아 온 걸 보면 덜 그리고 싶었던 거였구나.하는 생각도 하며.. 하지만 어느 순간 야외에 앉아 무언가를 그리고 있는 나를 상상해 보기도 하면서 그렇게 <서촌 오후 4시>를 재밌게 읽었다.

 

11월도 중반으로 치닫는 늦가을인데, 어제 오늘은 조금 걷고도 가디건을 벗어야 하는 포근한 날씨였다. 날씨가 좋고, 학교 주변의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나날이 밖으로 나가게 된다. 오늘은 아이들과 함께 평소보다 조금 더 많이 걸어 먼 곳까지 진출했는데, 올 때가 문제였다.

 

예상 못했던 바는 아니지만 현이가 몹시 애를 먹였다. 딱 주저앉아 다리에 힘을 빼고 걸으려 들지 않아 학교까지 데려오느라 진을 뺐다. 하교 시키고 나니, 사지가 늘어지는 게 팔다리가 쑤신다. 딜레마다. 현이는 다리 힘을 길러 줘야 하는데 본인이 저렇게 안 걸으려고 하는 날은 정말 어찌할 도리가 없다. 아무 데나 주저 앉기 때문에 옷도 흙투성이가 되는데, 차로 넓은 잔디밭 같은 데 데려가서 걷기 연습을 시키는 도리 밖에. 어쨌든 그러느라 오늘 하루가 어찌 지나갔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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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5-11-12 16:55   좋아요 0 | URL
쑥님도 자녀분이 오늘 수능시험보는 수험생인가요, 좋은 결과 있으시기를 바래요^^

조선인 2015-11-12 17:28   좋아요 0 | URL
아이가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 얻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