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에 읽은 글 중에 이런 대목이 있다.
911 테러 사건 이후,
미국과 아프카니스탄이 전쟁을 하면서 부시와 빈 라덴이 각각 하느님께 기도했다.
"악의 세력을 물리치고, 신의 뜻대로, 우리에게 승리를 주십시오"
두사람은 각기 자신들이 선택한 일이 하느님의 뜻이라고 확신했다.
두 사람이 '확신하는 신앙' 대신 '의심하는 신앙'을 가졌다면
오늘날 어떤 결과를 가져왔을까.
어쩌면 세계가 경악했던 911테러는 일어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링컨 대통령은 늘 의심하는 신앙을 가졌다고 한다.
남북전쟁 중에도 이 일이 과연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일인지 의심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부관이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각하, 하느님께서 각하와 함께 하신다는 것 모르십니까?"
그때 링컨이 말했다.
"하느님께서 나와 함께 하신다는 걸 의심하는 것이 아닐세.
내가 과연 하느님과 함께하고 있는가 그걸 의심하고 있는 것일세"
한 달여 앞으로 다가 온 새 대통령 선거에서 어떤 후보에게 투표할 것인가 생각하면
이 후보가 적임자라고 선택하기보다는,
정말 이 후보는 안 되겠다 싶어 마음의 부담만 늘어난다.
대통령이 되면 국민들의 가난을 전부 물리쳐 줄 것 처럼
입만 열면 경제타령인 후보들을 볼 때 마다
에이브러험 링컨 대통령의 겸손한 자세를 가르쳐 주고 싶다.
노무현 대통령이 존경하는 분이라 해서 지난 선거판에 유난히 강조했던 기억이 나는데
어찌 이번 후보들은 존경하는 사람으로 거명조차 않는 모양이다.
하기는 노대통령도 입으로만 존경했지
대통령의 품격은 십만팔천리 거리가 있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성숙한 시민사회가 대통령을 만드는 것이니
일인지상의 대통령像은 어찌보면 시대착오적 사고일 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바위 얼굴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선거판을 걱정스레 들여다본다.
과연 우리에겐 언제쯤이나 이런 대통령이 출현해 주시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