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구리와 늙은 나무
데이비드 맥페일 지음, 전윤경 옮김 / 예림당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그림과 내용 모두 너무 너무 따뜻한... 동화 같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예쁜 그림책이다.

언뜻 흐릿하고 막 그린듯한 삽화가 어설퍼 보이지만, 보고 또 보고 보면 볼수록 정이 가는 그림이다.

자세히 보면 나무 한그루를 그리기 위해 많은 선들을 그은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너구리도 털 하나하나를 자세히 표현해 주었다. 그러한 정성들 때문에 계속 보게 되는 것 같다.

 

포근함과 편안함이 가득 느껴지는 그림과 마음 따뜻해지는 동화, 내가 늘 기다려오던 그런 그림책이다.

 

날카로운 바람과 거센 폭풍우 속에서 뿌리가 뽑힐 듯 힘들었지만, 늙은 나무가 끝까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잠에 빠져 있던 너구리 때문이였다. 너구리를 지켜주고 싶은 늙은 나무의 마음을 나도 이해한다. 내 딸들에게 나도 어떤 비바람이 몰려와도 끄떡없는 든든한 늙은 나무가 되어주고 싶다.

 

무언가 다른 날이랑 달랐거든요.

젖은 풀 위에 나뭇잎이 흩어져 있고,

부러진 나뭇가지가 여기저기에 널려 있었어요.

너구리는 늙은 나무를 올려다보았어요.

나뭇가지가 바람에 살짝 흔들렸어요.

잠시 바라보던 너구리가 조용히 손을 흔들었어요.

 

너구리는 늙은 나무의 마음을 알까?

어제와 다른 주위환경에 나무를 올려다 보며 살짝 손을 흔들었으니깐, 아마 너구리도 어젯밤 일을 눈치 챘을것이다. 알아주지 않아도 늙은 나무는 속상해 하지 않겠지만. 

 

늘 딸을 안아주면서 입버릇 처럼 말하곤 한다.

우리 소은이는 누구딸이야? 엄마딸이야~ 엄마는 우리 소은이 세상에서 제일 사랑해요~

우리딸은 내가 주문처럼 하는 이말들의 뜻을 알고 있을까?

내리사랑이라는 말이 있듯이 딸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항상 사랑하겠지만, 왠지 오늘은 알고 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하루였다. 그런 것들을 알기에는 아직 많이 어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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