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는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
라는 말을 했어. 어떤 존재, 즉 사람이 하는 말이 곧 그가 속한세계라는 뜻이야. 만약 ‘시골뜨기‘나 ‘짭새‘ 등의 단어를 쓰는사람을 만났다면 그의 정신이 머물고 있는 집이 지역과 직업에대한 편견으로 가득 차 있다고 생각해도 될 것 같아. 애정이 있다면 그가 그 좁은 집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한마디 해 주는 것도 좋겠다.
"당신이 쓰는 말이 곧 당신의 존재를 말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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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고나, 예리! 특서 청소년문학 22
탁경은 외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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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고나’ 하니 요즘 유행하는 드라마가 떠오른다구요? 드라마 열풍이 대단하긴 하더라구요. 초중등생들이 보기에는 자극적이라 염려되는 면이 있습니다.

생명보다 돈이 우선이고 사회 각계층의 문제적 인간, 문제적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게임 한 판에 인생 역전을 꿈꾼다는 이야기는 게임마다 숨은 메타포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 잘못된 가치를 심어주는 게 아닐까 걱정이 앞서네요.



일단, 이 책 제목의 ‘달고나’는 설탕을 녹여 만든 과자는 아니구요. 달리는 고등학생 나예리의 줄임말이에요. 나예리는 자퇴를 하고 싶어합니다. 이유를 묻는 엄마에게 할 말은 없어요. 사실 예리도 그 이유를 잘 모르겠거든요. 자퇴 이유를 찾아 와야 허락한다는 엄마. 예리는 다음 날 등교길에서 부터 이유를 찾기 시작합니다.



너무 가파른 등굣길, 입학 때부터 그 길이 너무 힘들었어요. 자퇴 이유로 엄마한테 말했다간 한 방이 까일 것 같아 일단 패스, 교실에 들어서니 예리 자리만 비어있네요. 나하나쯤 없어져도 신경도 안 쓰는 37명의 아이들. 그리고 결정적으로 예리는 친구가 없어요. 그런데 신기합니다. 자퇴를 하기로 결심하고 나니 모둠 숙제에 귀찮은 역할도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맡게 되고 그 숙제를 하며 이전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우연한 기회에 달리기를 시작한 예리는 그 달리기 덕분에 달라집니다.



이 책은 다섯 명의 작가가 스포츠를 주제로 쓴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스키타기를 좋아하던 공민아는 선수 생활까지 하다가 포기했어요. 최고가 되지 못할 것 같았고 집안 형편도 넉넉하지는 않았구요. 오빠에게 스키를 가르쳐주러 갔던 날, 슬로프에서 느낀 설렘. 끝까지 해보지 못하고 포기한 것이 마음을 무겁게했어요. 기상 이변으로 온 세상이 눈으로 덮힌 그 날, 민아는 혼자 스키를 타고 할머니 댁을 향하며 결심합니다. 좋아한다는 이유 만으로 도전해보기로요 <스키를 타고 싶어>



아빠는 유명 야구 감독이고 민호는 잘 던지는 중학생 투수였습니다. 아빠가 감독인 명문 야구 고등학교 팀에 진학하면서 민호의 탄탄대로에는 문제가 생겼습니다. 타고난 구력의 준빈이의 등장과 민호의 볼이 마구가 되어 버렸기 때문이지요. 노력보다 타고난 실력인가…… 자괴감에 빠지기도 하지만 민호는 매일 연습합니다 <마구>



외로움을, 남과 다름을 축구로 풀어가는 <나는 스트라이커> 속 김빛나와 조소현까지



힘들고 어려운 순간을 견디게 해주는 힘은 다름 아닌 운동이었습니다. 쓰러질 것 같은 순간, 다시 읽어나서 도전하면 된다는 힘을 얻은 이 친구들은 드라마 오징어 게임 속 어른들과는 다른 삶을 살아갈 것이라 믿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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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미워할수록 내가 미워진다……. 나는 입을 꼭 다물었다. 내 마음을 들킨 것 같아서다. 나는 나를 징그럽게 바라보는눈이, 수군대는 입이 정말 싫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 아이들이 원망스러울수록 나도 나 자신이 미워졌다. 마치, 아이들이나를 싫어하는 게 내 탓인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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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 신호등이 켜진다. 버스가 횡단보도 앞에 멈춰 선다. 젖은 아스팔트 위로 눈이 내려앉을 때마다 그것들은 잠시 망설이는 것처럼보인다. 그럼……… 그래야지……… 라고 습관적으로 대화를 맺는 사람의 탄식하는 말투처럼, 끝이 가까워질수록 정적을 닮아가는 음악의 종지부처럼, 누군가의 어깨에 얹으려다 말고 조심스럽게 내려뜨리는 손끝처럼 눈송이들은 검게 젖은 아스팔트 위로 내려앉았다가 이내 흔적없이 사라진다.

하나의 눈송이가 태어나려면 극미세한 먼지나 재의 입자가 필요하다고 어린 시절 나는 읽었다. 구름은 물분자들로만 이뤄져 있지 않다고, 수증기를 타고 지상에서 올라온 먼지와 재의 입자들로가득하다고 했다. 두 개의 물분자가 구름 속에서 결속해 눈의 첫결정을 이룰 때, 그 먼지나 재의 입자가 눈송이의 핵이 된다. 분자식에 따라 여섯 개의 가지를 가진 결정은 낙하하며 만나는 다른결정들과 계속해서 결속한다. 구름과 땅 사이의 거리가 무한하다.
면 눈송이의 크기도 무한해질 테지만, 낙하 시간은 한 시간을 넘기지 못한다. 수많은 결속으로 생겨난 가지들 사이의 텅 빈 공간때문에 눈송이는 가볍다. 그 공간으로 소리를 빨아들여 가두어서실제로 주변을 고요하게 만든다. 가지들이 무한한 방향으로 빛을반사하기 때문에 어떤 색도 지니지 않고 희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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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이 풍부해서 인상적인 여자였다. 낯선 이의 손과 발을들여다보는 일이 익숙한 사람과 낯선 이에게 손과 발을 내맡기는 것이 어색한 사람이 마주 보고 앉아 일은 진행되었다.
손톱과 발톱에 하나씩 분홍빛이 물들었다. 밖에서는 저무는태양이 여전히 뱅글뱅글 돌고 있고 안에서는 선풍기 바람이뱅글뱅글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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