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두룩 빽빽하게 나온 게 영화고 앞으로도 나올 것이다.
영화를 즐기는 사람은 하루 밤에도 5, 6편의 비디오를 감상하던데
그리고 나면 이것들이 합성되어 내용이 뒤죽박죽되고
매니아라면 이 정도는 되어야겠지.
그러면 나는 어떤가?
물론 나온 영화중에 알려진 영화는 대부분 보았지만
영화관에서 본 것은 정말 오래 전 일이다.
이상하게 영화관에 가서 예매하고, 줄서고 그런 일이 번거로와졌다.
언제부터인가 생각해보니 VTR이 보급되고, 신작 개봉 후 조금 기다리다보면 비디오샵에 진열되는 일이 빨라지면서 부터인 것 같다.
영화야 영화관에서 보아야 시작 전의 흥분감도 즐기고, 야한 장면에 숨 죽이며 침 삼키며, 극장에 다니는 쥐들도 가끔 보고 뭐 이런 재미가 있겠지만 말이다.

각설하고,
나는 내 인생의 영화 한 10편 쯤 , 아니 3편 정도를 그저 내 인생의 영화로 삼고싶다.
잘 만든 명화야 그야말로 산처럼 많을테고, 기억에 남을 영화가 무지하게 많겠지만
그냥 내가 좋아하는 영화 3편 정도를 선택해서 보고싶다. 반복해서
그 중 한 편은 어릴 적에 본 영화인데 잘 만든 영화도 아니고

그래서 영화史에도 없는 영화라 내 기억속에서만 상영이 된다.
주인공의 춤판속에 나오던 노래, '나나헤이 키스미 굳바이'라는 것도
나중에 커서 안 거지만 내 머리속 영화관에서는 계속 상영되는 영화다.
두 번째가 이 영화인데 작품 설명이야 여기 저기 나오니깐서두 부연해서 말 할 필요없고
그저 運氣生動이랄까 나와 딱 맞아 떨어진 것이다.

이것이 정확한 전후사정이다. 이영화를 좋아하게 된...
해서 한 200번 정도 본 것 같다. 일년 내내 이것만 보았으니까
기억나는 대사는 상우의 아버지인 박인환씨가 아들에게 하는 "열심히 해 임마"다
나 보고 하시는 말씀같이 생각이 된다.
끝으로 무엇이 좋은 영화인가 하는 질문을 하게 되는데 나는 이렇게 말한다.
다 각자의 취향이겠지만 영화를 보고 최소한 잔향이 일주일 정도는 살아남아 자신과 대화하는 영화라야 좋은 영화라 생각한다.

사족이지만 한마디 덧붙이자면,
왜 디비디 가격이 비싼건지 모르겠다.
그림처럼 한 점만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공장에서 똑같은 것을 수도 없이 찍으면서
씨디처럼 생산원가는 무지하게 싼 거로 알고 있는데 도대체 왜 이리 비싼지 모르겠다.
어쨋든 닳지 않아 거의 원형 그대로 재생되니 이 점을 감사해야 되겠지.
한 1,000번 정도 보기위해 한 장 더 구입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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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4-10-26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영화 참 인상깊게 봤어요. 근데 200번쯤 보셨다니...시나리오 쓰시고 영화를 한편 만드셔도 될듯 싶은데요?^^

니르바나 2004-10-26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한 200번 쯤 보면서 깨달은 것은
화면의 플레임들을 아직 다 보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아마 이 영화를 만든 허진호감독도 그럴겁니다.
보통 영화를 보고 있으면 우리는 다 본 것 같지만 어림없는 일이지요.
눈이 보는 것, 귀가 듣는 것, 맛을 보는 것 등
우리가 감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사실은 불완전하다는 겁니다.
제가 이 영화를 반복해서 보는 까닭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