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백억 재산가 中 여배우 "재물 대신 깨달음 얻으려 출가"
중국의 유명 여배우였다가 사업가로 변신해 백만장자가 된 천샤오쉬(43) 베이징 스방광고 회장이 최근 머리를 깎고 홀연히 출가해 많은 팬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26일 중국 언론에 따르면 천샤오쉬 회장은 지난 23일 지린성 창춘의 백국흥륭사에서 수계식을 가졌다. 법호는 묘진. 수계식에는 남편이며 베이징 영화학원 출신의 하오퉁 스방광고 사장을 비롯해 연예계 시절 동료 30여명이 참석했다.
남편인 하오퉁 사장도 다음달 8일 광둥성 선전의 한 사찰에서 머리를 깎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오퉁 사장은 “부부로서 인연은 이 정도로 끝내기로 했다”며 “각자 불도를 닦는데 정진하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들 부부는 법률상 이혼 수속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천샤오쉬는 1987년 중국의 유명 소설인 ‘홍루몽’을 TV 드라마로 만든 ‘홍루몽’에 여주인공인 임대옥 역으로 출연해 중국 사람이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인 ‘국민배우’다. 그는 91년 짧은 연예계 생활을 청산하고 사업가로 변신했다. TV 드라마 주인공이라는 이미지 덕을 보기도 했지만 지난 15년 동안 스방광고를 연매출 2억위안(약 240억원) 이상을 올릴 정도의 중견 회사로 키우는 경영 수완을 발휘했다. 그녀의 개인 재산은 수억 위안(수백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2004년과 2005년에는 중국 10대 여성 광고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천샤오쉬는 1999년 친구 차를 타고 가다가 우연히 무량수경 녹음 테이프를 들으면서 마음이 편안해지고 맑아지는 것을 느끼면서 불교에 심취했다고 지인들과 회사 관계자들이 전했다. 그녀는 10여㎡의 소박한 회장 집무실에 불당을 마련했는가 하면 잠자기 직전까지 불경을 들었다. 평소에도 채식만 하고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생활을 계속했다. 회사 관계자는 회장 부부가 재산을 3등분해 속세에 남아 있는 가족과 불교, 그리고 자선사업에 각각 나눠 쓰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출가하기 직전 “사업을 하면서 돈벌기에 전심전력을 다했으나 물욕이 늘기만 하고 인생에 쾌락을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여생 동안 불경을 읽으면서 그동안 저지른 잘못을 속죄하겠다”고 말했다고 한 지인은 전했다. 한편 천샤오쉬 출가 소식에 일부 극성팬들이 동참 출가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등 충격이 가시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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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홍인표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