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 핀 해바라기 크레용 그림책 28
제임스 메이휴 지음, 사과나무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01년 8월
평점 :
절판


올해 대작 미술 전시회는 주로 인상파 화가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현재 앙코르 전시중인 <반 고흐에서 피카소까지>(소마미술관, 5월 20일까지), <만종과 거장들의 영혼전>(예술의전당, 9월 2일까지), <빛의 화가 모네전>(시립미술관, 6월 6일~9월 26일까지)... 이런 미술 전시회에 아마도 한번쯤 아이들을 데리고 다닐 기회가 있을 듯 하다.

개인적으로도 인상파 화가들을 좋아하기 때문에, 태교 삼아 뱃속의 아이도 좋아해주길 바라며 얼마 전 <반 고흐~>전시회를 다녀왔다. 그림을 보면서 내가 아는 몇 가지 미술사 이야기라든가 미술 상식을 태담으로 들려주며 재미있게 관람하고 돌아왔다. 그리고 나니, 아이들이 볼 만한 인상파 관련 책이 무엇이 있을까 찾게 되었다.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우리 아기가 보기엔 너무 이르지만, 평점도 좋고 내용도 흥미있을 것 같아서 <미술관에 핀 해바라기>를 구입하게 되었다. 책이 도착하자마자, 뱃속의 아기에게 들려주었다.

책을 구입할 때는 내가 너무 오버하는 엄마인가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막상 책을 읽으니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달리 교육적인 내용이 강하지 않고, 흥미있는 '스토리' 때문에 그림은 부수적인 것이 되고 어느새 이야기에 빠져들게 되었다.  어른들의 눈에는 그저 명작일 뿐인데, 아이의 눈에 비친 그림들은 조금 달리 보이는 것 같다. 마치 기차역 9 1/2에 있는 호그와트 마술학교에 가는 플랫폼처럼 판타지적 요소가 있어 어른인 내가 봐도 너무 재미있었다.

르네 마그리뜨의 작품이 대입 논술시험에 나오고 나서, 요즘은 미술 전시회에 가보면 논술학원이나 논술 선생님과 함께 그림 '공부'하러 나온 아이들이 참 많다. 그렇게 그림을 보는 게 아니라 '공부'하는 것으로 인식하게 되면, 그림을 보는 재미를 놓칠까봐 안타깝다. 아마 그림을 논술의 한 영역으로 보는 것이 붐이 되고 나면, 더 어린 연령에까지 그림 '공부'가 유행이 될 것이다.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그래도 미술관에 다녀온 우리 아이가 무언가 느끼는 바가 있길 바란다면 딱 읽기 좋은 책이 바로 이 책이지 않을까.

흥미도 잃지 않으면서도 또 미술관에 가고 싶게 만드는...그런 책이다.

ps: 우리 아기가 읽으려면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아 좀 아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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