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어, ... 널 이별해
김현희 지음 / PageOne(페이지원)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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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의 예전 노래 "헤어진 다음날’이 떠오른다.
"그대 오늘 하루는 어땠나요 아무렇지도 않았나요..." 갑자기 이별 통보를 받게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적잖이 당황하게 된다. 전혀 예상치 못한 생일 파티에서 프로포즈를 기대하던 여자에게 무신경하게 이별통보를 하는 남자라니, 이제라도 잘 헤어졌다고 위로해 주고 싶었다. 대학때부터 만나온 사람에게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스물아홉번째 생일에 헤어지자고 말하다니 난 그 이유를 믿을 수 없다. 난 푼수떼기 아줌마처럼 그만큼 사귀다 헤어지자고 말한다면 다른 여자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단정짓고 있었다.

 이별후에 오는 것들-과음, 두통, 속쓰림, 후회, 오기, 진한 화장, 난 아무렇지도 않아... 
맨 처음 이별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다. 헤어짐을 반복하다 보면 요령이 생겨서 덜 아픈 것처럼 느껴진다. 더 많이 사랑하는 쪽이 더 많이 상처받게 되어있다. 상처받는게 두려워 덜 사랑할려고 한 적도 있고, 마지막 자존심에 먼저 헤어지자고 말한 적도 있다. 하지만 모두 바보 같은 짓, 그게 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어떤 시인이 말했듯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마음껏 사랑하고 이별후의 슬픔을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마치 슬픈 영화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실컷 울고, 비가 오면 하늘도 나와 같이 슬퍼 하는구나 감상에 젖어 들자. 그런 경험들이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어 줄 것이다.

나도 예전에 그랬다. 헤어진 날 친구들과 신나게 웃으면서 진탕 술을 마시고, 다음날 울렁울렁 거리는 속과 마구 구겨진 종잇장 같은 머릿속, 지끈거리는 두통에 유리로 만들어졌다면 망치로 깨부셔버리고 싶었다. 물만 봐도 토하고 싶어지는 그런날-두눈은 퉁퉁 부어 몰골이 정말 말이 아닌 모습을 하고 있었다. 주인공처럼... 이름이 뭐였더라...그녀의 모습에 지난날의 내 모습이 오버랩 된다. 물론 지금도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지금 이별을 경험한다면 다른 모습이 되겠지. 더 쉬울려나 그건 장담할 수 없다.

 아직도 풀리지 않는 의문하나-남자가 이별을 선택한 이유
과연 그녀석도 힘들었을까? 물론 친구는 그녀석도 제법 힘들었다고 하지만, 보통 다 그렇게 말하지 않나. 옛 여친에게 그 외에 또 뭐라고 말하겠는가. 자신의 친구는 늘씬한 미녀들과 매일 데이트 하며 아주 잘지낸다고 말할수는 없잖아. 그자식은 좀 더 솔직했어야 했다. 미련같은 것 없으면서 술먹고 밤에 전화하는 뻘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 그게 의미없는 행동이라는 걸 모르는 순진한 여자는 괜한 미련을 가진다고. 사랑이 변했다고 솔직하게 말해야지.

 슬플 때 악다구니를 쓰며 눈물을 흘리면 신파지만,
가슴을 꾹 누르며 슬픔을 참으면 인디영화라고 누군가 말했다.
눈물은 더 이상 흐르지 않았다.
르지 않을 것 같아도 시간은 흐르고,
변하지 않을 것 같아도 마음은 변한다.(P.157)

어떻게 사랑이 변하냐고 절규하던 그녀가 참 가여웠다. 단 하나의 사랑만을 품고 사는 사람도 있겠지만 여러번 사랑하는 사람도 많지 않나. 가엾다기 보다는 미련스러웠다. 그걸 몰라서 묻는냐고 되묻고 싶었다. 니가 주인공인 영화는 뻔한 결말이 예상되는 신파라고.

새로운 형태의 소설이다. 분위기 있는 사진들과 적절한 인용구들. 그리고 작가가 골라 준 BGM-지금 듣고 있는 성시경의 ’한번 더 이별’, 사실 처음 듣는데 잔잔하고 잘 어울린다. 신선하고, 젊고, 또 뭐라 말할까.. 어떤 말이 어울릴려나... 시각적이고, 청각적인 소설이다. 이별후에 아마 여자들은 대부분 이렇지 않을까.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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