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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도서관에서 길을 묻다 ㅣ 선생님들의 이유 있는 도서관 여행
전국학교도서관담당교사 서울모임 지음 / 우리교육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새로운 여행기를 읽었다. 도서관을 테마로 한 여행이라니 많이 신선했고, 아이의 독서교육이 고민이었던 나는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사실 우리나라의 도서관은 왠지 형식적이고 딱딱한 이미지인데, 유럽의 도서관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도서관이 나아가야 할 길을 본 것 같다.
미국 전 지역에는 1만 5,000개가 넘는 공공도서관이 있다. 미국을 대표하는 햄버거 체인점인 맥도날드 점포가 1만 2,000여 개라는 사실에 비추어 보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전국을 통틀어 겨우 700여 개뿐이다.(P26)
지방의 소도시에 살고 있는 나는 걸어서 갈만한 거리에는 도서관이 없다. 대부분 공공도서관은 버스를 타고 몇정거장 가야 하는데 땅값이 비싸서 그런지 산밑이라서 버스정류장에서도 언덕배기를 제법 걸어야 한다. 그래서 난 도서관을 잘 이용하지 않게 된다. 최근에 개장한 어린이도서관이 책이라던지 시설을 잘 갖추고 있다고 하지만 그 역시 제법 멀어서 신랑 도움없이 무턱대고 가기에 제법 멀다. 그래서 그냥 책은 사서 보는 편이다. 우리나라 출판사 입장에서 보면 참 고맙겠지만 세금 꼬박꼬박 내는 시민의 입장에서는 많이 아쉬운게 사실이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선진국의 도서관들이 많이 부러웠다.
도서관학을 전공한 사람이 단 한명도 없었던 선생님들이 곗돈을 붓고, 젖먹이 아이를 떼어 놓고 가족들을 설득해서 10여일에 걸친 유럽의 도서관 탐방을 떠난다는 것이 참 대단하다 싶었다. 한가정의 아내이고 엄마일때 집을 비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아직 결혼을 하지 못한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선생님들의 그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도서관이 단순히 책을 대출받고 반납하는 공간이 아닌 생활속에 깊숙히 자리잡고 지식을 탐구하는 장소라는 사실이 생경스러웠다. 그 동안 내가 경험했던 도서관에는 사서선생님이 없었던 경우가 많았고 공공도서관에나 겨우 사서선생님이 계셨지만 과도한 업무에 주제에 맞는 책을 조언해 주기에는 많이 벅차하셨다. 그리고 그런 것들을 물어 오는 경우도 거의 보지 못했던 것 같다. 자신이 원하는 책을 책을 찾지 못할때 찾아달라고 부탁하는 사람쯤으로 생각하고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일 것이다.
일상 속에서 함께하는 영국의 공공도서관, 프랑스의 읽는 아이들의 즐거움이 오래도록 흐르는 즐거운 시간 도서관, 과거로 떠나는 시간 여행 로마도서관과 이탈리아 서점, 밥 먹듯 자연스러운 프랑크푸르트 후겐두벨 서점 등 어느 것 하나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 중 한명으로서 부럽지 않은 것이 없었다.
우리가 가진 것은 도서관을 향한 뜨거운 열정이다.
아직 정부의 정책적 지원은 미진하지만 도서관 담당교사들의 열정이 느껴지고 앞으로 우리 도서관이 얼마나 멋진 곳으로 탈바꿈 할지 지켜보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