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시리즈를 열심히 읽었던 것은 어디까지나 멋진 왕자님을 떠오르게 하는 뱀파이어 "에드워드 컬렌" 때문이였다. 그런데 내 왕자님은 점점 비중이 줄어들더니 <브레이킹 던>에서는 잘생긴 조연이 되고 말았다. 늑대인간 제이콥보다도 적게 나오면 나는 어쩌란 말인가. 에드워드와 벨라는 4권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그리고 벨라는 임신한다. 그리고 에드워드는 거의 사라져 버렸다. 제이콥의 팬들이라면 4권도 재미있게 읽겠지만, 열렬한 에드워드의 팬이라면 나처럼 너무나 큰 실망을 하게 될 것이다.(괜히 읽었어~ 괜히 읽었어~) <이클립스>에서는 어장관리하는 벨라 때문에 조금 짜증이 났다면 <브레이킹 던>에서는 산으로 간 스토리 때문에 짜증이 났다. 그래서 책에 대한 몰입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트와일라잇>의 경우에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오직 책만 읽었다면, <브레이킹 던>은 할 일 다 하고 남는 시간에 책을 읽었다. <트와일라잇>이 로맨스에 초점을 맞췄다면 <브레이킹 던>은 판타지에 중점을 둔 것 같다. 뱀파이어 이야기에서 나올만한 온갖 것들이 다 등장한다.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4번째 이야기인 <브레이킹 던>이 가장 볼만 할 것 같긴하다. 이 시리즈물의 문제점은 갈등이 너무 쉽게 해결된다는 것이다. 엄청나게 크고 대단한 일인 것처럼 묘사해서 잔뜩 기대하게 만들어 놓구서는 허무하게 결말을 지어버린다. 죽고 싶을때나 맞서라고 했던 불투리가도 실은 허풍쟁이들에 불가해서 무진장 실망했었다. 내가 <브레이킹 던>에 실망한 것은 어쩌면 판타지 소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내 취향 때문일수도 있다. 이 무슨 허무맹랑한 이야기인가 하는 생각에 책에 몰입할 수 없었기 때문에 보다 공정한 평가를 내리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이 시리즈 중 최고는 누가 뭐래도 역시 <트와일라잇>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