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데리고 한강에 나갔다. 비 온 뒤의 청량한 공기, 뭉게구름 둥실 떠 있는 하늘,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들이 가을을 흠씬 느끼게 해주었다. 나는 봄을 심하게 타는 편인데, 어느 해인가 이른 봄, 사실 차라리 겨울이라고 해야 할  어느 때, 아이들과 쑥을 뜯는 답시고 기차를 타고 임진각까지 다녀 온 적이 있다. 이제 한 두 개 머리를 내밀기 시작한 어린 것들을 쑥이라고 뜯고, 칼바람 부는 논둑에 앉아 도시락을 까먹고 온 그 해 봄. 나는 이상하게 봄을 쉬이 넘겼다.

그 이후로 나는 계절을 앞서 맞이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그래야 이 계절도 오롯이 계절로만 넘길 수 있을 거라고. 암튼 평일에 아이들과 어딘가 나선다는 것은 부담 스러운 일이다. 다음 날 일과가 있기 때문에. 그래도 나는 갔다. 열매란 때가 있는 법이고, 이번 주말에 가면 열매가 달려 있긴 하되, 색깔이 변해 있을 거야..온갖 핑게를 맘 속으로 대며 한강으로 나갔다.

열매도감에서 본 그 보라빛 열매, 좀작살나무(드디어 보고야 말았다!) 찔레열매를 닮은 매발톱(매발톱 나무가 있다는 것도 새로 알았다) 서둘러 오느라 이름을 적어오지 못한 빨간 열매, 해당화와 그 열매는 작은 석류 모양이었다. 아이들은 나뭇잎에 숨은 크고 작은 노린재를 찾으며 탄성을 질렀고, 땅에 떨어진 씨앗을 들을 줍느라 정신이 없었다.  열매들 사이에, 움직이는  열매들이란!

좀작살나무


 

 

 

 

 

 

 

 

 

 

 

매발톱


 

 

 

 

 

 

 

 

 

 

 


?

이름에 홍'자가 들어갔단는 것 밖에..

 

 

 

 

 

 

 

작약씨앗

 

 

 

 

 

 

 

 

 

 

 

범부채꽃 씨앗

 

 

 

 

 

 

 

 

 

 

 

해당화 열매?

 

 

 

 

 

 

 

 

 

 

 

움직이는 열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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水巖 2004-09-14 08:53   좋아요 0 | URL
아이들의 밝은 미소, 가을날의 하늘처럼 푸르고 예쁘네요. 그리고 저 예쁜 색깔들의 씨앗처럼 곱네요.

아영엄마 2004-09-14 19:40   좋아요 0 | URL
우와~ 사진 찍는 솜씨가 대단하신데요.. ^^ 아래 사진은 가르치는 아이들인가 봐요?(설마 모두 참나님의 자녀라는..@@)

아영엄마 2004-09-14 19:43   좋아요 0 | URL
비발님 서재에서 창비와 관련된 설문조사로 응모자 모집중이신데 응모하셨나요?(설문조사해 주면 책 한 권 준대요~)

반딧불,, 2004-09-14 20:34   좋아요 0 | URL
해당화는 씨같아요.

2004-09-14 22:38   좋아요 0 | URL
아니어요 두 명은 우리 아그들이고 셋은 이웃 아그들이어요..전 우리 아그들만 델구 다니는 법이 없다지요...글구 창비어린이 구독자라 아마 설문지로 올 것 같구요, 발빠른 정보 항상 감사하고 언제든 정보 대환영..해당화는 아무래도 씨 같지요..한 개만 따서 쪼개 보고 싶은 걸 꾹 참고 왔습니다..

. 2004-09-15 23:32   좋아요 0 | URL
언제 사진 찍는 비법 좀 전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