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성술 살인사건
시마다 소지 지음, 한희선 옮김 / 검은숲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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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신본격 추리의 시작을 알린 작품이자 트릭 그 자체로 전설이 된 작품. 시마다 소지 작가의 데뷔작이자 인생 최고의 역작. 그 놀라운 작품이 개정판으로 나오는군요. 반드시 읽어야할 필독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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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 악몽과 계단실의 여왕
마스다 타다노리 지음, 김은모 옮김 / 한겨레출판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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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그놀리아 거리, 흐림』 

첫 번째 악몽은 악의가 깃든 경솔한 행동 하나가 엄청난 재앙으로 돌아온다는 이야기이다. 다분한 취기에 군중 심리까지 더해져 자살 시도자를 만류는커녕 오히려 부추겨 사망케 한 한 남자에게 커다란 위기가 닥친다. 뛰어내리려는 자와 무조건 막아야 하는 자의 숨막히는 기싸움...시종일관 손에 땀을 쥐는 흡입력있는 스토리 그리고 강렬한 여운까지...제35회 소설추리 신인상 수상작답게 재미와 완성도가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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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깨어나』

두 번째 악몽은 힘없고 불쌍한 알바생에게 찾아온다. 여성들만 노리는 묻지 마 상해 사건의 용의자와 인상착의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그리고 백수 알바생이란 변변찮은 신분 때문에 여성 속옷 도둑으로 오인받고, 이웃의 의혹의 눈초리를 받으며 급기야는 자경단의 24시간 철통 감시속에 놓이는 처량한 신세가 된다. 욱하는 마음에 여성에게 달려들고, 자경단을 골탕 먹이기 위해 쇼까지 벌이며 만신창이가 되지만...병실의 알바생에게 돌아오는 것은 청천벽력같은 진범의 아련한 고백이다. 이 모든 것이 단순한 악몽이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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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꽃은 시들지 않는다』

세 번째 악몽은 25년 전 학창 시절, 세 친구가 범죄를 모의하면서 왕따 급우를 범인으로 몰아 자살케한 사건으로 시작된다. 조카를 잃은 외삼촌은 핏빛 복수를 맹세하고, 세 동창이 절대 지켜야 할 것(가족)이 생겼을 때 드디어 복수의 마수를 뻗는다. 외삼촌의 의도대로 결국 자신과 가족의 안위를 위해 동창들은 서로에게 칼을 들이미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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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실의 여왕』

맨션 7층과 8층 사이 층계참에 여자가 쓰러져 있다. 12층에 사는 여성이 엘리베이터 앞의 마주치기 싫은 이웃 할머니를 피해 계단을 이용해 내려오다 발견하지만 이내 머뭇거린다. 같은 층에 사는 여자로 서로 사이가 안 좋다. 신고하자니 귀찮고, 도움을 요청하자니 번거롭고, 그냥 지나치자니 찝찝하다. 그러다 맨션 입구에서 쓰러진 여자의 스토커를 만나면서 일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간다. 극단의 이기주의가 낳은 블랙 코미디같은 추리 서스펜스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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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결한 문체와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 거기에 달달한 교훈까지...정말 몰입해서 재밌게 읽었다. 페이지가 줄어드는게 아까울 정도로 짧은 단편 네 편만 실린게 너무 아쉽다. 평화로운 일상을 뒤흔드는 네 가지 악몽같은 사건들...비록 타인에 의해 발생되지만 그 시발점은 과거 자신의 사소하고 경솔한 행동에서 기인한다. 무심코 또는 장난으로 행한 행동 하나가 그런 어마어마한 비극을 초래하다니...그야말로 자업자득, 인과응보이다. 세상 착하게 살고 볼 일이다. 오늘부터라도 나 자신의 말과 행동이 타인에게 깊은 상처를 주지는 않았는지 반성하고 돌아봐야겠다. 그나저나 마스다 타다노리라는 작가, 글을 군더더기없이 핵심만 끄집어내서 재미나게 잘 쓴다. 데뷔작이 이 정도이니 다른 작품들도 어서 만나봤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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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가 웃는 순간
찬호께이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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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극장가를 보면 어린이와 가족을 상대로 한 헐리우드발 SF 판타지 블록버스터 영화가 제법 인기리에 상영된다. 이 책은 그러한 판타지 영화의 성인 버전쯤 될까? 거기에 오싹한 호러와 정교한 추리가 어우러진...그 유명한 '해리 포터 시리즈'에 빗대면, 이 책의 제목을 주인공 아화를 내세워 "아화와 노퍽관의 7대 불가사의" 좀 더 풀어쓰면, 아화와 그의 기숙사 친구들이 체험하는 노퍽관 일곱 개의 불가사의를 둘러싼 신비하고 공포스러운 모험담쯤으로 해석하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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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9년, 이스트베스 경의 악마 소환 주술 의식과 대화재 사건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아화와 기숙사 친구들이 노퍽관 지하에 여전히 남아있는 문제의 주술이 행해졌던 방을 견학하면서 본 궤도에 오른다. 옛 주술 의식의 현장을 답사한 이후로 기숙사 친구 한 명이 사라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이 발생하고, 남은 사람들은 사라진 친구를 찾기 위한 신비하고 공포스러운 모험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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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퍽관 7대 불가사의라는 기숙사 괴담을 토대로 사건의 중심에 한 발짝씩 접근하지만 그때마다 책상에 잡아먹히고, 귀신에 잡혀가고, 거울에 빨려 들어가는 등 악마의 원념이 깃든 온갖 초자연 현상들로부터 친구들은 한 명씩 계속해서 희생되어 가고....과연 이 모든 것을 설계, 지휘하는 악마의 정체를 알아내 그 악령으로부터 친구들을 구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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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화와 친구들이 악령과 맞서는 내내, 노퍽관 기숙사의 모든 구조가 시시각각 제멋대로의 형태로 변형되는 것이 마치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의 환상적인 4차원 그래픽을 보는 듯하고, 시공간과 차원을 넘어 다른 차원의 나를 물끄러미 회상하며 바라보는 장면에서는 SF 대작 <인터스텔라>가 떠오르기도 한다. 또한, 나무에 매달린 수많은 시체나 땅속에서 솟아나는 무수한 시체들의 팔, 아가리를 드러내며 집단으로 달려드는 시체의 무리를 볼 때면 이토 준지의 공포 만화를 보는 듯 섬뜩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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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친구들의 많은 희생 속에 가까스로 살아남은 자들이 모여서 드디어 밝혀내는 이 모든  공포스럽고 불가사의한 현상의 정체와 원인 그리고 그 중심에 선 인물...판타지 호러 모험소설로 흐르던 이야기에 추리소설로서의 빛이 발하는 순간이다. 그리고는 마침내 사건의 배경과 악령의 정체를 알아낸 주인공 아화는 마지막 힘을 짜내 악마의 중심부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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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 읽으니 정교한 추리와 섬뜩한 호러가 어우러진 판타지 모험 영화 한 편을 감상한 느낌이다. 아화와 친구들 덕분에 현실 세계에서 접하지 못하는 신비하고 짜릿한 모험을 스펙터클하게 즐겼다. <13.67>, <망내인>, <S.T.E.P>등에서 컴퓨터 전공자답게 고도의 정교하고 논리적인 추리소설을 발표한 작가가 이런 초현실 세계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 호러물을 썼다는 게 신기하기만 하다. 예전 시마다 소지 작가가 "무한대의 재능을 가진 작가"라고 극찬했듯이 정말 찬호께이 작가의 다재다능한 재주는 끝이 없어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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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 코드
설혜원 지음 / 지금이책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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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독특한 스타일의 작품이다. 마치 영미권 기업 스릴러 제목 같은 이 책은 설혜원 작가의 데뷔작으로, 일곱 개의 단편이 실린 미스터리 작품집이다. 책을 다 읽어보니 크게 두 가지 특성이 눈에 띈다. 그런데 그게 그리 긍정적인 요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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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이 책의 1,3,5,7번째 단편은 어느 정도 대중적이지만 2,4,6번 단편들은 결코 대중적이지 않다. 문장도 어렵고 내용도 어렵다. 소재와 흐름이 추상적, 관념적으로 흘러서 내용 파악에 애를 먹는다. 거기에 미스터리적 효과도 별로 없다. 읽는내내 집중하기가 힘들었고 그래서인지 재미를 찾기도 어려웠다. 반면에, 표제작 <클린 코드>부터 <독서실 이용자 준수사항>, <자동판매기 창고>, <월광> 이 네 편은 문장도 쉽고 내용도 재밌어서 만족스럽게 읽었다. 특히 <자동판매기 창고>와 <월광>은 제법 본격 추리와 스릴러의 재미까지 더해져 '베스트 투'로 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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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미스터리 심리 스릴러를 표방한다고 하지만 일부 단편에서만 그렇게 보였을 뿐 전체적으로 미스터리의 색채가 약하다. 추천인의 말대로 장르소설보다는 본격소설의 특성이 더 강하다. 즉, 미스터리 기조에 문장력을 입힌게 아니라 화려한 문장미학을 베이스로 한 본격 소설에 미스터리를 약간 가미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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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이력을 보니 문예창작학을 전공하고 비평이론에도 능한 문학박사 출신의 재원이다. 그래서일까? 대중 소설을 쓰기에 너무 오랜 세월 정통 문학에 매진해 온게 아닐까? 책을 읽는내내 성악을 전공한 사람이 대중 가요를 부른다는 느낌을 받는다. 대중 가요는 대중 가수가 대중 가요 창법으로 불러야 제맛인데 성악 전공자가 클래식한 창법으로 부르면 그 맛은 떨어진다. 이 책이 바로 그런 느낌이다. 일본 인기 추리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는 내용도 재밌지만 일단 문장이 술술 읽힌다. 지극히 대중 친화적이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겠지만 좀 더 대중적인 친숙한 문체와 부담없이 편안한 내용으로 독자와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거기에 미스터리적 재미를 왕창 첨부시키면 더욱 좋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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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 속 남자 ㅣ 속삭이는 자
도나토 카리시 지음, 이승재 옮김 / 검은숲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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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지금 리뷰를 쓰면서도 어안이 벙벙하다. 내가 과연 뭐를 읽은 거지? 마지막 장의 반전과 충격으로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그럼 앞의 이야기는? 여태까지의 줄거리는? 바로 첫 장으로 돌아와 박사와 사만타의 이야기를 다시 읽어도 도통 그 진위와 실체를 모르겠다.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혼동의 세계에 빠져 있는 내가 정말 <미로 속 남자>가 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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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이탈리아 범죄학자 출신 소설가인 도나토 카리시의 작품은 네 번째이다. 타인의 잠재된 악의를 부추켜 살인을 선동하는 천재적 살인마가 등장하는 <속삭이는 자>, 과거에 실종된 사람들이 돌아와 연속해서 살인을 저지르는 <이름없는 자>, 폐쇄된 알프스 산악마을을 배경으로 실종된 소녀의 행방을 추적하는 <안개 속 소녀> 그리고 이 작품 <미로 속 남자>이다. 옮긴이의 말을 빌리면 이 책이 속삭이는 자의 세 번째 시리즈라 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외전격으로 보는게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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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 열세 살의 나이로 실종되었던 소녀가 살아 돌아오자 처음 사건을 수임했던 사립 탐정이 그녀를 납치, 감금한 범죄자 일명 '버니'를 추적하는 얘기이다. 그녀가 박사에게 들려주는 미로 속 이야기부터 시한부 인생을 사는 사립 탐정이 아픈 몸을 이끌고 악전고투하며 사소한 단서로부터 조금씩 범인의 실체에 접근해 가는 일련의 수사 과정이 시종일관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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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범죄자 버니의 체포로 일단락될 것 같은 이야기가 마지막 장에서 혼을 빼놓을 정도의 대반전이 일어난다. 마지막 장과 첫 장을 다시 읽어도 그 유기적인 연결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머릿속 세상인지 그리고 게임과 실체의 경계가 어디인지...누구라도 붙잡고 이 책의 정확한 스포일러에 대해 묻고픈 심정이다. 어쨌든 독자를 놀래키는 재주가 있는 작가다. 마침 올해 10월경 작가가 직접 메가폰을 잡아 영화로 개봉한다고 하니 나중에 기회되면 제대로 확인해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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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9 10: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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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9 14: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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