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이별 - 김형경 애도 심리 에세이
김형경 지음 / 푸른숲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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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어느덧 김형경이 쓴 책은 거의 다 사본 지경에 이르렀다. 
 전작 "천개의 공감", "꽃피는 고래" 와 같이 좋은 책이다. 자신의 경험과 정신분석학을 함께 
 인용하며 슬픔과 고통에 대해 잔잔히 말하는 톤이 사람은 편하게 안도시켜준다. 
 마치 정신분석의앞 카우치에 앉아 상담을 받고 있는 거처럼

  '부시의 정신분석'에서 인용한 부시의 어린시절은 새로우면서 인간감정에 기제에 대해
고민해 보게 하였다. 어린 동생이 죽자 슬픔을 표현하지 못한 어린 부시는 불안과 초조함에
평생 고통받고, 부인 로라 부시와 하루 이상을 떨어져 지내지 못한다. 슬퍼하는 어머니를
웃기기 위해 우스꽝스러운 짓을 많이 하지만, 적장 자신의 슬픔과 외로움을 어쩌지 못하는
부시..
  법륜스님의 말처럼 누구나 자신이 업(카르마)를 지고 평생을 살아간다. 업의 윤회를
끊는 것을 수행이라 하고, 평생 자신을 분석한 뒤 훈습으로 자신을 교정하는 정신분석학은
불교의 수행론과 겹쳐져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외로워도 내 감정을 표현해도 좋을 만큼 안정하다 느끼지 못했고, 슬퍼할 때 슬퍼하고, 분노
짜쯩나고, 힘들고 하는 온갖 감정을 한켠에 묻얻두고 지내다 사춘기가 되어 터져나오는
감정들 앞에서 당황하고 힘들었던 그 때에, 나를 돌아본다. 충분히 나의 감정을 흐르게 해줄
물고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지금은 내가 모든 것 받아주고 또 받아주리라.

 
 이 책에 수도 없이 나오는 단어는 '애도', 
 술자리에서 남자들이 군대얘기와 집에서 기르던 강아지를 빗대어 지난 날 사랑했던 애인이나
어머니에 대한 애증, 내면의 슬픔들 우스게스레 말하지만 그렇게 밖에 표현할 수 없는
남성의 남자다움에 대해 안타까워한다. 노래방에서 고래고래 노래부르고, 취한 술에 기대
마음에 숨겨둔 말을 꺼내는 상처받기 존재들..

 
 정신분석학의 기준으로 감정의 작용들을 설명한다. 그리고 과정에 맞는 대처방법들을
중간중간 넣어주었다. 그러나 사람이 삶을 살면서 그 세부내용을 전부 기억하고 그래도
상황에 맞게 실천하기는 힘들다. 정말 큰 맘 먹고 한시간에 7만원하는 정신분석을 한다면
모를까?
 
불교적 관점의 수행이 당황하고 어쩔 줄 모르는 감정을 다르는 방법이 아닐까?
수행은 삶 속에서 계속되어야 하고, 일주일에 한 두번씩 모음이 있고, 주말에 그에 따른
법문이 이어진다. 의욕과 무욕 사이에서 어느정도 자발심을 내고 마음에 평안을 찾아
부단히 하는 것..

 천개의 공감을 처음 읽고 반가움과 막막함을 함께 느꼈다. 처음에 나의 상태를 바로
알 수 있으니, 이러이러 해서 내가 그토록 힘들었구나 하고 느꼈지만, 그에 나온 해답대로
순간순간 살아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였다.
 
 우연히 지나던 길에 명상원에 들르고, 그에 따른 몇 권의 책으로 대략을 파악한 뒤의
나의 기쁨은 철철 넘칠 지경이였다. 순간을 자각하고 마음과 몸의 상태를 계속 파악하다
보면 고의 근원에 멀리 달아날 수 있기 때문에 결국은 고에서 멀어지게 된다는 간단한
논리이지만. 이거야말로 가장 확실한 방법이 아닌가 하는 확신때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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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정체성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탁석산 지음 / 책세상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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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얼마 전 100권 독서클럽 주최로 조중걸 교수의 (나스탸샤) 의 독서모임이 있었는데, 나스타샤에서는 지은이 이름이 조지수라고 나와 있었다.  대전역 헌책방에서 골랐던 열정적 고전읽기의 저자가 직접 만나는 기쁨도 컸지만 

그 날 있었던 강연의 주제는 현대철학의 해체와 구조를 재성립한 비트겐슈타인의 철학도입을 위한 공부가 있었다. 근현대까지의 철학전개과정과 비트겐슈타인에 이르는 길을 쉽게 설명해 주셨다.  철학이란 "밥 굶기좋은 학과"라고만 알고 있는, 비록 잡다한 쪼가리 지식을 갖고 있다고 하는 내게도 알아먹음직한 강의였으니 훌륭했다.  

 탁선생의 내용 중에도 비트겐슈타인의 언어철학적 명명개념이 들어있다. 한국인의 보편적 정체성이랑 있지도 않고 개개인의 정체성을 합쳐놓은 것만 있을 뿐이다.  조교수님 말처럼 사과란 개체를 말하면 "사과"는 우리가 관념적으로 파악한 생각일 뿐이지, 사과란 물건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단지 우리가 보고 있는 빨갛고 동그란 그것을 우리가 사과라고 말하는 것이다.  

  정체성이란 말도 우리의 추상적 생각일 뿐이지만, 한국인이 지금까지 만들어 놓은 문화적 유산들이 있기 때문에 그것들의 공통적인 개성을 모아보면 한국적이라고 하는 정체성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인성적인 주체성이란 부문, 우리가 한 번 생각해 볼 주제였다.  주체성의 문제가 처음 어디에서 기원했나 하는 물음보다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서 우리것으로 맞게 고쳐갈 것인지 관한 것이란 결론으로 이른다.   

 사람도 그렇하다. 하늘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하지만, 세상에 나온 온갖 지식을 자신에게 어떻게 적용해서 받아들이냐에 따라 그 사람의 갖는 주체성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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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값비싼 수업료 - 학업을 위한 19세 여대생의 매춘
로라 D. 지음, 박은희 옮김 / 매직하우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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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프랑스의 대학등록금은 그래도 우리보다 낫지 않을까?"   한국이란 나라의 사립대학 등록금은 400만원선에 서울에서 자취를 한다면 최소한의 최소경비만 50만원~60만원선이다. 대학생이 알바를 과외와 같은 풍족한 알바를 한다면 모를까  

  아버지가 택시운전을 하고, 어머니가 일용직으로 일하는 가정에서 다니는 학생이라면, 과외를 두어군데 하고 등록금은 학자금대출을 받는다 해도 참 빠듯한 생활을 이어가야 한다.  

V시의 로라는 학자금은 부모님께 의존하지만, 부모님이 적은 월급의 노동생활을 이어가고 계시기 때문에 로라에게 용돈을 많이 줄 수가 없다. 식당의 서빙이나 텔레마케팅의 보수로는 간신히 생활하기에 급급한데, 물가가 비싼 서유럽을 가정해서 한달에 방새가 우리나라 돈으로 70만원정도라고 생각해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방새와 공공요금이 생활비의 대부분을 차지하겠지만, 로라는 배우는 것 자체를 좋아하기 때문에 어려운 생활을 계속 할 수 있었다.  

  그래도 무서운 사실은 남자들 보다 여자들이 경제적어려움이 닥쳤을 때, 자기의 몸을 팔 수 있는 시장이 늘 가까이 있고 그것을 소비를 대상을 쉽게 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남자들이 회식 뒤 이어지는 2차 3차에서 안마, 마사지 등을 받으며 성욕을 풀면서도 그곳에서 일하는 여성을 경멸하고, 집안 단속을 엄격히 하고자 딸들을, 아내를 늦게 다닐까하여 걱정하는 가부장의 모습이 우리의 아버지들이 아닐까?  

 로라는 직업적인 창녀로 빠지지 않고, 평범한 삶의 끈을 놓지 않기위해 텔레마케팅 알바도 같이 하지만 현실의 경제적인 문제는 삶을 팍팍하게 만들기 때문에, 로라는 돈 문제 앞에서 늘 고민하고 갈등한다.  

그저 공부하고 배우는게 좋아서 대학을 다니는데, 이렇게 어려워해야 하다니, 프랑스나 영국 같은 잘사는 나라들은 그런 아이들 없이 모두가 학교다닐때 공부만 편하게 하는 줄 알았다.   

 궁금해지는 것은 전국에서 여대생 안마라고 적혀있는 있는 윤락업소 들이 한 둘이 아닌데, 우리나라 여대생은 몇 만명이나 안마나 대체성행위를 하는 업소에서 일하며 학교를 다니는 것일까? 프랑스 여성이 대학을 나와야만 사회적 길을 찾을 수 있다는 것 때문에, 더욱 대학에 매달린다면, 우리나라에서는 대학이 하나의 자격과정과 같기 때문에 하기 싫어도 4년의 시간을 버텨야 한다.  시간낭비 돈낭비, 열정의 소진으로 자신의 몸까지 팔아가며 대학을 다니는 한국의 여대생은 얼마나 많을까?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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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9인의 상담사례 공부하기, 그리고
강숙정 외 지음 / 박영사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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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이 어지럽게 날리는 시기다.  혼란하고 불안, 어린시절의 또렷한 기억이 아직도 나를 붙들고 있는 모습이다. 여전히 알 수 없는 외로움과 두려움에 힘들어하고 주저하며 한 발 한 발 내딛고 있다. 

  몇 권을 책을 들어도 머리 속에서 웅웅 울리기만 하고, 몰입하지도 못하고 즐기지도 못하니,  역시 마음에 관한 책을 빼들 수 밖에 없다.  

 문학치료에 뜻을 두고 있어, 관련서를 틈나는대로 사두고 있다. 문학치료라는게 상담과 멀리 떨어질 수 없는 분야이니 읽어서 나쁠 건 없다.  앞 일을 생각해, 읽는다기 보다. 당장 내 맘을 다스시려 읽어본다.  

 티비를 보면 사람들은 큰 갈등없이 또는 자아와 이상을 쫓는 큰 날개짓을 하며 자유로운 날아가는 청춘들이 매번 등장한다.  그렇게 행복하고 자신감있는 청춘들 섶에는 고개 숙이고 위축되어 자신을 탓하며 힘없이 살아가는 자들 또한 많이 있을 텐데 카메라 앵글은 늘 밝은 곳만을 비춘다.  

 이렇게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고, 작고 큰 괴로운 시간을 자신의 영혼을 소진시키며 살아가는 자의 슬픔이 얼마나 큰지 사람들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구성원 모두 한 영혼을 소중하게 바라본다면 그가 앓고 있는 아픔에 공감하고 그의 약함과 부족함을 보듬고 함께 나아가지 않을까?   

이 책에는 우울증, 강박증, 정신분열로 힘들어 했던 많은 사람들과 상담자들이 나눴던 대화와 슈퍼바이저의 조언, 학생의 리뷰, 질문지 등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한 사건을 바라보는 인간의 시선이 위치와 관점에 따라 달라진다. 곧 인생은 마음먹기 마련이란 말이고, 삶의 축척된 경험의 결과물, 또한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의 문제로 결론지어진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상담사례를 보면서 그들이 아픔이 곧 나의 아픔이 된다. 몇 달간 잊을 줄 알고 지나간 줄 알고 살았지만, 아직도 여전하고 내 속에 남은 기억들은 잊혀진 그 때쯤에 다시 고개를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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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몽테뉴의 숲에서 거닐다
박홍규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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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일주일에 한 권씩 리뷰 쓰는 것을 시작했다. 욕심에는 많이 빨리 읽어서 더 박식하고 아는 척 하고 싶었는데, 이권우의 책을 보다 책을 빨리보는 것은 음식을 허겁지겁 먹어 버리는 것 같다고도 하고, 맛을 음미하지도 못하면서 진수찬을 먹어본들 먹었다는 것 말고 음식이 주는 기쁨과 깊은 맛을 느낄 수가 없다고 하였다.

히라노 게이치로 "책 읽는 방법" , 야마무라 오사무 "천천히 읽기를 권함"를 보다보면 평소에 내가 생각이 바뀌는 계기가 되었다.

그 첫째 리뷰이자, 천천히 읽어야만 이해가 되는 다소 어려운 내용을 담고 있다.

몽테뉴는 중세시대에 태어난 그 시대의 논리를 벗어나 자유로웠던 르네상스인의 표본이 되는 사람이다. 자신을 가둔 환경 속에서 남과 다른 가치와 생각을 유지한다것 또 그렇게 산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내 삶을 되돌아봐도 알 수 있다. 한국의 둘러싼 물질주의 정신, 성공과 출세를 향한 추잡한 덩어리들이 엉겨붙어 아웅다웅 하며 살아간다. 

 청념과 청빈, 소박한 삶 따위는 고루하고 추레한 모습이 된 거 같아 안타까워 진다.

시장, 판사, 영주로 살면서도 화려하고 번잡스런 삶을 피해서 성에 밖혀 자신의 내면을 관찰하고 사회를 다른 시각으로 봐라봄은 인간이 정말 자유롭고자 한다면 무엇을 취하고 무엇을 포기해야 하는지 말해준다. 박홍규는 책에서 진실로 자유로운 지식의 모습을 본 것으로 좋아한다. 지식인이란 무릇 고독하고 외로운 진리에 다가서려 노력해야 함이다.

 문화지면에 기사를 쓰는 기자는 쓰기 위해 읽고 읽기 위해 쓴다고 하였다. 쓴 다는 것은 나를 드러냄이고  얉은 이해과 해석으로는  피상적인 말들 밖에 나열할 수 밖에 없다. 쓴 다는 것은 글을 내 것으로 재해석하는 것 뿐만 아니라 곰곰히 글을 되새김질 하게 한다. 쓴다는 것은 읽는 것이다. 열심히 쓰고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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