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플라인 1
볼프람 플라이쉬하우어 지음, 김청환 옮김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5년 8월
평점 :
품절


<퍼플 라인>은 두 권이다. 그리고 각 권당 페이지도 300p가 넘으며 종이 무게도 꽤 나간다.  <다빈치 코드>의 성공 이후 이런 류의 예술사적 재미와 추리물의 재미를 주는 책들이 많아져서 행복한 나로서도 이런 책은 꽤 부담스럽다.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 독자들을 고려한 판형과 책 무게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 책의 첫번째 아쉬운 점이다.

또 이 책은 어떻게 보면 뒤에 실린 에필로그와 결말만 읽어도 이 책 두 권을 다 읽은 느낌이 날 정도로 추리가 약하다. 흡입력이 약하단 이야기. 그림에 대한 비밀스러움에 대한 이야기는 충분히 흥미로웠으나 이를 풀어가는 데 삽인된 많은 이야기들은 산만하다는 생각. 이런 느낌이 강하게 드는 게 원문 탓일까, 번역 탓일까. 개인적으로는 번역 탓이라고 생각된다. 문장이 매끄럽지 않고 번역투의 말투가 많아서 읽을 때 목에 걸리길 자주 했다. 그래서 또 안타깝다.

그것이 내가 이 책을 재미있게 읽었는데도 무언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갖게 하는 가장 큰 이유다. 사람들은 <다빈치 코드>에 대해 폄하하기도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왜 <다빈치 코드>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다빈치 코드>와 비교보다는 슈발리에의 <진주귀고리 소녀> 같은 느낌으로 포지셔닝 했어야 했다. 그런데 슈발리에의 작품과 이 작품의 다른 점은 앞서 보았듯이 이 책은 방대한 역사까지 곁들여 산만하단 생각이 들고 슈발리에의 작품은 단 하나의 코드로 그림에 대한 비밀을 살폈기 때문일까. 슈발리에의 소설이 좋았던 것은 무언가 고급한 소설을 읽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도 강한데(지적 자극도 있고), 이 책은 지적 자극은 충분하나  무언가 고급하다는 독자의 욕구를 채워주진 않는다. (흠, 이게 뭔 소리야! --;;)

어쨌거나, 재미있게 읽었으나 아쉽게도 2% 부족한 책이었다. 내용이나 그 밖의 좋은 점은 다른 알라딘 리뷰어들이 많이 써주었으니 나는 단점만 지적해보았다. 아, 그리고 덧붙여 '퍼플 라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역자 후기나 작품에 대한 국내 미술평론가의 또 다른 평을 실어주었거나 했으면 좋았을 걸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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