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친구 송xx는 오늘 날짜로 이사대우로 명받았습니다.
오래 전 일이 생각나는군요.
제가 거주하는 도시의 대학교 화학공학과 졸업을 앞두고
매달 빠뜨리지 않고 만나던 단골 커피숍에서 그날은 우울한 얼굴로 마주 하고 있었습니다.
때는 입사지원철,
소위 잘 나가는 대학이 아닌 지방소재 대학이다보니 지레 주눅이 들었고
지금은 사라져 자취도 찾기 힘든 대학의 낭만에 충실하다보니 당연히 성적은 우수하지 못해
입사 지원서를 적지 않게 쓰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날은 이전과 다른 한담을 나누었습니다.
저를 만나 노느라고 공부하지 못한 친구에게 "공부좀 하지 그랬어" 라고
무책임한 말까지 했으니까요.
결국 다른 친구들이 어렵지 않게 들어가던 대기업에는 입사경쟁률만 높이고
당시에는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중소기업에 입사하는 것으로 사회활동을 시작했지요.
그런데 인간세상사 새옹지마라 했던가요.
잘나가던 친구들은 승진도 빠르더니 IMF시절에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어
퇴직도 빨리 하더군요.
그러나 성실한 제 친구 가늘고 길게 지금까지 자리보전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이사대우를 단다고 겸연쩍게 이야기 하더군요.
여기까지가 위에 작성한 시간이 적혀있는대로
연초에 친구 자랑삼아 써 두었던 페이퍼입니다.
자식이나 마누라 자랑처럼 팔불출에 들어가는 지 확인하지 못했지만
친구자랑도 오십보 백보라 생각이 들어 이 페이퍼를 비공개 글로 저장했었지요.
고등학교 때에는 하도 붙어 다녀서 너희 둘이 연애하냐는 소리를 많이 듣던 친구.
오늘은 제 친구의 생일이랍니다.
그래서 조금 전에 전화로 미역국은 먹었냐고 물으며 축하인사를 건넸습니다.
"친구야, 생일을 축하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