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나의 손은 마이더스의 손이란 말인가.
언제부터인가 내 주위의 전자제품들이 하나 둘 먹통이 되어 가고 있다.
너무 많아서 일일히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인데
최근에는 동시에 다발로 고장을 일으켜서 어이가 다 없다.
이럴 때 쓰는 말인가는 잘 모르지만 부지불식간에 내뱉는다.
"禍不單行이라, 禍不單行이라"
내 작은 손에 스치는 것들이 금덩어리로 변하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손만 살짝 닿았다 싶으면 고장이 나다보니
이로 인해 최근에는 제품구입비 보다 수리비 지출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얼마전에 CD플레이어가 고장나서 DVD플레이어로 음악을 대충 듣고 있었는데
이번에도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모터 구동소리가 심상치 않더니 한쪽 스피커로만 음을 토해낸다.
음악듣는 것이 취미의 전부이다 보니 반쪽짜리 스테레오 음악듣기는 아무래도 고역이래서
아내의 숙제를 도와주고, 갖은 아양을 떨어 위의 CD플레이어를 구입하였다.
온라인 매점의 리뷰를 꼼꼼히 반복해서 읽고 심사에 숙고를 한 후에 이 제품을 선택하였다.
다시 들은 음악소리는 정말로 깊고 그윽하였다.
이제야 고생끝 행복시작으로 제대로 사는 것 같았다.
그러나 지금 저 놈도 내 손을 떠나 멀리 가 있다.
딱 2일간만 감동을 안겨주더니 음반이 튀는 소리를 내는 것이 아닌가.
이쯤되면 마이더스의 완벽한 현신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고장이 나지 않고 너무 오래 사용해서 지겹다는 전자제품이 있으신가요?
현대판 마이더스가 출동하겠습니다. 오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