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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처럼 할래요 ㅣ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03
마르쿠스 피스터 글.그림, 임정은 옮김 / 시공주니어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베스트셀러 그림책 <무지개 물고기>로 유명한 마르쿠스 피스터의 새책이 나왔다. 전작 <더 놀다 잘래요>의 닐스와 아빠가 다시 등장한다. 엄마 아빠를 흉내내는 아이들의 심리를 마르쿠스 피스터 특유의 섬세한 묘사로 표현하고 있다. 아이들의 작은 동작, 표정 하나 하나 세세하게 잡아냈다.
이 책 <아빠처럼 할래요>를 보면서 내 아이와 똑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닐스를 발견했다. 턱을 양 손으로 받치고 신기하다는 듯이 쳐다보는 표정도 요리하는 것이 신기해서 까치발을 한채 싱크대 위를 쳐다보는 모습도 그렇다. 배경을 생략해서 단순한듯 보이지만 아이들의 특징을 놓치지 않는다.
귀엽고 사랑스런 하마 닐스는 아빠의 모든 행동을 따라하고 싶어 한다. 우유 대신 커피를 마시고 싶어하고, 신문을 읽고 싶어하고, 면도를 하고 싶어하고, 요리를 하고 싶어한다. 그러면 아빠는 아직 글자를 모르는 닐스를 위해 신문지를 접어서 멋진 모자를 만들어 주거나, 면도 거품을 조금 발라 주는 등 닐스를 위해 자상하게 다른 대안을 제시해 준다. 닐스의 아빠를 통해 이상적인 부모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내 아이들도 닐스처럼 엄마 흉내를 낼 때가 많았다. 거울 앞에서 화장도 해보고, 높은 구두를 신고 또각또각 걸어보기도 하고, 대걸레로 거실을 휘젓고 다니기도 했는데, 그때마다 나는 주로 '안돼'라고 말했던 것 같다. 닐스의 아빠처럼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고 자상하게 배려했다면 더욱 좋았을텐데,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아이들이 자신과 비슷한 닐스를 보면서 많이 공감하는 것 같다. 항상 엄마 아빠가 시키는 대로 해야 하느냐고 했던 딸아이와 묘하게 오버랩 되어서 엄마인 나역시도 많이 공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아빠처럼 할래요>에는 반전이 있다. 마지막에 닐스만 할 수 있고, 아빠는 못하는 일이 나온다. 마르쿠스 피스터의 그림책은 역시 최고인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