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여 가는 신간들 속에서 용케 살아남아 내 서가의

한 구석에서 나의 손짓을 기다리는 산문집이다.

기대반으로 사들인 산문집 중에는 한 번 읽기가

무섭게 책장 겹겹 속으로 사라지거나, 종이 상자의

책무덤 속 신세로 전락하는데 반해서

이처럼 드물게 생존하여 얼굴맞추기를 해대니

이 놈들은 참으로 행복한 존재들이다.

 

최근에 책을 사들이는 철칙은 딱 한가지.

과연 10년 뒤에도 꺼내 읽을 수 있는 책인가?

산문집은 더욱 철저하게 이 준거틀을 들이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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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4-11-20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화영의 산문집은 저도 읽어었죠. 고급스러운 산문을 구가한다고 해서 상당히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더군요, 근데 전 그 책을 친구에게 줘버렸습니다. 왜냐구요? 그 말을 그 친구에게 주고 나서 들었거든요. -_-;; 요즘의 산문들 정말 고급스러운 거 많이 있는 것 같아요. 우습게 보면 안 되겠더라구요.^^

니르바나 2004-11-20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은 마음씨 고우신 분이시군요.

야박하지만 저는 제 아내 외에는 누구에게도 쉽게 책을 빌려주지 않습니다.

최소한 돈 빌리는 자세로 청하면 그때사 마지못해 응해주지요.

요즘 책이야 흔해빠진 물품으로 취급받지만 저에게 책을 빌리는 사람들은

정승같이 대접받는 제 서재의 책들을 쉬 요구하지 않습니다.

책, 서로 빌려 주어 돌려 읽으면 참으로 좋은 일이지요.

그러나 지금도 아쉬운 일은 그런 생각으로 제 집을 떠난 책(자식)들이 하나도 귀가하지 않아 이제는 다시 보고 싶어도 볼 수 없어서 죽은 자식 뭐 만지는 꼴입니다.

결론은 제 책 욕심이 과하다는 이야기지요.

stella.K 2004-11-20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정말 중요한 책들은 빌려주지 않아요. 하지만 빌려줘도 되는 책들은 빌려주되 다시 돌려 받을 생각은 거의 50%는 포기하고 빌려주죠. 어때요? 저 약았죠? 흐흐.

니르바나 2004-11-20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이 진짜로 약은걸까요?

아니요.

마음 고우신 분이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