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숯불을 머리에 이다."

 

이 구절을 경전에서 만날 때마다 내 머리가 지글지글 타는 끔찍한 형상을 그려보곤 하였는데,

오늘에야 이 말이 주는 뜻의 실마리를 붙잡게 되었습니다.

 

지금 우리 중생들은  붕붕 떠서 삽니다.

그저 눈에 보이는 세계, 눈에 들리는 세계, 상식적인 세계만 보고 살고 있습니다.

또 그것이 전부라고 생각합니다.

온갖 세상사가 머리속에 꽉 들어차 있어서 무겁기가 한량없습니다.

숯불을 머리에 이고 있는 형상이지요.

이름하여 上氣病쯤 되겠군요.

 

우리 인생을 가장 심오하고 성실하게 사신 분들,

예컨대 공자나 석가, 소크라테스, 마호메트, 노자 같은 분들이 결국은 가장 성실하게

인생의 바닥까지 훤히 알고 사신 분들인데 그 분들의 말씀은 똑같습니다.

시대상황이나 중생의 근기에 따라 표현에 있어 약간의 차이는 있었다 하더라도 말입니다.

 

가장 중요한 계명을 묻는 이의 질문에 예수께서 하시는 말씀은 이렇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생명의 근본자리인 하느님을 마음을 다해서 오로지 믿어야 할 것이고,

 그 다음은 자기 이웃을 자기 몸처럼 사랑하라"

 

모든 종교는 이점에서 회통합니다.

 

나의  본래 생명과  우주의 본질,

즉 인생과 천지우주의 근본자리를 항상 생각하고 그 자리에다 마음을 풀어 안주하여야 합니다.

동시에 본래가 하나인 자리, 하나의 차원에서 이웃을 자기 몸같이 사랑하여야 합니다.

그래서 저의 스승이신 다석 유영모선생님은 늘 아버지를 불렀습니다.

 

우선,

똑바로 앉아서 두 손을  무릎에 얹어놓으면 삼각형 자세가 되어 안정감을 주어

편하고 머리가 맑아집니다.

그 다음은...

 

이상이 요 며칠 제 마음에서 떠나지 않고 맴도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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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덕화 2006-01-20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젠가는 꼭 성경을 한번 끝까지 읽어야지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신약의 부분 부분은 읽었지만 전체를 읽지는 만만치 않더군요. 종교라는 담을 허물고 진리를 보는 눈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_()_

니르바나 2006-01-23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덕화님, 참으로 훌륭하신 시각이십니다.
종교라는 울타리는 그릇에 불과하지요.
정작 중요한 것은 그릇으로 경계지워진 虛이기 쉽습니다.
현대와 과학의 이름으로 이 물질문명만 키워 온 것이 또 역사적 사실이지요.
꽃을 꽃답게 해주는 것도 꽃을 아름답게 보여주는 空한 세계가 배경으로 필요하듯이요.
진리를 보는 눈은 결국 空과 虛에 대한 세계를 보려는 태도가 아닐까요.

로드무비 2006-01-25 0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니르바나님, 신새벽부터 님의 반가운 글을 읽네요.
숯불을 머리에 이고 있는 형상이라니, 상상만 해도 뜨겁습니다.
'붕붕 떠서 살지 않겠다'라는 결심을 한 것이 이십대 중반 무슨 책을 읽다가였어요.
일본작가(이시하라 신타로였던 것 같은데)의 소설을 읽다가였는데 이상하게
딱 그런 결심을 했어요.
붕붕 떠서 살지 않겠다!ㅎㅎ
님 페이퍼에서 그 문장을 만나네요.
(올해는 내게 있는 좋은 책들을 차분히 읽겠다는 결심을
뜬금없이 하고 갑니다. 니르바나님의 페이퍼 밑에서...)

편하고 좋은 하루 되시길......

니르바나 2006-01-25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반갑습니다.
바쁘시다 하시더니 새벽에 찾아주셨네요.
그렇지 않아도 로드무비님이 찾아주시지 않아서 허전했는데...
제 말 아시지요. ^^

로드무비 2006-01-25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고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