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다의 창 노블우드 클럽 6
존 딕슨 카 지음, 임경아 옮김 / 로크미디어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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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추리소설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모싸이트의 올해의 추리소설 투표에서 당당히 1위를 달리길래 급구매한 존 딕슨 카의 <유다의 창>. 1938년 출간된 밀실 트릭을 다룬 고전 법정 추리소설이다.

간단한 줄거리를 보면 문과 창문이 모두 잠긴 밀실에서 얘비 장인은 살해된 채 발견되고 그 방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졌던 예비 사위는 졸지에(?) 살해범으로 몰리는데...이 책은 초반부 단 몇 페이지로 사건 현장을 보여줄 뿐 나머지 300여 페이지는 피고인 예비 사위의 유,무죄를 검증하기 위한 검찰측과 변호사측의 치열한 법정 공방에 모든 것을 할애한다.

325페이지의 길지 않은 분량이지만 <붉은 오른손>이나 <네번째 문>등의 고전과는 다르게 이 작품이 나에게는 결코 수월하게 읽히지는 않는다. 물론 재미가 없어 그랬다는 얘기가 아니다. 사건은 단순하지만 그 풀어가는 과정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복잡하고 난해하다.  

거기에 혼란스러운 호칭, 예를 들어, 주요 등장 인물인 제임스 캐플런 앤스웰은 때로는 지미, 짐 또는 단순히 캐플런으로, 그 사촌인 레지널드 왠트워스 앤스웰은 레지, 렉 때로는 캡틴 앤스웰 등 다양하게 불려져 혼동을 가져온다. 여기에 법정씬에서 "증인은 피고와 고인이 함께 "같은 대사만 나오면 거기에 등장 인물을 대입하느라 머리에 쥐가 난다.

또한, 대리석 맨틀피스, 컷글라스 디캔터 (와인 블리딩을 위한 기구), 소다수 사이펀, 윈치, 오늬등 생소한 단어들까지 (물론 그 정점은 '유다의 창'이겠지만) 등장해서 가뜩이나 복잡한 법정 추리 장면을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물론 이런 것들이 고전 서양 추리소설 특유의 맛이란 점을 부인하지 않는다.

이 책은 범인의 의외성이나 반전에 중점을 두지 않는 대신 밀실 트릭 해결을 중점으로 자칫 복잡해 보일 수 있는 사건을 실타래 풀듯 하나하나 차분히 벗겨 나가는 것이 인상적이며, 마지막 장에서 주인공 헨리 메리베일경의 친절한 해설을 들으니 그제서야 뿌연 안개가 걷히고 사건의 모든 윤곽이 한 눈에 들어오는 것 같다. 앞페이지로 책을 넘겨 잘 이해하지 못한 주요 부분만 다시 읽어본 후에 머리 별로 안써도 술술 읽히는 일본 미스터리 한 권 집어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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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 밑 남자
하라 코이치 지음, 권남희 옮김 / 예담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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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렇게 재밌을 수가...아무런 기대도 안했는데...대박이다... 

저자와 책 내용에 아무런 정보도 없던터라 표지를 보니 왠지 유머스러워 보이는 반면 제목은 왠지 공포스러워 '유머에 기반을 둔 가벼운 공포소설인가?' 하며 첫 장을 펼쳤는데.....아~ 이런 심오하고 기발한 작가의 세계가 있다니...그저 놀랍고 감탄했습니다. 늘상 본격 및 사회파 추리물 같은 종류만 탐독하던 제게 이러한 유형과 발상의 작품은 신선한 충격 그 자체입니다. 

이 책은 표제작을 포함 다섯 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단편마다 회사일에 쫒기느라 가족에게 버림받고 결국 자신에게도 버림받는 불쌍하고 나약한 회사원이 등장합니다.  거기서 파생되어지는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놀라운 반전, 통쾌한 복수, 전쟁 선포, 새로운 패러다임 출현, 가슴 뭉클함 등등......다섯 개의 에피소드를 모두 읽어갈 무렵에는 아쉬운 맘에 '한 오십 개쯤 수록되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이 책을 재미없다고 하신다면 더 이상 추천해드릴 책이 없습니다"라는 띠지에 적혀있는 문구....정말 맞습니다. 재미있을뿐더러 책을 덮은 뒤에는 잔잔한 여운까지 던져줍니다. 현대 사회를 바쁘게 살아가는, 지쳐있고 힘없는 샐러리맨들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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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자살 미스티 아일랜드 Misty Island
도진기 지음 / 들녘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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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들보다 퀄리티 및 완성도가 진일보했네요. 대만족.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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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문기담 - 추리편 김내성 걸작 시리즈
김내성 지음 / 페이퍼하우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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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탐정록>,<마인>, <연문기담> 이렇게 세 권의 한국 추리소설을 사서 먼저 <경성탐정록>을 재밌게 본 후 이번에는 <연문기담>이란 책을 집어들었습니다. 페이퍼하우스에서 만든 김내성 걸작시리즈 추리편으로 아담한 사이즈에 부담없는 가격(8,500원)입니다. 비록 1935~6년경에 쓰여진 오래된 작품이지만 과연 한국 최초의 추리소설 작가의 작품은 어땠는지 무척 궁금하더군요.  

책에는 중편 한 편과 단편 네 편이 실려 있습니다.
먼저 표제작인 <연문기담>은 김내성 추리소설은 이런거다~라는 맛배기라고나 할까요? 남녀간에 오가는 러브레터를 이용한 피식~ 웃을 수 있는 가벼운 단편이더군요. 역시 압권은 두번째 단편 <타원형의 거울>이었습니다. 예전에 읽었던 작품인데 다시 읽어도 넘 재밌네요. 요즘 작품들과 비교해도 전혀 뒤쳐지지 않는 완성도 높은 수작이었습니다. 유일한 중편 <가상범인>도 무척
특이했습니다. 추리소설에 연극 대사와 신비한 모험을 버무려서 읽는데 색다른 맛이 있더군요.
<벌처기>도 지금 기준으로 보면 시시한 감이 없지 않지만 나름 읽는내내 흥미로웠고 괴도 그림자가 등장하는 <비밀의 문> 역시 눈치채기 쉬운 반전이었지만 재밌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요즘 기준으로 보면 트릭도 대단치 않고 대사나 배경에서 구닥다리 고전 느낌이 팍팍 들긴 하지만 한국 최초의 추리소설 작가의 작품은 이랬구나를 맛볼 수 있는 무척 즐거운 독서였습니다. 일단 단편으로 김내성의 작품 세계를 맛봤으니 이제 심호흡 한 번하고 그의 걸작 <마인>을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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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연애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18
마키 사쓰지 지음, 김선영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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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출판사 책 소개와 "제9회 본격미스터리대상 수상작"이라는 이유만으로 구매해서 읽었습니다. 먼저 요즘 일미책들이 판형이 작은데 반해 이 책은 시원스레 커서 마음에 듭니다. 다 읽은 첫 소감은 일단 본격미스터리대상 받을 자격이 충분히 있다 입니다. 저같아도 대상 주겠습니다. 그만큼 퀼리티가 매우 높은 수준있는 미스터리 작품입니다. 그러면 굉장히 재밌냐? 하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라는 것이 솔직한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듯...합니다.

이 책은 주인공인 한 화가의 출생부터 임종에 이르기까지의 연애, 사랑, 복수등을 그린 대서사시로 440여페이지 분량의 책 속에 패전 직후부터 현재까지의 시대상을 포함 수많은 얘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크게 보면 대하 드라마에 추리, 미스터리 그리고 연애소설을 군데군데 적절히 섞어놓았다고나 할까요.

그 중에서도 이야기의 핵심인 세 건의 살인사건 발생과 전개 과정이 무척 흥미로웠고 마지막 탐정이 등장해서 사건을 해결하는 부분도 무척 만족스러웠습니다. 특히 마지막 반전은 이 책의 하이라이트입니다.

하지만 단점이 없는 게 아닙니다. 바로 긴장감이 이어졌다 끊어졌다를 반복한다는 거죠.
초반부 소년 소녀의 애틋한 연애 감정에 이은 살인사건으로 긴장감이 고조되다가 20년이 흐른뒤 새로운 등장인물과 새로운 얘기가 등장하면서 고조됐던 긴장감이 눈녹듯 사라집니다. 그러다 이야기가 탄력을 받아 두번째 사건이 생기면서 다시 긴장감이 올라오고..이러기를 책 끝날때까지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합니다.

자극적이고 내용 복잡하지 않게 술술 단숨에 잘 읽히는 책을 좋아하는 분에게는 글쎄요..이고,
추리와 미스터리 그리고 연애소설을 기반으로 서사적이고 퀄리티있는, 그래서 책 덮은 후에도 뭔가 여운이 있는 그러한 미스터리를 찾는 분에게는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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