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바이, 블랙버드
이사카 고타로 지음, 민경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이사카 코타로를 좋아한다. '사신치바' 에서의 첫만남을 시작하여 그의 작품들을 읽으며 그의 작품들에 푹 빠지는 나를 발견하고는 했다. '사신치바'에서 건네는 따뜻한 위로도 '마왕'에서의 놀라움도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에서의 유쾌함도 이사카 코타로에게 빠지게 만들었다. 하지만 가장 좋아하는 이유는 아마도 그가 일부로 위로하거나 일부로 슬프게 만들지 않기 때문이다. 그의 덤덤하지만 따뜻한 위로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그의 작품 앞에 두근거리는 가슴을 만날 뿐이다.



책의 내용을 읽기도 전에 이 책에 얽힌 탄생이야기에 귀가 팔랑팔랑 거렸다. 인간실격 이후로 내 마음에 굳건히 자리잡은 다자이 오사무 작가의 이름이 나오기 시작한 순간부터 이 책을 펼쳐보기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기다렸던 듯하다. 다자이오삼의 <굿바이>를 읽지 않은 내게 이 책은 어떤 매력으로 다가올까?



허, 허, 허

책을 읽은 초반에 내가 짓던 웃음이었다. 대체 이 남자 어떤 생각인거야?! 라고 혼내주고 싶은 남자 주인공 호시노 가즈히코!!! 딸기를 따 먹으며 전혀 독특한 면이 없게 이야기를 시작하는 이남자 알고보니 한 번에 여자 5명과 사귀고 있는 뉴스 1면을 장식할 바람둥이인 것이다.

철이 안 든 것인지 생각이 독특한 것인지 알 수 없는 이 남자, 호시노 가즈히코는 사채로 인해 '그 버스'에 끌려갈 예정이다. 그에게 남은 건 2주일이란 시간. 그 시간동안 그 남자가 원한건 어이없게도 자신의 여자친구들에게 작별인사를 하는 것이다. 미안하다는 사과를 하고 싶어서라기 보다는

어린 시절 사고로 엄마를 잃은 트라우마로 인해 자신이 떠나고 난 뒤 슬퍼하고 걱정할 여자친구들을 위해서란다. 사채빚으로 끌려가는 마당에 하고 싶은 일이란게 여자친구를 만나는 것이라니......뭐,,, 도망을 가는 것보단 나으니까.



호시노 가즈히코...왜 다섯명의 여자와 사귄 것일까? 사랑해서? 연애를 자랑하고 싶어서? 다 아니다. 그가 이리도 많은 사람과 연애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그저 친해지고 싶은 여성과 자연스레 교제를 하게 되어 그렇단다. 친해지고 싶은 여성이 있으면 언제든 사귈 수 있는 남자 그 여자와 연락을 하면 다른 여자들에게는 연락도 하지 않다가 2달만에 가서 이제 자신은 떠난다고 말할 수 있는 남자 호시노 가즈히코......그가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왜 귀여워지는 것일까?



책을 5명의 여자를 찾아나선 가즈히코와 엉뚱한 캐릭터 마유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5편의 이야기가 계속 될수록 궁금해진다. 마유미란 여자의 의미와 그 버스는 대체 무엇인지.......5편의 이야기 후 남은 한 편을 읽으며 가슴이 따따해진다. 기발한 작가의 독특한 감동 전달법. 희망을 노래하고 싶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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