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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떨어진 해와 달 이야기
발리스카 그레고리 지음, 스테파노 비탈레 그림, 김경연 옮김 / 풀빛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책을 보자말자 딸아이는 <잠자는 책>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살펴보니, 같은 사람이 그림이 그렸다. 스테파노 비탈레 이름에서 풍기는 이미지처럼 이탈리아 태생이다. 그는 나무 위에 그림을 그린다고 한다. 그래서였나 그림이 많이 색다르다. 무엇보다도 등장하는 동물들 모두 눈동자가 없는 것은 약간 으시시하기도 하다.
이 이야기는 이름을 바꾸면 여러분 이야기다.(호라티우스)
<하늘에서 떨어진 해와 달 이야기>는 철학적이다. 탐욕과 전쟁을 이야기 하기도 하고, 협력과 평화도 이야기한다. 하늘에서 떨어진 해와 달에 대한 대처 자세로 이렇게 이야기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다니, 이렇게 쉽게 읽어도 되나 싶다.
해 이야기는 욕심에 관해서 이야기 한다. 나뭇가지에 걸린 해를 여우가 재빨리 보자기로 가리고 차지한다. 그리고 다른 동물들에게 해를 빌미로 보물을 요구한다. 그리고 족제비, 까마귀가 가세한다. 그리고 결국 서로 자신의 것이라며 전쟁을 벌인다. 이건 마치 인류의 역사를 보는 것 같다. 끝임 없었던 전쟁의 역사말이다. 해 대신에 황금으로, 땅으로, 노예로 바꾸어도 같은 내용이 된다.
"달은 우리가 돌봐야 할 것이지, 가져야 할 것이 아니야."
달 이야기는 전혀 다르다. 떨어진 달을 동전을 나눠 갖듯이 나눠가져야 한다는 동물도 있었지만, 원래 있던 하늘에 달기로 결정한다. 거미가 은빛 그물을 짜고, 매가 구름 위로 날아올라 달의 집에 닿은 이야기는 무척 감동적이다. 앞으로 인류가 나아가야 하는 방향이 바로 그것이다.
상반된 두이야기 중 참인 것을 선택하라고 책에서는 요구하고 있다. 아무래도 아이들은 이상적인 세계를 꿈꾸기 때문에 <달 이야기>를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그러나 간혹 <해 이야기>를 선택하는 아이도 물론 있을 것이다. 그럴때는 어떻게 설명해 줘야 하는 걸까. <하늘에서 떨어진 해와 달 이야기>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사실 우리딸은 다섯살이라서 이 책을 그냥 읽어주니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 <잠자는 책>은 좋아했지만 보다 철학적인 주제를 담고 있던 이 책은 아이에게 조금 어려웠나 보다. 그래서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이야기처럼 나름 각색을 해서 이야기 해 줬다. 아이가 이해하기 조금 어렵더라도 아이가 꼭 읽을 필요가 있고, 읽어야 할 가치가 책이라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