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달리다
심윤경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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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엔 혜나가 참 맘에 안들었다.

철없고... 개념없고... 아무리 못났게 묘사해도 잘나 보였기 때문이다.

내겐 부자 아빠도... 그렇게 무한정의 사랑을 주는 오빠도 없음이 배도 아팠다.

고로, 이 소설은 내게 달려오지 못했다.

작가의 <달의 제단>을 무척이나 좋아했던 나는 실망스러웠다.

그러나 역시 심윤경... 중반부터 작가 심윤경이 보였다...

재미있는 소설 하나를 건졌다... ^^

 

 

 

   눈앞이 하얗게 바래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사랑은 비난이나 경멸보다 빨랐다. 심지어 시간보다도 빨랐다. 미래조차 까마득한 저 뒤에 내팽겨쳐버리고, 내 눈먼 사랑은 그저 두 팔을 벌리고 그를 향해 달릴 뿐이었다.

   엄마의 말이 옳았다. 혼신을 다한 사랑이란 훈장과도 같은 면이 있었다. 죽을지 살지 모르고 덤벼드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자유로움이, 후련함이 있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면 팔다리가 없어졌거나 눈이 안 보일지도 모르지만, 그가 그렇게 몸을 던진 적이 있었음을 증명하는 그 작은 금속은 영원히 그의 명예다. 훗날 우리가 어떻게 살든, 죽든.  - <사랑이 달리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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