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선생님이 좋아요
하이타니 겐지로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양철북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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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선생님이 좋아요' 동화라서 도서관 어린이실에 있다. 하지만 주인공이 선생님이고,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이야기여서, 선생님을 위한 동화라고 생각한다.
어린이실 책이라고 나에게는 안 빌려준단다.

다른 것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지만 파리를 지극정성으로 키우는 아이가 나온다. 위생 때문에 이 아이의 유일한 관심사를 깨뜨려야 겠냐고 묻는다.
주인공인 선생님이 아이들 문제 때문에 집에 와서 우두커니 울고 있는데, 자신의 가정도 제대로 건사하지 못하면서 다른 집 자식을 어떻게 돌보겠냐고 화를 내는 남편이 나온다.
한달동안만 장애 아이와 함께 공부하도록 하는데, 그 아이 때문에 다른 아이들 공부가 방해 된다고 항의하는 학부모들이 나온다.

작가는 하이타니 겐지로. 마음에 들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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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행복하니? - 보통 아이들 24명의 조금 특별한 성장기, 2004년 올해의 청소년 책
김종휘 지음 / 샨티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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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동안 교육에 관련된 책을 많이 못 읽었던 이유는, 어려운 책, 이론적인 책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페다고지, 교사는 지성인이다 이런 것부터 시작하니까 중간에 나가 떨어지지.

그 생각을 접으니 좋은 책이 참 많다.

'너, 행복하니?' 평범하지 않은 24명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얌전히 학교 다니고, 당연히 대학교를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삶을 찾기 위해 과감히 선을 벗어난 아이들이다. 물론 이 아이들은 지금 우리나라 교육 체제에서 매우 특별한 아이들이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여전히 학교 생활에, 입시에 힘들어하지만, 그래도 이런 아이들도 있다고 생각하니 내가 숨이 틔어지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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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서부해안 연대기 3부작 3
어슐러 K. 르귄 지음, 이수현 옮김 / 시공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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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있습니다. 

 

주인공 가비르는 누나인 살로는 아르카 가문의 노예다. 습지 지대 출신이지만 노예상에게 잡혀와 노예로 팔린 것이다. 가비르는 아르카 가문의 교사로 교육 받고 있고, 과거의 일을 거의 정확하게 기억하고, 미래를 기억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살로는 아르카 가문의 장남이자 서로 사랑하는 사이인 야벤에게 선물된다. 잠깐이지만 살로는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카시카르가 침략하고 야벤은 전쟁으로 바쁘다. 그러던 중 토름이 살로를 즐기기 위해 강제로 온천 여행을 데리고 가고, 그곳에서 살로는 죽는다. 살로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가비르는 아르카 가문을 떠나 정처없이 방황하게 된다. 숲에서 광인인 쿠가도 만나고, 숲에서 도적 생활을 하지만 자유로운 삶을 영위하는 바르나 패거리들과 함께 지내기도 한다. 그러나 여자 문제로 도망쳐 나오게 되고, 자신의 고향인 습지 지대를 찾아간다. 미래를 기억하는 능력을 어떻게 조절하는지 배우려 하지만, 가비르의 길잡이가 되려는 이는 가비르에게 독극물을 주면서 가비르를 천리안으로 키우려 한다. 미래를 기억하는 능력을 활용하는 방법을 배우는데 실패하고, 과거를 기억하는 능력은 습지 지대 남자로서 쓸모가 없다-습지 지대 남자들은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생각한 가비르는 습지 지대를 떠나 오렉을 찾아 나선다. 여행 도중 바르나 공동체가 에트라-아르카 가문이 있던 도시 이름이다.-와 카시카르의 합동 공격에 불타 없어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바르나 공동체의 옛 터에서 바르나의 여자인 이라드의 동생 멜을 만나고 멜과 함께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여행 도중 아르카 가문의 노예인 호비가 자신을 쫓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강을 건너다 호비는 물에 휩쓸린다. 그렇게 가비르는 메순에 도착해 오렉을 만난다. 오렉, 그라이, 메메르와 함께 머무르면서 대학을 다니고 공부를 하기로 한다. 

 

이 책은 성장 소설의 느낌이 강하다. 주인공인 가비르는 천진난만하고 행복했던 어린 시절부터 그려지며, 누나를 잃은 후 방황하고, 여러 곳을 여행하면서 자신이 있을 곳을 찾고, 떠나는 과정을 반복하며 성장해 간다. 책 후반부에서는 어린 멜을 지켜주며 함께 떠나는 의젓한 모습으로 자란다. 결국 성장이란 자신이 있을 곳을 찾아,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곳을 찾아, 자신이 의지하고 의지될 수 있는 사람을 찾아 방황하고 정착하고 다시 떠나고 정착하는 과정을 되풀이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 여행의 과정이 바로 성장일 것이다.  

덧붙여 자유란 무엇일까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가비르의 노예로서의 삶은 큰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노예여도 아이들은 많은 일을 하지 않으며, 적절한 교육도 받고 있다. 주인들은 공명 정대하게 노예들을 대하며, 노예들도 사랑받고 있고 존중받고 있다 느끼는 것 같다. 하지만 노예이기에 토름의 폭력으로 어린 미브가 죽었을 때, 토름이 살로를 죽였을 때 토름에게 책임을 묻지 않으며 덮어만 두는 일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 자유의 시작이 생명에 대한 존중, 모든 이의 생명에 같은 값이 매겨지는 것임을 알게 된다. 

덧붙이면 책 표지가 마음에 안든다. 책 표지만 보면 액션, 화려한 마술, 환상적인 모험이 가득해서, 가볍게 휙 읽어버릴 수 있는 환타지 소설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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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 서부해안 연대기 3부작 2
어슐러 K. 르귄 지음, 이수현 옮김 / 시공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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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있습니다. 

 

배경은 안술시다. 자유로운 상업 도시였던 안술은 알드의 통치 아래 있다. 알드는 안술 사람들이 믿는 다양한 신들을 거부하고 자신의 유일신만을 주장하며, 글을 읽고 쓰는 것을 탄압한다. 주인공인 메메르는 안술시의 수장이었던 갈바 가문의 가정부다. 메메르는 알드 병사가 어머니를 강간하여 생긴 아이이며, 알드의 침략시 메메르의 어머니는 갈바만드의 도서관에 숨어서 목숨을 구한다. 이 도서관은 갈바 가문의 선택받은 사람만이 들어올 수 있는 곳이고, 갈바 가문 사람들이 신탁을 받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를 모른채 도서관을 드나들던 메메르는 도서관에서 맞주친 수장 어른에게 글자를 배우고 책을 읽기 시작한다.  

오렉과 그라이가 안술의 도서관을 방문하기 위해 안술시를 찾는다. 오렉은 서부 해안에서 유명한 시인이자 작가로 이름을 떨치고 있으며, 그라이와 함께 서부 해안 곳곳을 여행하고 있다. 오렉과 그라이는 시장에서 메메르를 만나 갈바만드에 머무르게 된다.  

알드에 대항한 안술 시민들의 봉기가 일어난다. 하지만 봉기는 실패로 끝나고, 봉기 때 일어난 불로 안술의 알드 통치자 간드가 화상을 입는다. 간드의 아들이 간드를 지하 감옥에 가두고 간드의 사망설을 유포하고, 시민들이 갈바만드로 모이는 일이 일어난다. 알드의 침략으로 메말랐던 신탁의 분수에서 물이 솟구치고, 수장 어른이 가져온 책에서 신탁이 내려진다. 그리고 사람들은 간드의 궁전으로 가, 지하에 갇혀있던 간드를 구하고, 그 아들을 쫓아낸다. 오렉과 수장 어른의 저지로 더 이상의 폭력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으며, 결국 안술과 알드 사이에 평화 협정이 맺어진다. 메메르는 도서관의 책을 다시 세상 밖으로 꺼내놓자 수장 어른에게 제안하고, 오렉과 그라이를 따라 떠나기로 한다.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자유를 얻기 위해 싸운 안술 시민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걸까? 하지만 뚜렷한 목적 의식을 가지고 있는 이도, 구체적인 계획이나 행동들이 나타나지 않는다. 군중들이 모여 일이 진행되는 과정에 대해 잘 모르는채 그냥 앞에 있는 사람 따라서 오고 가고 하다보니 독립이 된 듯한 느낌이다. 메메르가 신탁을 듣는 이로 나오지만 이것도 뚜렷하지 않다. 신탁의 분수에서 물이 나온 것도 수장 어른이 한 일이고, 수장 어른이 가지고 나온 책은 읽기를 배우기 위한 독본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곳에 있던 사람들은 신탁의 분수에서 물이 나온 것을 보았고, 신탁을 들었다. 그리고 행동했다. 사람들을 움직이게 한 것은 신탁이었을까? 아니면 단순히 속임수에 속은 것일까? 

어스시 시리즈 두번째 책이었던 아투안의 무덤도 비슷한 느낌이다. 미지의 신비로운 힘이 나오고, 그 힘에 영향을 받는 여주인공이 나온다. 다른 이들은 주인공을 신탁을 받는 이, 무녀로 추앙하지만 실제로는 주인공이 힘을 지배하기 보다 지배받는 존재인 것 같다. 그리고 미지의 존재가 선한 의지로 움직이는지, 악한 의지로 움직이는지 그들은 모른다. 그래서 주인공들은 그들이 두렵고, 그들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자신들의 능력이 두렵다.  왜 르귄이 그리는 여자 주인공들은 이런 느낌일까?

오렉과 그라이의 모습은 반가웠다. 이런게 시리즈 물을 읽는 재미같다. 다만 그들의 딸인 멜이 갓난 아기였을 때 죽었고, 이후 그들 사이에 아이가 없는 것이 슬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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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프트 서부해안 연대기 3부작 1
어슐러 K. 르귄 지음, 이수현 옮김 / 시공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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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있습니다. 

  

북쪽 산악지방에서 살고 있는 오렉과 그라이가 주인공이다. 산악지방은 척박하고 가난한 곳이며, 저지대 사람들과의 교류가 거의 없다. 영주와 그가 다스리는 영지를 중심으로 삶이 진행되며, 영주는 가문마다 독특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로드 혈통은 '칼날'의 선물을, 티브로는 '고삐 매기' 즉 상대의 의지를 빼앗고 원하는 대로 조정하는 능력을, 보레는 '쓸어내기' 즉 상대의 마음을 빼앗고 머리도 없고 말도 못하는 바보로 만드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라이의 어머니 가문인 바레는 '부름'을, 오렉의 가문인 카스프로는 '되돌림'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이 능력으로 영지를 다스리고 지킨다.  

오렉은 능력이 나타날 나이가 되어도 능력이 나타나지 않는다. 오렉의 아버지 카녹은 이를 초조히 여긴다. 그러다가 오렉이 갑자기 달려드는 독사를 되돌리고, 앞에 놓인 풀과 나무를 되돌리는 사건이 일어난다. 하지만 오렉은 능력을 쓰려고 마음 먹지도, 능력을 발휘했다는 느낌도 없다. 오렉은 통제되지 않는 강력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하여 눈을 가리고 살게 된다. 그 와중에 경쟁자이자 무례한 오그 드럼의 영지를 방문하고, 이후 어머니가 아프다 돌아가시는 일이 일어난다. 어머니를 잃은 슬픔을, 어머니가 써서 남긴 책을 읽으며 위로하던 오렉은 어느 순간 깨닫는다. 눈 가리개를 풀어도 자신은 누군가를 되돌릴 수 없음을, 처음부터 자신에겐 되돌림의 능력이 없었음을, 있지도 않은 능력 때문에 어머니가 아팠던 내내 어머니를 직접 보지 못했음을. 아버지와 대립한 것도 잠깐, 오그가 침입하고, 오그와 싸우고, 오그와 카녹이 죽는 일이 벌어진다. 오렉은 카스프로 영지를 카녹의 심복이었던 알록에게 맡기고 그라이의 아버지인 로드 밑으로 들어가게 한다. 그리고 그라이와 함께 길을 떠난다.  

 

다른 사람보다 뛰어난 능력을 가지는 것, 그리고 다른 사람과 구분되는 능력이 아무 것도 없는 것. 둘은 서로 반대되는 상황인 것 같지만, 결국 그것에 따르는 짐을 져야 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에서 같은 상황이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상황을 직시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자신의 능력을 인정하지 않고 도망가려 하거나, 능력이 없음에도 능력이 있는 척 허세를 부리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을 속이는 일이다. 자신을 속일 수 있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 뿐일 거다. 새삼 나는 스스로에게 무엇을 속이고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잘 쓰여진 환타지 소설은 하나의 장면에 여러가지 설명을 가능하게 한다. 예를 들면 오렉과 카녹의 갈등은 부모의 기대와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사이에서 갈등하는 청소년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 카녹의 기대에 따르는 오렉이 눈가리개를 하는 설정은 그 설정만으로 얼마나 많은 것을 이야기하는지.    

오랜만에 읽은 좋은 환타지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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