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 까탈스럽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LA 다저스 최희섭(26)을 칭찬했다.
최희섭이야말로 적극적이면서도 원만한 성품, 올바른 태도를 가진 '된 사람'이라는 요지다.
가뜩이나 타격 슬럼프를 겪고 있는 마당에 독설로 유명한 스포츠라이터 빌 플라스키가 칼럼으로 최희섭의 됨됨이를 평가한 것은 이례적이다.
플라스키 기자의 칼럼 제목은 '최희섭은 어떤 언어로든 열심히 최선을 다한다'이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최희섭의 좋은 면이라고 지적한 것은 영어를 외국어가 아니라 동료애를 확인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잘 이용하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는 데이다.
아무리 좋은 마음을 갖고 있어도 그런 마음을 동료들과 제대로 주고받지 못해 스스로를 클럽하우스의 아웃사이더로 만들곤 하는 상당수의 아시아 선수들을 염두에 두고 쓴 글이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나는 미국에서 야구를 하고 있는 만큼 당연히 영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한 최희섭의 소신을 전하면서 최희섭의 언어습관을 이렇게 소개했다.
'최희섭은 비록 때로는 더듬거리고 때로는 우물거리게 될지라도 자신이 받은 질문에 끝까지 영어로 대답하려고 애쓸 뿐 아니라 동료들과 팬들에 대한 감사의 표현을 마치기 전까지는 영어로 말하려는 노력을 그만두지 않는다.'
최희섭이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난 그저 조용히 있는 외톨이가 되고 싶지 않다"고 말했듯 최희섭은 실제로 어느 팀에서든 인기를 누리는 키 큰 아시아인이다. 현재는 물론 시카고 컵스, 플로리다에서도 그랬다.
최희섭은 비슷한 또래의 선수들과는 스스럼 없이 장난을 치고, 라이벌이 잘했을 때에는 직접 다가가 축하인사를 건낼 줄도 안다. 동료선수의 가족모임에 자주 초대받는 단골손님이기도 하다.
영어뿐 아니라 스페인어를 쓰는 중남미 출신 선수들과 서로 토막영어를 써가면서도 친하게 지내는 노하우를 갖고 있고 중남미 출신 친구도 많다. 99년부터 2002년 8월까지 3년반 동안 마이너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덕이다.
그동안 최희섭을 주로 비꼬는데 주력해온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늦기는 했지만 최희섭의 내면을 호평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마이애미(미국)=류강훈 특파원 hooney@h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