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 라이프
이사카 고타로 지음, 양억관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재미난 이 책을 단숨에 읽어놓고도...미적대고 리뷰를 쓰지 못한 건, 내 우울한 최근의 삶에 자포자기한 채 느끼고 있던 것과 비슷한 감정을 이 책에서 많이 느꼈기 때문일까.

어릴 적, 한때는 꽤나 똘똘했던(그것도 사실 내 생각이지만 --;) 내가 인생이 내 생각처럼, 내 뜻대로 '보랏빛 찬란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부터, 그리고 내가 평범한 한 사람에 불과하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 되면서부터 사는 방식이 바뀌었달까. 인생은 내 의지와 내 계획대로 되는 게 아니더라. 결혼하고, 직장 다니면서 내 뜻대로 사는 게 얼마나 힘든지 절실하게 깨닫고 있는 요즘 너무 우울하고 짜증나서 매일매일 화가 난다. 여기선 설명하긴 힘들지만, 지금 나를 둘러싼 현실은 돌파구가 없다.  나도 한때는 미래를 꿈꾸며 살고 있었는데 말이다...라고 생각하면서 나는 요즘 그저 더 이상 내 인생에 태클이 없기만을 바라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이 책에 나온 '플라나리아 실험' 이야기는 내게 다시 희망이라는 것을 던져주었다고 할까. 그리고, 이 책의 결론(내가 보기엔 중간에 너무 결론이 보이게 작가가 언질을 많이 준 거 같았지만)은 아주 작은 존재, 별볼일 없어 보였던 존재인 우리 모두가 한번 사는 인생, 그래도 의미 있게 사는 게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것이었다. 마지막 문장, '러시 라이프-풍요로운 인생'이라는 것도 그렇고. 그 뒤로 다시 사는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힘든 와중에서도 내 의지로, 내가 원하는 인생을 만들 수 있을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을 수 있으니까라고 믿으면서 말이다. 그렇다고 하루 아침에 다시 내 인생이 활짝핀 것은 아니다. 여전히 나는 우울의 늪에 빠져 있다.

책이, 영화가, 드라마가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되기는 힘들겠지만, 그래도 아주 조금씩 나를 변화시키는 것을 이런 책을 읽을 때마다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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