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바람 진구 시리즈 4
도진기 지음 / 시공사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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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본격추리소설의 대표주자" 도진기 작가의 신작이다. '백수 탐정' 진구 시리즈 네 번째 작품인데 구성과 전개면에서 기존작들과 조금은 다르다. 지금까지 작가의 작품은 모두 읽었는데 (최근작『악마의 증명』제외) 이 작품은 추리소설이라기보다는 범죄드라마에 가깝다. 요즘 아수라, 베테랑, 범죄와의 전쟁, 재심같은 범죄드라마 형식의 영화가 극장가에서 인기인데 나름 그런 추세에 편승한 느낌도 들고....

이번 작품은 진구의 중학 동창이자 라이벌인 연부가 비서로 근무하는 대형 투자전문회사 회장의 피살사건을 다루고 있다. 거기에 연계해서 진구의 어두운 과거가 등장한다. 10년전 중국 실크로드 탐사 과정에서 아버지를 잃은 일, 그로 인해 사춘기 진구의 인격 형성과 삶의 궤도가 급수정되서 오늘에 이르는 일, 등등. 

도작가의 기존 출간작을 되집어 보면, 데뷔작인『붉은 집 살인사건』과『라 트라비아타의 초상』같은 초기작들은 메인 트릭을 중심으로 사건의 진상과 범인을 추적하는 본격추리소설로 출발했다. 그러면서『정신 자살』『유다의 별』에서는 그런 기조를 유지한 채 스케일이 커지고 이야기가 더 깊고 풍부해졌다.

하지만 트릭의 개발이 난관에 부딪혀서일까. 최근작들인『모래 바람』,『악마는 법정에 서지 않는다』,『가족의 탄생』을 보면 트릭과 반전의 본격추리보다는 작가의 전문 법률 지식을 십분 이용해서 드라마적 긴장감을 극대화하는 탄탄한 스토리텔링에 보다 포커스를 맞추는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웰메이드 범죄드라마 한 편을 감상하는 재미는 쏠쏠하지만 반대로, 트릭과 반전의 본격추리를 즐기는 맛은 떨어진다. 

이 작품 역시 실제 사건은 책 후반부 2/3 지점에서 발생하고 범인은 바로 다음 페이지에서 밝혀진다. 즉, 사건과 범인이 중요한게 아니고 이를 둘러싼 등장인물들간의 인간 관계가 핵심이다. 진구와 연부가 성인이 돼서 재회하는 책의 초,중반부는 추리소설 맞나? 싶을 정도로 밋밋하게 흘러간다. 그 평이함을 10년전 실크로드 탐험기가 커버한다. 중국 실크로드 탐험 당시 오지의 허허벌판 사막에서 차는 고장나고 마실 물도 줄어가는 고립된 상황에서 강력한 모래 바람속에 죽음의 공포에 직면한 탐사대원들의 극한의 생존기가 왠만한 스릴러물 저리가라할 정도로 긴장감을 준다.

그렇게 밋밋하게 흘러가던 이야기가 살인사건을 기점으로 드디어 미스터리의 궤도에 오른다. 돈이 될거란 천부적인 촉이 발동한 진구의 전방위적인 활약속에 놀랍고 흥미로운 얘기들이 마구 쏟아진다. 특히 10년전 실크로드 탐사 당시의 숨겨진 진상은 나름 충격적이다. 그런 뒷얘기가 숨어있다니...

이 책의 주요 등장인물들은 여러 면에서 살인과 관련이 있다. 살인을 저지른 자, 소심하게 복수를 시행한 자, 살인을 부추킨 자, 살인을 감싸는 자 등등...거기에 살인의 동기도 다양하다. 라이벌 의식에서, 모욕감으로, 탐욕에 의해 등등...역시 법의 제일선에서 활동하는 작가답게 상속과 살인에 관한 해박한 전문 법률 지식을 바탕으로 물질적 탐욕과 그릇된 경쟁 의식이 빚은 비극적인 사건을 한 편의 범죄드라마로 재미나게 그려낸다.  ​

도작가의 여러 작품이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 예정이라 하는데 이 작품 역시 (한 부분이 걸리지만...) 영상화하면 좋을 것 같다. 강남 테헤란로의 화려한 야경과 우뚝 솟은 현대식 고층건물을 배경으로 복수와 탐욕에 물든 인간의 추악한 본성 그리고 10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모래 바람이 몰아치는 중국 실크로드 탐사 현장에서의 처절한 생존 본능과 비극적인 상황들이 스크린을 긴박하게 수놓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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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속 소녀
도나토 카리시 지음, 이승재 옮김 / 검은숲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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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삭이는 자』,『이름없는 자』 ,『영혼의 심판』등으로 알려진 이탈리아 범죄학자이자 소설가인 도나토 카리시의 2015년 최신작이다. 타인의 잠재된 악의를 부추켜 살인을 저지르게 하는 천재적인 살인마가 등장하는『속삭이는 자』의 임팩트는 그야말로 강렬했다. 아마도 내가 읽은 스릴러물중 다섯 손가락안에 드는 명품 스릴러일 듯. 과거에 실종된 사람들이 돌아와 연속해서 살인을 저지르는『이름없는 자』 역시 흥미진진하기는 마찬가지. 

이 작가의 장점을 꼽으라면 범죄학자라는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심오하고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와 다년간 시나리오 작가로 단련된 유려한 필력에 있다. 거기에 스릴러 얼개를 유지하면서도 적재적소에 추리적 요소를 가미해서 장르소설로서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안개 속 소녀』는 여형사 밀라 바스케스가 등장하는 기존의 "~자 시리즈"와는 별개의 스탠드얼론인 작품이다. 광산 마을이자 열혈 종교 집단이 지배하는 폐쇄된 알프스의 산악 마을을 배경으로 열 여섯살 어린 소녀의 실종 사건을 추적하는 스타 형사 포겔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작가는 이 책을 첨에는 영화 시나리오로 집필했다가 소설로 급선회했다고 한다.

사실 책 초반부는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실종된 소녀라는 흔한 소재가 딱히 매력적이지 않고 그러한 사소한(?) 사건에 매스컴 포함 온 나라가 난리를 치는 것도 이해가 안간다. 하지만 밋밋하던 전개는 용의자가 한 명 드러나면서 급물살을 탄다. 그러면서 그 용의자가 어떻게 진범으로 취급받고 범죄자로 전락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 이면에는 증거를 조작하고 여론을 선동해서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가는 포겔 형사가 있다.

작가는 증거가 불충분한 단순 용의자를 범인으로 낙인찍는 과정에서 피해자 가족이 겪는 고통보다는 오직 범인의 정체에만 관심을 갖는 군중 심리와 마녀사냥식으로 몰아가는 매스컴의 횡포에 포커스를 맞춘다. 그렇게 이야기가 마무리되는가 싶더니 마지막 장에서 예상치못한 놀라운 반전이 연속해서 터진다. 나름 재밌게는 읽었지만 기존의『속삭이는 자』,『이름없는 자』등에 비해 소재나 전개면에서 중량감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한마디로, 강렬한 맛이 있는 작품은 아니다. 영화로 제작된다고 하는데 제법 그럴듯한 반전 스릴러물이 되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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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지먼트 - 복수를 집행하는 심판자들, 제33회 소설추리 신인상 수상작
고바야시 유카 지음, 이영미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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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xx년, 일본에서 획기적인 법안이 제정된다. 바로 "동해복수법"이란 것으로, 기존의 형벌 대신 피해자의 가족 또는 주변인물이 직접 가해자인 피의자에게 합법적으로 동일한 해를 가할 수 있다는 법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란 이치로, 살인을 저지른 가해자에게 똑같이 살인으로 되갚을 수 있다는 얘기이다. 300쪽이 채안되는 분량속에 동해복수법을 선택해 스스로 가해자를 단죄하려는 다섯 가족의 드라마틱한 이야기가 동행한 여성 복수감찰관의 차분한 시선으로 그려진다. 

나름 신선하고 기발한 소재인데 문제는 이 재미난 소재를 어떤 방향으로 풀어가는지가 관건이다. 그런 면에서 동해복수법을 이용해 피해자의 가족이 가해자에게 처절한 복수와 응징을 하는, 피가 튀며 오감을 자극하는 화끈한 스릴러적 재미를 기대했다면 오산이다. 이 책은 그런 책이 아니다. 동해복수법 선택 순간부터 그리고 피의자와 직접 대면하면서 스스로 형을 집행하는 과정까지 복수집행자가 겪는 갈등과 고통 그리고 후회와 절규등 인간적인 고뇌의 순간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휴먼 드라마이다. 

'제33회 소설추리 신인상'을 받은 단편『사이렌』과 일본추리작가협회 단편 후보에 오른『저지먼트』등 다섯 개의 단편이 실려있는데, 개인적으로 묻지마 살인사건의 희생자 가족 세 사람이 복수법의 선택 여부를 두고 갈등하는 세 번째 단편『앵커』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 반면에, 친할머니를 살해한 딸아이를 단죄하려는 엄마『보더』, 여동생을 굶겨죽인 엄마를 똑같이 아사시키려는 아들『저지먼트』등 내 정서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극단적인 설정들도 있어 읽는내내 불편하고 공감하기 쉽지않은 단편들도 있다. 

 

어찌됐건 다섯 개의 단편들을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마침 책을 읽는 동안 인천에서 16세 어린 소녀가 같은 아파트에 사는 8세 초등생 여야를 납치, 살해하고 시체 훼손과 유기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 가족에게는 그야말로 하늘이 무너져내리는 청천벽력같은 일일 것이다. 정신질환을 앓고있다는 미성년 피의자의 형은 어떻게 될까. 만약 동해복수법이 있다면 피해자의 부모는 어떤 선택을 할까. 아니, 만약 나라면...또한, 그런다고 복수가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것이 과연 참된 정의일까. 그런 의미에서 책을 통해 정작 작가가 하고자 싶은 말은 용서와 화해가 아닐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혼자 살 수 없다.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에서 올바른 삶,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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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세계 사건부 - 조선총독부 토막살인
정명섭 지음 / 시공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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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6년 9월 일제 강점기의 경성. 십년여 공사끝에 완공을 앞둔 조선총독부 건물 신축 공사장에서 갈갈이 찢긴 사체가 발견된다. 시체의 주인공은 건축과 소속의 조선인 이인도 기수. 그의 사체는 팔과 다리, 몸통과 머리등 여섯 부분으로 토막이 나 흩뿌려져 있고 각 부위를 연결해 보니 일제가 사용을 금했던 대한제국의 큰 대(大)자를 상징한다. 일제 강점의 중심이자 표본인 조선총독부 신축 건물에서 대한제국을 상징하는 살인사건의 진상은 무엇인가. 경찰과 총독부의 보도관제속에 시대일보 사장이자 사주인 최남선의 부탁으로 셜록 홈즈 뺨치는 추리력을 가진 통속잡지 <별세계>의 기자 류경호가 사건에 뛰어든다.

『적패』등으로 알려진 정명섭 작가의 역사 추리물이다. 개인적으로 역사 미스터리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지라 이 작가의 장편 역시 처음 접한다. 작가는 그동안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역사 추리물을 여럿 내놓았는데 알고보니 좀비물도 세 권 발표했다. TV 프로그램 <능력자들>에 좀비 덕후로 출현했을 정도이니 작가의 이력이 참으로 특이하다 ㅎㅎ​

한마디로 '한국판 셜록 홈즈' 류경호 기자가 맹활약하는 추리 모험극이다. 조선총독부 신축 공사장에서 벌어진 의문의 살인사건, 의열단의 소행으로 몰아서 총독부의 관리직에서 조선인을 몰아내려는 일동회의 음모, 이에 맞서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 자국인을 보호하려는 의로운 주인공. '한국판 셜록 홈즈'는 ​피해자의 주변을 탐색하고, 의심가는 자를 미행하며, 거기서 얻은 단서들을 추리해서 조금씩 범인의 실체에 접근해 간다. 기자 특유의 날카로운 직관과 천부적인 추리력, 상황에 맞는 임기응변등 때론 변장, 미행, 잠입을 서슴치않는 주인공의 행동이 마치 '명탐정의 대명사' 셜록 홈즈를 보는 듯 하다. 

<별건곤>이라는 실존 잡지를 통해 <별세계>를, 당대의 문필이자 친일파로 변절한 육당 최남선부터 화신백화점을 설계한 박길룡 건축사, 근대 일본 언론계의 실세 도쿠토미 소호같은 실존 인물을 내세워 극중 사실감을 더하고...아무래도 정의로운 조연은 일본인 경찰 하야시 곤스케 경부 아닐까. 이 작자의 도움이 없었으면 류경호 기자의 수사도 난관에 봉착했을 것이다.

마치 조선 독립운동의 연장선상으로 치부되는 살인사건과 이를 이용해 조선을 문화통치로부터 탈피, 더욱 압박하려는 일동회의 대결 구도로 진행되던 이야기가 피살된 이인도 기수의 비밀 설계 노트가 발견되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되고...특히 조선총독부 지하의 은밀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결투는 흥미진진하고 밝혀지는 사건의 진실은 전혀 예상밖이다.  

 

<별세계> 잡지 기자들의 르포르타주식의 탐방 및 체험 취재 현장을 통해 당시 조선인들의 다양한 삶을 엿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나라를 잃은 약소국의 약자로 살아가야만 했던 선조들의 아픔, 지식인의 고뇌와 저항, 친일파도 아니요 독립운동가도 아닌 일반 서민의 비애와 고단한 삶 그리고 그런 조선을 영원한 속국으로 만들려는 일본의 음모와 계략등이 작가의 해박한 역사 지식과 철저한 고증을 기반으로 잘 투영되어 있다.

 

탄탄한 배경에 다채로운 이야기로 버무린 재미난 정탐소설이라 말하고 싶다. 단순히 트릭과 반전의 오락적인 재미로 추리소설을 읽는 나에게 시대의 아픔과 독립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된 계기도 되었고...특히 일제 강점의 표본인 조선총독부의 낙성식 일자와 민족의 울분와 애환을 달래주던 나운규 감독/주연의 영화 <아리랑> 개봉일이 같은 날이었다는 사실이 묘한 상념에 빠지게 한다. 너무나 매력적인 "한국판 셜록 홈즈 " 류경호 기자가 활약하는 <별세계 사건부> 2편도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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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마장 - 레드다이아몬드 살인사건
이건해 지음 / 북홀릭(bookholic)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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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도박사와 그의 조수가 콤비로 활약하는 하드보일드 미스터리.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다. 플로리다 남부의 실패한 도시 '로스 푸에로스'에서 소규모 마작장을 운영하는 은퇴한 도박사 릭 서던필드는 친구 제이크의 부인이자 첫사랑인 실비아로부터 제이크의 죽음을 전달받는다. 건네지는 핏빛의 레드 다이아몬드와 함께. 릭은 아르바이트생인 루크 이스트우드를 조수삼아 레드 다이아몬드를 둘러싸고 지역 마피아 '블루로즈'가 개입된 제이크의 죽음을 파헤친다. 

신인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글솜씨가 매끄럽고 노련하다. 사건이 발생하고 수사에 착수해서 결말에 도달하는 과정까지의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물 흐르듯이 이어진다. 개연성도 좋고 전체적인 발란스도 좋다. 미국이라는 등장인물과 배경에 맞는 이국적인 분위기도 잘 살아있고, 불법과 폭력이 판을 치는 퇴폐적인 도시의 어두운 밤문화가 조직과 보스, 도박장, 콜걸, 히트맨등을 내세워 그럴싸하게 포장된다.  

무엇보다 인상깊은 것은 주인공 릭을 포함한 등장인물들의 캐릭터이다. 장년의 미남이자 탐정역의 주인공 릭은 특유의 냉소적이고 절제된 대사로 스타일리쉬한 매력을 뽐낸다. "필립 말로풍의 씁쓸한 하드보일드"를 추구하는 작가의 작풍이 릭의 대사와 행동을 통해 잘 표현되는 느낌. 거기에 금발의 늘씬하고 매력적인 몸매를 자랑하는 실비아, 릴리, 나디아같은 여성 캐릭터들이 작품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다.

다만 아쉬운 것은 전반적인 작품의 줄거리, 전개 방향이다. 딱히 지루한 부분없이 무난하게 읽히지만 (마작과 홀덤하는 부분은 룰을 몰라 이해 불가) 그렇다고 추리적 재미가 뛰어나다거나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 같은 것을 느끼지는 못한다. 전체적으로 밋밋하고 평범하다. 이유는 아마도 예측가능한 뻔한(?) 줄거리에 있는 듯. 미녀 의뢰인의 등장, 조직의 다이아몬드를 훔친 도박사, 그를 응징하는 조직, 여성 킬러의 등장, 보스와의 협상과 타협, 마지막 소소한 반전 등. 하드보일드 독자라면 익히 접해온 친숙한 스토리 아닐까. 

어찌됐건 작가의 첫 작품치곤 나쁘지 않다. 하드보일드한 문체가 작품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잘 주도하고 있고, 사건을 풀어가는 전직 도박사와 대학생 조수 콤비 캐릭터도 매력적이다. 작가가 두 콤비가 활약하는 연작 시리즈를 구상하느니만큼 참신한 스토리 개발에 매진한다면 좀 더 재미난 하드보일드풍의 미스터리 시리즈로 정착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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