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에서 읽는 요리책 (플라스틱 특별판, 스프링북) - 1박 2일 밥차 아주머니의 플라스틱 포켓북
우연단 지음 / 스마트비즈니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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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댁이다, 나는! 결혼 1년차지만 이제 백일이 된 아들이 있는 초보 엄마, 초보 주부이다. 초보 엄마이자 초보 주부에게 가장 필요한 건 시간이고 가장 없는 것도 시간이다. 육아를 해 본 사람이라면 아기 보면서 밥하는 게 세상에서 제일 힘든 일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특히 결혼 전 요리 학원도 친정 엄마 어깨너머로 요리의 요 자도 배우지 못하고 결혼을 했다면 부엌에서의 시간은 전전긍긍 발 동동이다. 컴퓨터로 일단 레시피를 켜 놓고 거실과 주방을 왔다 갔다를 10번 이상 해야 하나의 요리가 완성되거나 스마트 폰으로 레시피를 볼 때는 스마트 폰이 방수이길 바라며 물방울 세례와 고춧가루 혹은 간장 세례까지 해야 밥상이라고 부르기 많이 민망한 상이 차려진다.

 

 내게도 물론 요리책이 있다. 두껍고 무겁고(두꺼우니 무겁겠지만;;;) 물에 젖으면 찢어지거나 쭈글해지는 요리책이 내게도 있다. 요리 책임에도 주방에서 펼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처럼 주방에서 그걸 보며 물 튀기고 양념 묻히는 초보 주부를 배려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요리책을 우아하게 한 번 쭉 읽고 주방으로 가서 근사하게 요리할 수 있는 여자가 몇 명이나 될까? 그리고 그런 여자들은 요리책이 필요하지 않다. 나처럼 요리의 요 자도 꺼내지 못하는 여자에게 딱 맞는 요리책을 찾던 중 이 책을 만났다.

 

 책의 내용도, 요리의 레시피도 중요하지만 내게 가장 중요했던 것은 물이 묻어도 고춧가루 묻은 손으로 만져도 되는 이 책의 재질이다. 플라스틱으로 책을? 책받침으로 책을 만든 것과 같지 않은가? 학창시절 빠닥빠닥한 책받침에 낙서도 하고 물방울도 튕겨본 사람은 알 것이다. 책받침은 오래오래 사용한다는 것을. 플라스틱 용지로 만들어진 책은 주방 어디에 펼쳐놔도 무방하다. 물방울 공격에도 양념 공격에도 실수로 생선이 책 위에 올라간다 해도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이 요리 후에 깨끗이 물티슈로 닦으면 그만이다.

 

 이 요리책을 펼쳐 놓고 내가 한 요리는 5개.

기존의 요리 책보다 편한 것은 그램으로 표시되지 않는 양념의 양이다. 컵이나 스푼으로 양을 조절하기 때문에 눈대중이 없는 내게는 더 편한 요리 시간이 될 수 있었다. 또한 밥차 아주머니만의 음식 비밀을 몰래 가르쳐주듯 알려주고 있어 음식의 감칠맛을 더하는 방법 또한 잘 배울 수 있어 좋았다. 책에 적혀있는 많은 요리를 차근차근해서 우리 신랑에게 해주면 사랑받는 아내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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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내 모든 것 안녕, 내 모든 것
정이현 지음 / 창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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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는다. 17살, 그런 시절이 내게도 있었다. 빛나지 않았지만 햇빛이 비췄으며 청아한 바람만이 불어오지는 않았지만 소나기의 즐거움도 여름 바람의 열기도 겨울 바람의 시림도 친구들과 함께라면 무엇이든 좋았던 내 17살. 그런데 그 시절의 나는 전혀 생각나지도 않을만큼 세미, 준모, 지혜의 17살만이 나를 가득 채워 넣는다. 가득 채웠음에도 가슴이 시리다. 1994년 그 시절의 냉기가 가슴에 스미듯이......

 

 17살. 그 시절의 아이들은 다 비슷한 줄 알았다, 나처럼. 준모도 세미도 지혜도 나와 같은 17살을 보냈을거라고 바랐는지도 모를 일. 상처의 깊이는 저마다 다 다름에도 '나'의 상처의 깊이는 누군가의 상처의 깊이보다 항상 조금 더 깊었다는 생각이 든다.  준모의 이야기를 들을 땐 준모의 상처가 세미의 이야기를 들을 땐 세미의 상처가 가장 깊었다. 17살 그 시절의 내 상처도 깊었던 것일까?

 

 힘이 들었다. 17살에는 나를 사랑하는 일이. 내 구멍이 너무나 커서 누가 들여다볼까 전전긍긍하기도 했고 내가 짊어진 짐의 크기가 무거워서 허리가 굽어지는 것 같았다. 그런 17살이기에 나를 사랑하는 일이 세상에서 제일 힘들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친구를 사랑하게 되는 17살. 나보다 내 친구가 더 빛난다고 믿었으며 한번쯤은 내 부모보다 친구를 더 사랑한다고 믿었을지도 모르는 나이가 17살이 아닐까? 이 책속의 주인공들은 저마다 아프다. 저마다의 아픔을 감싸안아주는 친구가 있기에 스스로 아프다고 말하지 않고 그저 나는 이런 사람이라고 툭툭 내뱉어준다. 그 내뱉음 끝에 피가 나서 책을 읽는동안 순간 순간 흠칫 하고 놀라는 건 독자인 나의 몫이다. 선홍빛 핏빛에도 그들은 놀라지도 당황하지도 않는다. 어떻게 17살이 그럴 수 있는 것일까? 책을 읽다 덮으며 책을 쓸어내리며 중얼거리는 것도 나의 몫...세미야......세미야......, 준모야......준모야...... .

 

 " 사무쳐도, 아파도. 다 흘려보내요. 내 것이 아닌 듯, 그러면 꺾어지도 밟히지도 않을 거예요."

                                                                                            -p. 88

 흘려보내라니. 이 구절을 읽는 순간 가슴이 울컥한다. 청춘이라는 것은 반짝반짝 빛나는 별을 담을 수 있는 주머니를 절대 놓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닌가. 특히 17살은 청춘이 되기 전 미리 반짝반짝 빛나는 별을 주머니에 담아놓고 훗날 힘든 시절 꺼내볼 수 있게 준비해야 하는 시절이 아니었나. 17살 아이에게 다 흘려 보내라는 말에 눈물방울이 흐를 것 같아 숨을 몰아쉰다. 그럴 수 있다면 어른처럼 생각할 줄 알았다면 덜 힘들었을까, 아이들은? 어른처럼 말하고 생각하는 것은 쉬이 얻어진 것이 아니었구나. 아픔들이 모이고 슬픔들이 흘러서 내가 어른이 되었음을 아이들이 말해준다.

 

소설은 희망을 말해야 한다고 믿었으며 지금도 나는 소설은 희망을 이야기 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희망을 꿈꾸는 것이 더 절망스러울 땐 어떻게 해야하는지 책 속 인물들의 물음에 벙어리가 되고 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참 좋다. 아파서 좋고 아련해서 좋고 속상해서 좋고 슬퍼서 좋고 아무런 희망도 이야기하지 않아도 푸른 하늘을 떠 올리게 해서 좋다. 오랜만에 읽을 맛나게 책을 읽은 기분이다.

 

 덧 붙이기.

 책을 덮고 제목을 보니 '안녕, 내 모든 것' 이다. 부디 그들의 앞으로의 인생에 자신들의 모든 것이 17살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길 바라본다. 그러기엔 그들의 17살이 너무 아프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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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봤어 - 김려령 장편소설
김려령 지음 / 창비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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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어디선가 한 코미디언이 그랬던 것 같다. 한국 사람들 웃기기가 가장 힘들다고. 외국에서는 코미디를 볼 때 편한 마음으로 즐기는데 한국 사람들은 코미디를 볼 때 "얼마나 웃기나 보자" 라는 마음으로 본다고. 그래서 웃기기가 가장 힘들다고. 코미디를 보러 왔으면 그저 웃을 준비만 하고 오면 될텐데라고 쓴 웃음을 짓던 그 코미디언은 누구였던가. 기억나지 않지만 그 쓸쓸한 그림자는 왜 지워지지 않았을까.

 

 코미디언의 말이 생각난 건 이 책을 절반이상 읽고 난 후였다. 마치 내가 코미디를 지켜보는 관객이 된 건 아닐까란 생각에. 김려령이란 작가분이 내게는 그랬나보다. 무언가를 기대하고 작품을 보게 만들었다, 작가의 이름만으로. 분명 나를 이전 작품처럼 푹 빠지게 만들거라고, 책을 내려놓고도 한참을 가슴에 품게 만들거라고, 반짝반짝이는 주인공들이 가득할거라고 스스로 덫을 놓아서 읽는 재미를 빼앗기고 있었다.

 

 김려령이란 작가는 얼마나 힘이 들까. 베스트셀러라고 이름 붙은 작가들은 얼마나 가슴을 졸일까. 소설을 소설로 보지 않고 이전 작품과 낫다, 못하다로 평가받지는 않을까 얼마나 전전긍긍할까? 나같은 독자 때문에.

 

 소설을 삼분의 일정도 읽었을 때 소설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글자를 읽고 읽기는 한데 머리 속에 이미지도 관계도도 그려지지 않는다고 해야할까? 몰입하지 못하고 읽는 소설은 말 그대로 활자만 눈으로 따라가고 있었다. 책을 덮고 향보다 맛이 더 진한 커피를 마시며 내가 놓친 것을 찾는다. 소설을 소설로만 봐야한다는 것. 좋아하는 작가라고 선입견을 가지면 안된다는 사실을 오랜만에 소설을 읽은 내가 놓치고 있었다.

 

 소설을 소설로만 봤을 때 소설은 소설다워졌다. 작품 속 인물들은 그제서야 말을 하기 시작한다. 주인공의 이름을 참으로 늦게 알았다, 나는. (내가 책을 제대로 읽지 못해서일 가능성이 클거라 생각한다.) 정수현. 얼굴이 예쁘게 생겼다는 작가이자 편집자인 정수현. 잘생긴 얼굴로 온화한 미소를 짓는 그의 얼굴과 달리 목소리는 굉장히 차분했을 것 같다. 살다보면 그런 사람을 만날 때가 있다. 저 사람은 과거에 아픔이나 슬픔을 전혀 겪지 않았을 것 같은 사람. 하지만 그런 사람도 속을 보면 고름이 흘러나오기도 한다는 것을 서른이 조금 지나고 나니 알 것 같다. 정수현은 그런 사람이다. 보면 너무나 평온해 보이지만 삶에서 숨을 쉬는지 본인도 의심하게 되는 사람. 그런 사람이 '사랑'을 만났다. 아내도 있는 그가 '사랑'이라 부르고픈, 그저 '너'를 봤을 뿐인데 사랑하게 된 영재가 그 앞에 나타났다. 어쩌란 말인가. 그가 살고 싶다는데. 삶을 살면서 차가운 것은 차갑게 뜨거운 것은 뜨겁게 느끼고 살지 못했을 한 남자가 사랑을 만났다는데 어쩌란 말인가.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것 또한 감내해야되지 않겠는가.

 

 한남자의 사랑이야기라고 하기엔 씁쓸한 소설이다. 책을 읽는 동안 오랫동안 방치 된 어항 안에서 잔뜩 낀 녹조 사이로 한 줄기 빛을 갈망하는 물고기가 된 듯한 기분이었다. 답답하고 끈적하고 습한 기분. 그럼에도 불구하고 빛을 갈구하게 되는, 결국은 희망을 말하고 싶어지는 기분으로 책을 읽어내려갔다. 책을 덮는 순간 안도했다. 이 책을 덮었다는 것에 대해서. 그들의 사랑이야기가, 그들의 삶에 이야기가 더이상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에 안도했다. 그저 나는 수현에게, 영재에게, 도하에게 어깨를 다독일 뿐이다. 어쩌면 그들은 이 다독임마저 필요없을만큼 더 먼 곳으로 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서늘한 가을 바람이 불면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다. 이 책을 읽기에 여름의 습도가 너무 높다. 저수지의 물안개가 덮쳐오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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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는 자라고 있어요 - 0~20개월까지, 꼬마 아인슈타인을 위한 두뇌육아법 엄마, 나는 자라고 있어요
헤티 판 더 레이트.프란스 X. 프로에이 지음, 유영미 옮김, 김수연 감수 / 북폴리오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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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기가 태어났다!!

 10달을 배 속에 품고 가슴에 품은 아기가 세상 밖으로 나오는 순간을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을 아기를 낳던 날 깨닫게 되었다. 임신해있었던 40주 동안 얼마나 가슴 졸였으며 얼마나 두근거렸고 얼마나 두려워했던가. 아기는 내가 걱정하는 것보다 강했고 내가 두려워하는 것보다 더 큰 용기로 세상 밖으로 힘차게 나와주었다. 아기가 태어난 것이다, 정말로!!! 그런데 그 후를 생각하지 못했다. 임신기간 동안 대체 나는 무엇을 한 것인가??

 

 임신한 나를 만나는 사람마다 이제 아기가 태어나면 뱃속에 있을 때가 편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하며 나를 안타깝게 혹은 짓궂게도 바라보았다. 그때 그 말을 새겨들었어야 하는 것을, 어른들 말씀이 틀린 게 없다는 옛말을 믿었어야 한다는 것을 그 당시에는 알지 못했던 나의 무지함을 누구를 원망할 것인가. 아이를 낳기 전에 한 번의 유산을 겪은 나는 뱃 속 아기의 건강에 모든 것을 집중하고 이 아기가 건강하게 태어나는 것만을 목표로 삼는 것처럼 먹고, 잠자고, 임신 책을 읽으며 호들갑을 떨었다. 병원을 수시로 들락거리고 집에서 초음파 기계로 아기의 심장 소리를 들으며 건강하게 얼른 세상 밖으로 나오라고 태교를 했다.

 

 2013년 3월 30일 정말로 아기가 건강하게 태어났다. 얼마나 감사합니다를 가슴으로, 입으로 말했는지 모른다. 그렇게 태어난 아기를 데리고 집으로 오는 동안 꿈에도 앞으로 어떤 생활이 펼쳐질지 나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 답답함을 싫어하였기에 산후조리원으로 들어가지 않고 3일 만에 우리 집으로 퇴원했다. 친정엄마와 산후도우미 선생님의 도움으로 아기는 무럭무럭 자라나기 시작! 엄마가 와있는 3주 동안 아기를 몇 번이나 안아보았을까? 2주 동안은 모유 수유로 인한 스트레스로 아기를 안는 것이 마치 전쟁터에 나가 싸우는 군인의 심정이었고 아기는 군인에게 붙잡힌 포로처럼 상상 그 이상으로 울었다.

 

 모유 수유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자 내 아기가 보이기 시작했다. 작고 여린 예쁜 생명이 안쓰러워 안는 것도 젖병을 물리는 것도 조심스러웠는데 아기는 점점 더 우는 횟수가 늘어났고 점점 더 놀아달라고 했으며 점점 더 밤잠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난 무엇을 해야 한단 말인가? 엄마가 알려주던 놀아주는 방법도, 도우미 선생님이 알려주던 돌봐주는 방법도 엄마가 떠나고 도우미 선생님이 오시지 않으니 하나도 기억나지 않았다. 아기는 울고, 먹고, 울고, 자고를 반복하는데 그 우는 강도가 점점 더 커지더니 엄마를 울릴 만큼의 강도까지 커지지 시작했다. 대체 아기는 왜 우는 것일까? 대체 아기에게는 무엇이 필요한 것일까? 왜 임신한 동안 임신 관련 책만 보고 육아책은 쳐다보지도 구입해놓지도 않은 것인가?! 대체 엄마가 된 나는 무엇을 준비했단 말인가!!


 초보 엄마라고 말하는 것도 미안할 만큼 육아에는 아무것도 준비되어있지 않은 내게 이 책은 구세주 같았다. 아기에게는 더 많이 우는 기간이 있다는 것도, 아기가 점점 더 잠이 줄어드는 것도, 먹는 양을 조절하고 노는 시간과 잠자는 시간의 관계성을 알아야 한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해서 알았다. 책은 아기가 태어난 1주부터 20개월까지의 아기의 발달 특징을 알려주고 있다. 아기들은 스스로 잠이 들 수 없다는 것을 읽었을 때 태우에게 얼마나 미안하던지 눈물이 글썽거렸다. 몰랐기에 아기에게 화를 내고 속상해한 시간이 미안해서 참 많이도 울었다.

 

 책에는 아기와 놀아주는 방법과 아기의 주수에 따라 노는 시간이 나와있다. 아기는 태어나서 시간이 흐를수록 노는 시간이 늘어나지만 아기가 놀고 싶어한다고 계속 놀게 해주는 것은 금물! 아기는 활동에 따라 피곤함이 쌓이게 되므로 피곤을 풀기 위해 자야 한다. 낮잠을 잘 자야 다음 놀이도, 분유도, 밤잠도 잘 자게 된다. 아기가 졸릴 때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면 엄청난 크기의 후폭풍이 밀려오므로 아기가 보내는 신호를 놓치지 말고 바로 낚아채 재워야 한다. (<- 이 책에서 가장 감사한 지식!!)

 

 아직 태우는 11주를 보내고 있어 책 후반부가 강하게 와 닿지는 않지만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 후 다시 내 아기의 주수를 찾아보게 되면 아기의 행동의 이유와 어떻게 발달할지 알게 되니 좋았다. 지금도 안방에 놓여있는 이 책. 태우가 한 주씩 커갈 때마다 책에 꽂아 있는 책갈피도 이동한다.

 

 임신한 친구에게, 후배에게 이 책을 선물하며 이 책이 그 어떤 비싼 출산선물보다 큰 도움과 기쁨을 줄 거라고 자신 있게 말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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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바이, 블랙버드
이사카 고타로 지음, 민경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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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카 코타로를 좋아한다. '사신치바' 에서의 첫만남을 시작하여 그의 작품들을 읽으며 그의 작품들에 푹 빠지는 나를 발견하고는 했다. '사신치바'에서 건네는 따뜻한 위로도 '마왕'에서의 놀라움도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에서의 유쾌함도 이사카 코타로에게 빠지게 만들었다. 하지만 가장 좋아하는 이유는 아마도 그가 일부로 위로하거나 일부로 슬프게 만들지 않기 때문이다. 그의 덤덤하지만 따뜻한 위로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그의 작품 앞에 두근거리는 가슴을 만날 뿐이다.



책의 내용을 읽기도 전에 이 책에 얽힌 탄생이야기에 귀가 팔랑팔랑 거렸다. 인간실격 이후로 내 마음에 굳건히 자리잡은 다자이 오사무 작가의 이름이 나오기 시작한 순간부터 이 책을 펼쳐보기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기다렸던 듯하다. 다자이오삼의 <굿바이>를 읽지 않은 내게 이 책은 어떤 매력으로 다가올까?



허, 허, 허

책을 읽은 초반에 내가 짓던 웃음이었다. 대체 이 남자 어떤 생각인거야?! 라고 혼내주고 싶은 남자 주인공 호시노 가즈히코!!! 딸기를 따 먹으며 전혀 독특한 면이 없게 이야기를 시작하는 이남자 알고보니 한 번에 여자 5명과 사귀고 있는 뉴스 1면을 장식할 바람둥이인 것이다.

철이 안 든 것인지 생각이 독특한 것인지 알 수 없는 이 남자, 호시노 가즈히코는 사채로 인해 '그 버스'에 끌려갈 예정이다. 그에게 남은 건 2주일이란 시간. 그 시간동안 그 남자가 원한건 어이없게도 자신의 여자친구들에게 작별인사를 하는 것이다. 미안하다는 사과를 하고 싶어서라기 보다는

어린 시절 사고로 엄마를 잃은 트라우마로 인해 자신이 떠나고 난 뒤 슬퍼하고 걱정할 여자친구들을 위해서란다. 사채빚으로 끌려가는 마당에 하고 싶은 일이란게 여자친구를 만나는 것이라니......뭐,,, 도망을 가는 것보단 나으니까.



호시노 가즈히코...왜 다섯명의 여자와 사귄 것일까? 사랑해서? 연애를 자랑하고 싶어서? 다 아니다. 그가 이리도 많은 사람과 연애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그저 친해지고 싶은 여성과 자연스레 교제를 하게 되어 그렇단다. 친해지고 싶은 여성이 있으면 언제든 사귈 수 있는 남자 그 여자와 연락을 하면 다른 여자들에게는 연락도 하지 않다가 2달만에 가서 이제 자신은 떠난다고 말할 수 있는 남자 호시노 가즈히코......그가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왜 귀여워지는 것일까?



책을 5명의 여자를 찾아나선 가즈히코와 엉뚱한 캐릭터 마유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5편의 이야기가 계속 될수록 궁금해진다. 마유미란 여자의 의미와 그 버스는 대체 무엇인지.......5편의 이야기 후 남은 한 편을 읽으며 가슴이 따따해진다. 기발한 작가의 독특한 감동 전달법. 희망을 노래하고 싶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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