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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알라딘도서팀 > [잡담] 슈렉 2를 보고 난 뒤에 떠오른 그림책들

지난 주 토요일에 장안의 화제가 된 슈렉 2를 봤습니다. 슈렉 2는 디즈니의 세계를 정면으로 꼬집고 있으며 그와 동시에 전통적인 옛이야기들도 뒤집어 놓고 있지요. 슈렉을 면면히 살펴보면 슈렉과 피오나 공주를 제외하고는 우리가 흥부 놀부, 콩쥐 팥쥐처럼 익숙하게 알고 있는 옛이야기의 주인공들이 조연으로 막강하게 활약하고 있습니다.

자. 그 첫번째 주인공. 그 누구도 슈렉 2에서 이 고양이의 글썽거림에 '아, 너무 귀여워!!!!'라고 소리치지 않으신 분은 없을 겁니다. 그 강심장 슈렉도 이 고양이의 글썽거림에 녹아버리지 않았습니까? 세상에 귀여운 것과 원수진 것 같은 슈렉이 고양이를 안고 어르는 장면을 연출하다니... 정말 입이 벌어질 일이지요. 자 이 고양이는 외모만 봐도 척 알 수 있겠죠? 바로 장화신은 고양이입니다.

워낙 널리 알려진 고양이 답게, 장화 신은 고양이를 담은 책들은 많은데요, 그 중에서 이 책의 고양이가 제일 귀엽습니다. 슈렉 2에 나온 고양이와 좀 닮지 닮지 않았나요? 저는 보는 순간 이 책이 떠오르더군요.

자신의 이야기집에서 샤를 페로는 '장화 신은 고양이'의 이야기 끝에 다음과 같은 첨언을 붙였답니다. "방앗간 주인의 아들이, 아주아주 초고속으로, 공주의 마음을 차지한 것은요, 공주의 애타는 시건을 한몸에 받은 것은요. 사랑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데에 옷과 외모, 그리고 심심한 젊은이 어느 때나 그렇게 무심한 수단들은 아니기 때문이랍니다." 하하 뭐든 이쁘게 생기고 볼일이다는 뜻이죠?

 슈렉네 집에 있는 지팡이를 짚고 더듬거리는 눈먼 쥐 세 마리를 기억하시나요? 이 눈 먼 생쥐들은 마더 구스의 너서리 라임에 나오는 생쥐랍니다. 이 그림책은 잔혹한 원래 내용을 유머러스하게 변형한 이야깁니다. 눈 먼 쥐들이 치즈를 훔쳐 먹다가, 꼬리가 잘리는 이야기지요. 

마너 구스에 대해 궁금증이 있으신 분은 http://www.englishsoup.com 사이트로 가서 구경해보세요. 재미있는 내용이 많은 알찬 사이트랍니다. 저도 자주 방문하는 편이지요.

원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See how they run!
They all ran after the farmer's wife,
Who cut off their tails with a carving knife,
Did you ever see such a sight in your life,
As three blind mice?

세 마리 눈 먼 쥐
그 쥐들이 어떻게 뛰어가는지 보세요
쥐들은 모두 농부 마누라의 뒤를 따라 뛰어갔는데,
농부 마누라는 고기용 칼로 그 쥐꼬리를 잘랐어요
그런 장면 지금껏 본 적이 있으세요?
세 마리 쥐가 당한 장면같은 거요.

(출처 : http://www.englishsoup.com )

이 라임은 너무 잔혹해서 아이들에게 부르게해서는 안된다는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오른 노래랍니다. 농부 마누라가 블러디 메리 1세(칵테일 아님!)를 상징한다고 하네요.

자.. 다음은 미션 임파서블의 톰 크루즈 역할을 했던 gingerbread man 니다. 이 이야기도, 영미권에서는 엄청 유명한 라임이지요. Run, run as fast as you can. You can't catch me, I'm the gingerbread man.. 이런 말을 계속 반복하다가 마지막에 여우에게 먹혀 버리는 이야깁니다. -오래 전에 읽어서 누구한테 먹혔는지는 잘 기억이 안나요.  원문은 이렇게 시작하지요.

Once upon a time, a little old woman made a gingerbread man. She put him in the oven to cook.
Soon, the gingerbraed man was cooked.The little old woman took him out of the oven. The gingerbread man jumped up and ran out of the door.

그런데, 나의 궁금증은 커다란 gingerbread man이 물에 풍덩 빠져 점점 가라앉으면서 한 말은 과연 어떤 영화 대사일까요? 제 기억으로는 be a good boy.. 그렇게 들렸는데요. 분명 이 역시 패러디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디즈니가 망쳐놓은 대표적인 캐릭터 피노키오입니다.  저는 이 책을 읽고 내가 그동안 읽은 피노키오 이야기는 도대체 뭐야!! 하고 화를 냈습니다. ㅣ노키오는 상당히 한마디로 이야기하기 힘든 캐릭터인데요, 디즈니 이후의 피노키오는 대중들에게 거짓말하면 코가 길어지는 단순한 캐릭터로 각인되었지요...

 

 

-알라딘 류화선(yukineco@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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