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착한 요리 상식 사전
윤혜신 지음 / 동녘라이프(친구미디어)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칠순의 우리 어머니께서 요리책을 쓰신다면 이런 책이 되지 않을까. 착한밥상은 시골집에서 먹듯이 소박하고 제철에 나는 재료들로 차린 밥상이다. 한 남자의 아내가 되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되고 나니 밥 한끼에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다. 우리 가족들이 잘 먹으면서도 건강에 좋은 음식들로 한상 차려주고 싶은데, 솜씨도 없고, 아는 것도 없는 여전히 서툰 초보 주부다 보니 쉬운 일이 아니였다.
처음 시금치나물을 만들었던 때가 생각난다. 아무리 소금을 넣어 봐도 겉만 짜고 씹어보면 싱거운 이상한 시금치 때문에 애를 태웠는데, 그 이야기를 후에 어머니께 했더니 소금물에 데치라고 하셨다. 이렇게 엄마가 딸에게 알려주듯 <착한 요리 상식 사전>은 사소한 것부터 기본부터 하나하나 차례대로 알려준다.
제철 재료들을 다듬고, 썰고, 익히고, 양념을 만들고, 상을 차리는 데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담고 있다. 살림 9단의 노련한 주부들에게는 당연하고, 모두 알고 있는 내용들이겠지만, 나처럼 배운 것 없이 시집 온 초보 주부들에게는 그야말로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내용들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마트에서 장을 보는 것은 당연하고 전혀 어색한 일이 아니였다. 하지만 식품 가공 공장에서 사용하는 화학 약품들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알게 된 후로는 잘 사지 않게 되었다. 마트에서 장보는 것을 포기하고 밥상을 차릴려고 하니 떠오르는 것이 시골의 어머니께서 차려주시던 밥상이였다.
<착한요리 상식사전>에는 어머니께서 차려 주시던 시골 밥상에서 먹던 음식들이 많았다. 거칠고 씹는 질감이 별로여서 꺼려했던 잡곡밥과 제철 나물들, 소박한 찌개와 국 등 텃밭에서 가꾼 재료들로 만들었던 메뉴였다. 그래서였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어머니 생각이 참 많이 났었다.
서점에 가면 화려한 요리책이 참많다. 이름도 생소한 갖가지 음식 조리법이 가득하고, 예쁜 그릇에 화려하게 장식된 음식 사진을 보고 있으면 그런 솜씨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참 부럽기는 했지만, 그 책을 따라하면 나도 똑같이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하지만 <착한 요리 상식 사전>은 보면서 나도 이렇게 밥상을 차려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이 책을 읽은 후 드는 욕심이 <살림 여왕 상식 사전> 이런 책도 나오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