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재주 없는 나도 구연동화 할 수 있다

잠들 때 들려주는 5분 구연동화 80가지 이야기 - 전래동화 구연동화 ㅣ 잠들 때 들려주는 5분 구연동화
세상모든책 편집부 엮음, 이시현 그림 / 세상모든책 / 2009년 1월

난 이야기를 참 재미없게 하는 사람이다. 재미있는 이야기도 내귀를 걸쳐서 입으로 나오면 웃음이 싹 제거되는 웃음의 거름종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아이에게 옛날 이야기를 해주고 싶긴하지만 자신이 없었다.
 
나도 어릴때 옛날 이야기를 듣는 걸 좋아했는데, 요즘 큰아이가 제법 커서 "엄마 이야기 해 주세요" 라고 요구한다. 난 그냥 수줍어서 그림책을 읽어주거나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만 주구장창 했었는데, 아주 좋은 책을 만나게 되었다.
 
잠들때 들려주는 5분 구연동화 80가지 이야기
전래동화가 무려 80가지나 실려있다. 아직 전래동화전집을 사주지 않아 집에는 몇권 없어서 우리나라 고유의 동화를 읽을 기회가 적었다. 그런데 이책을 통해서 엄마의 이야기로 전래동화를 접하게 되어 다행이다. 늘 귀로 듣다가 책으로 만나게 되면 더 반갑고 쏙쏙 들어 올것이다.
 
나처럼 말재주 없는 사람을 위해서, 부분 부분 어떻게 읽을지 부가설명을 해준다. 이부분은 자상하게 저부분은 아첨떨듯 아양을 섞어서, 이렇듯 따라 읽다보면 나도 어느새 구연동화를 하고 있다. 처음에는 영 어색하고 이상했지만 읽다보니 점점 수준이 업그레이드 됨을 느낀다.
 
보통 한편당 5분정도라서 아이가 지겨워 하지 않고 집중력을 발휘하며 들을 수 있다. 난 주로 작은 녀석 재울때 자주 읽어주는데, 아직 돌쟁이라서 말귀는 못알아듣지만 젖물려서 이책을 읽어주면 어느새 꿈나라로 향한다. 엄마의 목소리를 들으면 잠든 아이의 얼굴은 무척 행복해 보인다. 우리 고유의 정서가 잘 살아있는 전래동화의 교훈과 재미가 아이의 내면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