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숯불을 머리에 이다."
이 구절을 경전에서 만날 때마다 내 머리가 지글지글 타는 끔찍한 형상을 그려보곤 하였는데,
오늘에야 이 말이 주는 뜻의 실마리를 붙잡게 되었습니다.
지금 우리 중생들은 붕붕 떠서 삽니다.
그저 눈에 보이는 세계, 눈에 들리는 세계, 상식적인 세계만 보고 살고 있습니다.
또 그것이 전부라고 생각합니다.
온갖 세상사가 머리속에 꽉 들어차 있어서 무겁기가 한량없습니다.
숯불을 머리에 이고 있는 형상이지요.
이름하여 上氣病쯤 되겠군요.
우리 인생을 가장 심오하고 성실하게 사신 분들,
예컨대 공자나 석가, 소크라테스, 마호메트, 노자 같은 분들이 결국은 가장 성실하게
인생의 바닥까지 훤히 알고 사신 분들인데 그 분들의 말씀은 똑같습니다.
시대상황이나 중생의 근기에 따라 표현에 있어 약간의 차이는 있었다 하더라도 말입니다.
가장 중요한 계명을 묻는 이의 질문에 예수께서 하시는 말씀은 이렇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생명의 근본자리인 하느님을 마음을 다해서 오로지 믿어야 할 것이고,
그 다음은 자기 이웃을 자기 몸처럼 사랑하라"
모든 종교는 이점에서 회통합니다.
나의 본래 생명과 우주의 본질,
즉 인생과 천지우주의 근본자리를 항상 생각하고 그 자리에다 마음을 풀어 안주하여야 합니다.
동시에 본래가 하나인 자리, 하나의 차원에서 이웃을 자기 몸같이 사랑하여야 합니다.
그래서 저의 스승이신 다석 유영모선생님은 늘 아버지를 불렀습니다.
우선,
똑바로 앉아서 두 손을 무릎에 얹어놓으면 삼각형 자세가 되어 안정감을 주어
편하고 머리가 맑아집니다.
그 다음은...
이상이 요 며칠 제 마음에서 떠나지 않고 맴도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