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어찌해도 좋은 거야...그 상황에 충실할 수만 있다면. 괴로움이든 기쁨이든, 밖에서든 안에서든, 높은 곳이든 낮은 곳이든, 뜨거운 곳이든 차가운 곳이든...제대로 산다는 건 지금 자기에게 주어진 상황을 놓치지 않는 거야. 설혹 나쁜 시간이라 해도 그건 좋은 것을 선택한 것 못지 않은 의미가 있어. 삶의 모든 시간은 똑같이 삶의 기회니까.-148쪽
"내가 너희에게 희망하는 것은 최선의 학벌도 아니고 최선의 경제력도 아니며 최선의 성공도 아니다. 최선의 생...그건 스스로 감동할 수 있는 생이다. 사랑하고, 사랑받을 수 있는 깊고 풍요로운 정서의 힘과 강한 생명력과 삶 속에서 여행할 수 있는 자유롭고 발랄한 정신과 삶을 안정시킬 수 있는 윤통성있는 사색의 힘과 자립의 소박한 투지와 태연한 인내 같은 것...그리고 스스로 잘 알고 보살피는 자유롭고 평화로운 사람...말하자면, 나는 너희가 스스로에게 미소지을 수 있는 사람이기를 바란다."-155쪽
개성을 가지고 튀는 사람은 메우 빠르고 손쉽게 유형화되고 첫눈에 전모의 반이상이 노출된다. 그러나 평범함 사람은 좀처럼 규정되지 않는다. 투명인간처럼 평범함 속에 내면을 잠적시키는 좀 음험한 고수들...-200쪽
경허 스님이 술을 좋아해서 즐겨 마셨다고 한다. 어느날 술을 마시며 파전을 맛나게 먹었던 모양이다. 그것을 보던 다른 스님이 은근히 나무라며 자신의 무심함을 자랑삼아 말했다. "여보게 경허, 나는 파전이 있으면 먹고, 없으면 또 그만이라네. 자네는 어떤가?" "나는 파전이 먹고 싶으면, 장에 가서 파씨를 구해다가 땅을 갈아서 씨를 뿌리고 한 철을 키워서 파가 자라면 밀가루와 잘 버무려서 이렇게 맛나게 부쳐 먹는다네." 그러자 스님은 경허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고 한다.-205쪽
|